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름, 처음으로 집시 지도자 가족 여름 캠프를 갖게 되었는데 모두가 너무들 좋았다고 하기에 금년에도 여름 캠프를 갖기로 약속을 하고 기다리던 중에 두 번째 가족 여름 캠프를 헝가리 개혁교회 수련원이 있는 요시봐푀(Josvafo)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갖게 되었다.

▲집시 지도자 가족들과 함께
여름 캠프가 있었던 요시봐푀(Josvafo)는 슬로바키아 국경에 접한 지역으로 헝가리 국립공원 안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는 천연동굴이 발달해 있어 아주 아름답고 유명한 지역이다. 그곳에 헝가리 개혁교회가 있는데 목회자인 메죠 아놀드(Mezo Arnold) 목사는 인근 두 군데 마을의 교회까지 합해 세 군데에서 목회를 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목회자 사택이 있기에 요시봐푀 개혁교회의 사택을 개조해서 청소년 등을 위한 수련원으로 쓰고 있던 터에 늘 집시선교 사역에 관심이 많던 아놀드 목사님의 도움으로 지난해 이어 금년에도 요시봐푀에서 여름 캠프를 가질 수 있었다.

수련회를 며칠 앞두고서 집시 지도자로 수고하는 라슬로 전도사, 졸트 형제, 티보르 형제들에게 여름 가족 캠프에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독려를 하곤 했는데 모두가 여름 캠프에 가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지난해에는 모두가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정작 캠프를 떠나기 전날에 졸트 형제와 티보르 형제의 일터인 농장에서 둘 중에 하나만 허락해 부득이 졸트 형제는 남게 되었고 티보르 형제만 갈 수 있었다. 또한 라슬로 전도사는 캠프 당일 장모님의 이사로 인해서 캠프를 갈 수 없다고 출발 전날에 이야기를 해서 함께 가지를 못했다.

수련회를 가기까지의 어려움
금년에는 모두가 함께 갈 수 있으려니 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이번에는 졸트 형제를 보내는 대신 티보르 형제는 남고 졸트 형제만 가라고 했던 것이다. 정말 아쉬운 마음이었다. 모든 가족들과 함께 캠프에 참가해서 함께 예배하고 며칠을 함께 더불어 지내면서 집시선교 사역에 대한 비전을 함께 나누려는 자리인데 함께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또 다른 어려움은 라슬로 전도사가 한 번도 캠프 같은 곳에 다녀온 적도 없고 지난해에도 참여를 하지 않아서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면서 여러 이유를 대면서 올해에도 그리 참석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지난해에 캠프에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가보지 않았던 곳에 대한 두려움들이 있음을 보면서 집시 형제들의 사회성 등이 고립되어져 감을 느낄 수 있었다.

캠프 출발 전날, 다시금 라슬로 형제의 자동차가 문제가 있어 아무래도 캠프를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하였다. 참으로 답답하기가 그지없었다.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던 차량에 문제가 있어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에 화가 났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라슬로 형제에게 “우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면서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안 된다”는 이야기 좀 하지 말라고 하였다. 사실 집시 선교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슨 일을 하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를 해 주어야 하고 또한 무슨 일을 하든지 쉽게 결정하고 쉽게 포기한다는 점이다.

사실 라슬로 전도사 차량의 문제로 갈 수 없다손 치더라도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기차로라도 이동을 해서 금년에는 꼭 같이 가려고 했었다. 그리고는 다니엘 목사님께 라슬로 전도사의 차량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더니 마침 바쁜 일정이 있으시지만 목사님께서 당신의 차량을 이용하라고 허락을 해 주셔서 라슬로 전도사의 차량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음 문제는 티보르 형제의 직장 때문에 갈 수 없다고 해서 모든 가족들의 코가 석자나 빠져있었다. 티보르 형제의 가족은 지난해에 캠프에 다녀온 적이 있어 무척이나 기다렸는데 갈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다고 하면서 어떨 수 없지 않느냐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출발 전날 농장 주인을 티보르 형제의 아내인 이바 자매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농장 주인에게 간곡하게 요청을 했던 모양이었다. 농장 주인은 티보르 형제의 말에 씨가 먹힐 것 같지 않았는데 이바 자매가 간곡히 부탁을 하니까 잠시 생각을 하더니만 “그렇게 가족과 함께 꼭 가야 되겠느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내달라고 재차 요청을 하니까 그럼 잘 다녀오라고 해서 갈 수 있게 되었다고 전화로 연락을 해 왔다. 이런 여러 일들이 캠프를 앞두고 있었지만 캠프 전날 정말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필요를 따라 채우시는 그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었으니 정말 감사할 뿐이었다.

