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국교회 재활성화의 필요성 (Necessity of Korean Church Revitalization)
한국교회의 재활성화의 필요성은 바른 교회, 바른 신앙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두 말 할 것도 없는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한국 교회는 지난 1990년대 이후 끊임없이 침체 내지는 정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 통계청이 분석한 한국 종교 현황을 보더라도 한국 개신교 인구의 수적 감소(이미 한국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에 못 미친다)가 확연이 드러나고 있고, 또한 최근 몇 해 동안 한국에서 타종교로의 종교 전향을 한 인구를 분석해 본 한국 갤럽의 조사 보고에 의하면 기독교에서 타종교로의 개종이 가장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기독교인 전체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6. 한국 교회 침체의 이유 (Causes of the Stagnation in the Korean Church)
그렇다면 급성장을 하던 한국교회가 왜 1990년대 이후 심한 침체 내지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지면 관계 상 필자는 여러 다른 학자들의 견해를 열거할 수 없어서 필자가 종합 분석한 한국교회 침체 내지는 정체 현상의 몇 가지 원인들을 제시해 보려 한다.

1) 바른 성경적 교리 교육 부족 (Lack of Education on Biblical Doctrines)
언제부터인가 대다수의 한국교회에서 바른 성경적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소홀히 여겨져 왔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찬양이라는 이름 하에 성도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순서들과 친교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대신하게 되었다(물론 성경적이고 바른 찬양은 바른 예배에 있어 필수적이다). 나아가서는 바른 성경적 교리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적용위주의 소그룹 운동들이 많은 교회들의 우선순위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향은 무엇을, 왜,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에 관한 객관적이며 바른 성경교리가 신앙의 기초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나의 주관에 근거하여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종교로서의 기독교로 전락하게 만든다. 필자가 오래 전에 어느 목사님에게 “왜 교회에서 교리를 가르치지 않습니까”라고 질문을 드렸더니 그 목사님께서 “그런 것은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셨다. 이 대답은 필자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고 지금까지도 필자의 뇌리에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2) 바른 교회관 확립의 결여
Lack of right (biblical, theological, missiological) perspective on the Church
성경적으로 바르지 못한 교회 성장 운동이나 잘못된 목회관의 배후에는 바른 성경적 교회관의 부족이 있다. 분명 교회는 단순히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요, 또한 그것은 세상적인 하나의 조직체가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실제적으로는 교회를 세성의 한 단체처럼 생각하거나 세상적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하려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한국교회는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성삼위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세우시고, 이루어가시고, 완성해 가시는 하나님의 교회, 그리스도의 생명을 소유한 유기체로서의 교회,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의 선교주도적 예배 공동체로서의 바른 교회관의 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3) 바른 선교관 확립의 결여 Lack of right perspective on Mission and Missions
바른 교회관의 부족은 바른 선교관의 부족으로 연결되어진다. 선교는 교회 성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가 아니다. 또한 필요하면 하거나 여건이 허락되면 하는 그런 선택적인 것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들,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의 공동체로서의 그리스도의 교회는, 본질적으로,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부름받은 선교적 존재들이다. 하나님은 세상에서 그분의 백성을 찾아 구원하시는 그분의 선교(Mission)를, 그분의 언약의 백성들 혹은 그분의 교회를 통해 이루어 가신다(Missions). 마 28:18-20을 보라.

4) 바른 경건성(영성)의 침체 및 약화 Stagnation or declining of right spirituality
교회 성장의 침체 내지는 정체 현상의 이면에는 성경적 경건성 혹은 영성의 침체가 깊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교회 성장을 위한 많은 방법론들이 제시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경적 경건성 회복 혹은 교회의 바른 영성 회복을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자꾸만 약화되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교회에서 영성을 강조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이 정말 성경에서 가르치는 경건성인지 아니면 불교적, 샤마니즘적, 이교적 영성인지를 분간하기가 어렵다. 바른 기독교적 영성은 성경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바른 믿음 생활을 기초로 하는 경건성을 말한다. 그것은 단지 며칠 간 금식을 했다거나 어떠한 금욕주의적 생활을 했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5) 교회 수적 성장 중심의 잘못된 성공 개념 (수적 성장 위주--Business적) Unbiblical concept of church growth (quantity-focused, business mind)
이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하였으므로 설명을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세상적 기준의 수적 성장에 목회 성공의 기준을 두고 이로 인하여 괴로워하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혼동하지 말자. 목회자는 목회 사역(Pastoral ministry)을 위하여 부름 받은 자들이지 결코 목회 사업(Pastoral Business)을 위해서 부름 받은 자들이 아니다.

