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는 청년 목회에 비전을 품은 교회가 있다. 그것도 공부를 마치면 떠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회에서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는 유학생들을 돌보고자 하는 교회, 바로 시애틀 늘푸른교회(담임 김만식 목사)다.

혹자들은 유학생들에 대해 "그들은 공부를 하러 온 것이 목적이라 신앙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문화적 차이도 있고, 돈 많은 한국의 자녀들이 이민자들의 자녀들과 섞여 교회 물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는 등의 우려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워싱턴 주에만 65개의 대학이 있고, 이곳들의 한인 유학생들이 3천여 명이 넘지만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볼 때,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늘푸른교회의 김만식 목사는 처음부터 포커스를 청년들에게 맞췄다. 교회를 옮겨 다니는 장년 성도나, 교회의 외관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려하는 성도들보다 오히려 마음이 상해 위로가 필요한 청년들이 전도하기 좋다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교회의 외형보다 중요한 것은 본질

김 목사가 말하는 청년목회의 장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그들은 교회의 규모나 경제력, 프로그램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분위기가 어떠한가?, 나와 같이 교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삶의 진지한 목표를 발견할 수 있는가?'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은혜와 사랑이 넘치는 건강한 교회가 된다면 청년들은 모여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김 목사는 청년사역 방향에 대한 질문에 예배와 설교, 세대차를 극복할 것, 멘토로서 고민을 들어주고 하나님 말씀과 신앙을 접목 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속화된 생각과 기독교 신앙이 부정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기에 설교가 삶 속에서 구체화 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신앙은 삶과는 동떨어진 허구가 되어 버립니다. 예배가 살아나 축제가 되야 하고 말씀이 저들의 삶 가운데 들어가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또 "목회자가 아무리 젊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2-3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저들과 같이 호흡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저들보다 몇 년 전에 그 과정을 거쳤던 사람들 가운데 복음이 분명하고 그들의 고민을 경험해 봤던 평신도 리더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 교인의 사역화
신앙은 타협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늘푸른교회는 셀 교회를 통해 부흥을 이루려고 한다. 소규모의 셀이 성장하여 두 개로 분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셀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리더가 될 수 있게 훈련하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무리한 계획을 진행시켜 훈련에 부담을 느끼게 하진 않는다. 그러나 김 목사는 "예수님을 믿는 신앙은 타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세상의 것과 같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예수님을 믿고 온전히 변화 되었다면 어떤 부분에서라도 주의 사역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전 교인을 사역자화 하는 우리교회의 방식은 기존에 둘로 나눠지는 셀 방식보다 청년교회에 적합하다"며 "목회자의 철학과 비전이 분명하다면 리더 그룹을 훈련시켜 교회를 든든히 세우고 전도의 부흥을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온 것이며 건강한 자에게 의원이 쓸 데 없듯이 교회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지만 이들이 회복되는 곳이 바로 교회이며, 이들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주님을 위해 살면서 복음의 전파자로 세우는 곳이 교회”라고 말한다.ⓒ김브라이언 기자

리더 교육을 위해 교회에서는 4가지 코스를 시행한다. 12주의 신앙생활 입문 코스를 시작으로 교회론 훈련과 신앙개발훈련 '예수님짜리'와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리더 교육이 그것이다. 4영리의 기본 신앙와 창조론, 구원론, 그리스도론, 교회론 등을 교육하고 청년들의 삶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예수님의 생명으로 산 우리라는 '예수님짜리'라는 코스를 교육한다. 이어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에서는 내 생각을 하나님의 뜻으로 조정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응답하고 순종하며 우리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한다.

이것은 리더가 될 사람을 선발해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대상으로 훈련하되 그 안에서 헌신하는 사람이 나오면 그가 리더가 되는 것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가 바로 리더의 삶을 살지 않더라도 교회의 힘이 되며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게 되지 않겠냐는 것이 김목사의 설명이다.

앞으로 교회는 전도만을 목적으로 하는 전도 소그룹을 대학 캠퍼스에 만들 계획이다. 전도소그룹은 일 주일에 한번 전도를 위해 관심을 가진 이들이 문화나, 체육, 기타 주제를 가지고 캠퍼스 안에서 만남을 갖게 된다. 불신자들을 무조건 교회로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관계를 맺다보면 언젠가 교회에 오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에서는 전도에 열정을 가진 리더를 양육해 교회 밖 캠퍼스나 동호회 모임을 확장시키려고 한다.

김 목사는 청년들에게 "은혜를 깨닫고 사랑을 받았다면 교회 중심의 삶에서 전도 중심의 삶을 살라"고 당부한다. 모양만 경건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불신자들에게 들어가라는 것이다. 평신도를 세상에 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회는 하나님 안에서 서로 나누는 가족
온전하지 못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곳


김 목사의 목회철학은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것과 교회는 하나님의 병원이 되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족은 이해타산 없이 사랑하는 그런 관계인데 오늘날의 교회는 그러한 구호만 있고 삶이 뒷받침 되지 않습니다. 청년시절 믿음의 가족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서로 사랑하는 경험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온 것이며 건강한 자에게 의원이 쓸 데 없다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병든 자들, 죄 많은 자들이 있는 곳입니다. 교회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회복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이들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주님을 위해 살면서 복음의 전파자로 세우는 곳이 교회입니다."

김 만식 목사는 7년 동안 대전 침례신학대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강의를 했고 본국 진해 침례교회, 월령침례교회, 당산 침례 등지에서 목회 하다 2006년부터 늘푸른교회를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