드디어 캠프를 위해서 출발!!!
▲특강을 하고 있는 다니엘 목사와 집시 지도자들의 모습
캠프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새벽기도회 시간엔 우리 형제들이 준비한 말씀을 나누고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에게 그분의 사랑이 임하기를, 그분을 마음껏 경험하는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낮에는 집시 지도자들을 위한 특강으로 다니엘 목사님의 특강과 장소를 제공해 주었던 아놀드 목사님의 리더십에 관한 특강이 있었는데 너무들 좋아했다. 아이들은 사보 마띠 자매가 여러 자로들을 준비해 와 아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동굴을 탐방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동굴에 들어가는 입장료 역시 만만치 않게 비쌌는데 아놀드 목사님이 관리사무소에 부탁을 해서 무료로 입장을 하였다.

주방에서는 자매들이 더운 날씨 속에서도 야채를 다듬으며 음식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들을 쉴 새 없이 이야기로 대신하였다. 때론 배꼽 잡는 이야기로부터 놀랍고, 안타까운 일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방 책임자인 피로스 아주머니는 혹시 이러다가 식사라도 늦어질까 틈틈이 시계를 쳐다보며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귀는 자매들을 향해 열어 놓고서 한 수 거두시기도 했다. 그 시간 밖에서는 형제들과 아이들이 한조씩 편을 나눠 그동안 갈고 닦은 족구 시합을 하였다. 더위 때문에 웃옷을 벗고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신나게 놀이를 하는 모습에 보는 이가 더 재미있으니 아~ 모두들 웃어 넘어질 뻔 하기도 했다.

캠프장 담장 옆에는 작은 개천이 흐르고 있는데 물속에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고 다니는 물고기를 잡느라 신난 꼬마들,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하는 말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가느냐고 하면서 시간이 지남을 아쉬워했다. 그리고는 내년에도 캠프를 꼭 열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늦게까지 따끈한 커피와 차를 마시며 서로 격려하며 교제를 나눴다.

캠프장이 있는 요시봐푀는 시골 한적한 마을로 번듯한 가게 하나 없는 시설들이 낙후한 곳이지만 우리 모두는 금년 여름 캠프를 너무 즐겁게 보냈다. 특히 라슬로 전도사는 지금까지 이런 시간들을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워 하는듯했다. 캠프 전에 준비물을 설명해 주었지만 아이들도 경험이 없었기에 제대로 챙겨 오지 못한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정말 너무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우리 자신이 더 기쁘고 한편으론 앞으로 이런 시간들을 자주 만들어야 하겠다는 책임감이 앞선다.

해마다 봄철이면 각 학교 마다 소풍을 가지만 대부분의 집시아이들은 가질 못하고 집에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보았기에 집시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캠프는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집시 지도자들이 한 마을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왔기에 환경이 달라 함께 온 아이들의 융화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괜한 걱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에 한 번도 만남이 없었던 아이들이 서로 돕고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철저하게 간섭하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교제가 더욱 두터워져 캠프가 끝난 후에도 서로를 기다리며 만나기를 원하게 되었다.

금년 여름 캠프, 출발 전에 어려움들이 없잖아 있기도 했지만 정작 출발 당일에는 그러한 어려움들이 다 극복되어지고 3박 4일이라는 캠프 기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캠프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너무 즐거웠고 귀한 시간이었다고 이야기들을 하였다. 그리고 내년에도 꼭!! 다시금 캠프를 열어달라고 하였다.

선교라는 것도 결국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함께 더불어 먹고, 함께 기뻐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삶(행 2: 42)이라고 생각한다.

Rev. Choi, Young & Anna (최 영 & 양 안나)
주소: 3950, Sarospatak, Cominius Ut 24, Hungary
전화: 36-47-311-193, 36-70-544-7141(핸드폰)
이메일: usmcy@hanmail.net/ usmcy@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