6) 바른 비전의 부족 Lack of right vision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하여는 사역 현장에서의 목회자의 바른 성경적 비전 제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사역 현장을 위하여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성경적 비전이어야지 결코 목회자의 꿈을 이루려는 야심이어서는 안 된다. 바른 비전 확립을 위하여는 말씀과 기도에 입각한 성경적 바른 신앙과 함께 그 사역 현장(context)을 바로 파악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는 목회자들의 독서생활도 참으로 중요하다. 설교 준비를 위한 성경 읽기 및 설교 준비에 관련된 책을 제외하고 목회자로서 나는 얼마나 독서에 충실한가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7) 바른 사역 철학과 전략의 부족 Lack of philosophy of ministry and strategy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목회 사역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뛰어나다. 이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그 사역을 뒷받침해주는 사역 철학 정립과 그 사역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한 구체적 전략 개발에는 참으로 약한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모든 것을 기도로만 해결하려고 하고 청지기로서 내가 부름 받은 이 상황에서 주인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이점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부분이다.

8) 사회의 변화에 비해 교회의 정체성(성경적 Contextualization의 결핍) Rapid social changes but stagnation of church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진정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교회는 아무리 시대가 변하여도 변해서는 안 될 원리가 있고, 변하는 시대에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변해야 할 원리들이 있다. 우리는 불변의 성경적 진리들을 변하는 세계에 전하고 접목하는 자들이다. 문제는 교회에서 변해야 할 원리들은 변하지 않고, 변하지 말아야 할 원리들은 바뀌거나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의 사역지에 있어서 무엇이 변해야 할 원리이고 무엇이 변해서는 안 될 원리인지 성경에 비추어 조심스럽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9) 비성경적 세계관 및 가치관의 도전에 대한 교회의 바른 대응 부족 Challenge of unbiblical faith and values
오늘날 교회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 오는 세속적 가치관과 세계관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가? 아니면 오히려 그 세상적 가치관이나 세계관에 편승하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그런 시대적 흐름에 대항할 만한 힘조차 상실해 버렸는가? 지상의 교회는 일찍부터 전투하는 교회라고 하였다. 죄와 대항하여, 잘못된 세상적 가치관과 세계관에 대항하여 성경적 가치관과 세계관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싸워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교회의 성장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교회의 진정한 성장을 가늠해 보아야 할 것이다.

10) 교회의 통일성과 순결성 유지의 문제 Problems on keeping the balance between Unity and Purity of the church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그 다양성이 하나로 뭉쳐 하나의 몸을 이룬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나라와 교회를 위하여 교회는 연합하고 하나의 선교적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기초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바른 성경적 신앙을 기초로 하는 신앙의 순결성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 교회 연합은 단순한 세상적인 의미에서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야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는 진정한 바른 성장을 위하여 교회의 통일성과 순결성의 조화에 주의하여야 한다.

11) 조직체로서의 교회와 유기체로서의 교회의 균형 문제 Balance between the church as the organization and church as the organism.
교회는 조직체를 가진 생명체(유기체)이다. 많은 경우, 교회하면 먼저 조직체로서의 교회를 생각한다. 그러기에 그 조직체의 장(長)이 되는 것에 대단히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그 조직체로서의 교회는 그 안에 그리스도 안에서의 생명체(유기체)를 가질 때 비로소 교회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 점과 관련하여 두 극단을 볼 수 있다. 조직체로서의 교회만을 강조하는 극단과 조직체는 무시하고 생명체로서의 교회만을 강조하는 극단이다. 조직체는 생명체를 잘 보관할 수 있어야 함에 있어서 중요하고, 생명체는 조직체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12) Model과 Mentor의 부재
한국교회의 침체 내지 정체의 배후에는 신앙인으로서의 좋은 모델의 부족과 좋은 멘토링의 결여가 그 한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교회에서 성도들이 자신의 목회자들이(혹은 교회지도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었으나 정작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은 별로 보지 못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신행일치(信行一致)의 모델을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모델이 없으니 그 삶을 나누며 멘토가 되어주는 좋은 멘토링이 결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교회의 진정한 성장을 위해 꼭 극복되어져야 할 부분이다.
이상으로 한국교회 성장 침체 내지는 정체 원인에 대하여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한국교회의 침체 현상은 이미 한국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교회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 한국 교회는 21세기에 들어서 진정한 성경적 성장, 건강한 교회의 재활성화를 위하여 성경으로, 본질로 돌아가는, 진정한 생명력 회복운동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