경기한파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세계 어느 곳에 가도 교회를 가장 먼저 세우는 한국인의 영성은 세계 곳곳에서 ‘선교의 열매’를 맺고 있다. 단기선교 시즌을 맞아, 지역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교를 조명해본다. 가는 선교사만큼 중요한 ‘보내는 선교사’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각 교회의 다양한 선교방법과 선교대상, 그 비전을 각 교회 선교부장을 통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전세계 30여 개국에 걸쳐 70여 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는 애틀랜타제일장로교회(담임 서삼정 목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선교사 350명 후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거대한 비전 때문이다. 선교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서삼정 담임 목사를 따라 선교 비전을 교인들과 공유하는 동시에, 선교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다리 역할까지 맡고 있는 ‘제일세계선교팀’ 천경태 집사(부회장), 이수대 집사(기획), 김진성 집사(총무)를 만났다.

“선교 하면 눈물을 글썽이고 열정적인 선교를 부르짖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선교 하자, 보내는 선교사로 동참하자’ 하고 말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대다수 교인들은 선교 하면 거리감을 느끼거나 재정이 부담스러워 피하는 분들이 많은 게 현실이에요. 먼저는 교회가 가지고 있는 선교 비전을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교인들과 공유하고, 마음으로 선교에 동참하게 하느냐가 저희 선교팀의 고민이죠.”

제일세계선교팀의 팀원은 총 8명. 선교에 관심있는 교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선교팀을 지향하고 있다.

▲애틀랜타제일장로교회 제일세계선교팀 (왼쪽부터)이수대 집사, 천경태 집사, 김진성 집사가 전교인 선교사를 목표로 힘찬 화이팅을 외쳤다.

◈현지 사역자 양성에 가장 큰 비중… 선교센터 건립해 ‘인턴십 제공’도 고려

현재 제일장로교회에서 하는 선교사역은 크게 다섯 영역으로 구분된다. 첫째, 소속교단(PCA)에서 하고 있는 협력선교단체 후원. 둘째, 현지인 양성훈련을 기초로 한 세계선교 지원. 셋째, 본국 장애인선교단체 및 농어촌 개척 사역. 넷째, 스포츠(축구)를 통한 선교. 다섯째 출판물을 통한 선교(8월 초부터 발간된 패밀리 투데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지인 양성 훈련’으로 복음의 불모지인 선교지에 신학공부 및 기초생활 보장을 통해 사역자를 양성하고 있다. 이 사역의 일환으로 담임 서삼정 목사가 97년부터 매년 인도하는 ‘해외선교사 훈련 세미나’는 최근 도미니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전원이 선교사로 결신하는 뿌듯한 열매를 맺기도 했다.

선교팀 이수대 집사는 “앞으로 선교센터를 설립, 현지 사역자들이 사역지의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을 수용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단기선교는 일본, 도미니카, 해외선교사 훈련 세미나로 진행하며, 교회 내 19개 지구별로 선교사를 기도 후원하는 방식을 채택해 교인들의 선교에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눈물 흘리는 선교지 눈물 닦아주는 교회, 가족 같은 관계 지향

▲지난 6월 제일장로교회 청년부 도미니카공화국 선교팀이 떠나기 전 교인 200여명이 기도후원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현지에서는 눈물을 흘리면서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데, 정작 지원해 주는 후방에 교회가 사정을 모르고 기도도 안 하면 물질 지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피보다 진한 그리스도의 혈연관계로 맺어진 교회와 선교가 하나되기 위해서는 물질이 아닌 “마음”이 그 키워드라고 선교팀은 이구동성 말했다. 먼저는 선교지의 사정을 알아야 하고, 그 이후에는 ‘마음을 (선교사와)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교팀 뿐만이 아니라 전 교인이 말이다.

“우리 모두가 보내는 선교사로서 각 자리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라는 자각이 있어야 해요. 기독교인이라면 모두가 보내는 선교사로 소명을 받았는데 단지 그것을 깨닫는 사람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이수대 집사는 ‘전교인이 함께하는 선교’를 강조하면서 “선교사의 마음을 십 분의 일이라도 이해하게 되면 마음의 십일조, 시간의 십일조를 드리자 라는 생각이 솟구칠 것. 교인들 모두가 그런 마음을 품게 되는 날을 소망한다”고 말했다.

선교팀은 선교에 대한 성도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선교에 관련한 서적, 영상물 등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든지 원하는 이들에게 선교에 열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책과 영화를 빌려주고 있다. 매달 둘째 주에 열리는 선교주일에는 19개 지구별로 한 선교지, 선교사를 집중적으로 중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모든 교인에게 열려있는 열린 선교팀을 지향한다는 제일세계선교팀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또 참여하게 될 선교팀을 꿈꾼다”고 말했다.

교회의 ‘보내는 선교’를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말에 천경태 집사는 “선교사와 교회가 가족 같이 안 보면 보고 싶을 정도의 가족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 연합 나아가 ‘선교 연합’ 이뤄져야

“지역교회가 교단 연합에서 나아가 선교 연합이 필요한 때입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마지막으로 선교팀이 제안한 것은 “지역 교회 선교 연합”이었다. 규모가 적은 교회는 선교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고, 큰 교회는 선교를 많이 한다는 교만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 지역교회 연합 선교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교에 대한 공통적 의식을 알아보고, 공동 선교세미나를 통해 선교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천경태 집사는 “예수 믿는 것이 십자가 지는 일이듯 선교도 마찬가지죠. 아픔과 헌신이 따르는 일인데 고난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도바울의 세계를 깨닫기 까지는 금방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투자와 헌신이 필요합니다”라고 선교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불경기라 예전만큼 선교지를 늘리지 못하는 게 실정입니다. 그러나 결국 영혼을 거두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우리가 느끼는 안타까움보다 더 안타까워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니, 길을 여시리라 믿고 기다립니다. 경건치 않은 자를 위해서도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을 알기에 섣불리 (선교지원을 끊는) 속단을 해서도 안되지만 무모하게 지원을 늘리는 것도 당분간 지양하고 있습니다.”

이수대 집사는 “마음대로 예배 드릴 수 있는 100% 자유가 보장된 미국 땅에 살면서 바리새인처럼 ‘하나님, 저는 그런 선교지에 안 태어나게 해 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라고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세리처럼 가슴을 치며 ‘선교지의 영혼을 위해 통곡하는 눈물’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선교에 몸담고 헌신하는 분들을 보면 예수님을 몰라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해 눈물로 부르짖는데 막상 교회에 있는 우리는 모든 책임을 면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사는 모습은 없는 지 돌아봐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