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장의사 주최. 뉴욕목사회 후원으로 '자살 예방 세미나'가 17일 오전 11시 대동연회장에서 개최됐다.

이 날은 송병기 목사(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 회장)가 '자살의 신학적 견해', 황미광 박사(중앙장의사)가 '통계를 통해 본 교포사회의 삶과 죽음', 원혜연 카운슬러(뉴욕가정상담소)가 '가정의 중요성과 상담의 필요성',장미나 소장(아시아 정신건강센터)이 '우울증 및 알코올 중독과 자살의 상관관계', 곽승용 박사(정신과 전문의)가 '자살 전에 나타나는 행동 유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 고난과 역경에 하나님 다른 문 여셔 '

첫 번째 주제 강연자로 나선 송병기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당신과 동행하며 기쁨을 나누며 살아가기 원하는 특별한 존재로 지으셨다."며 "모든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생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니 이 생명을 인간이 마음대로 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송 목사는 "성경에도 아비멜렉, 아히도벨, 사울, 가롯유다 등 많은 사람이 자살했다. 그들은 문제 해결의 출구가 없고 스스로가 죽는 것이 해결이라고 생각해서 생명을 끊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역경과 고난이 있어도 다른 문을 준비해주신다."며 "엘리야라는 사람은 아합의 부인 이세벨이 자신을 죽이고자 할 때 하나님께 자신의 생명을 거두어 달라고 얘기했지만 그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휴식을 주시고 새로운 사명을 주셨다."고 말했다.

송병기 목사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고난과 역경을 잘 이겨낸 인물 중 베드로를 꼽았다. 베드로는 모두가 주를 버려도 자신만큼은 주를 버리지 않겠다 장담했지만 예수님이 예언하신 말씀처럼 닭 울기 전 세 번 예수님을 부인했다. 송병기 목사는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는 괴로웠지만 슬피 울며 회개했다."며 "회개하고 나서 주님께서는 그의 인생을 바꿔주시고 놀라운 복으로 채워주셔서 순교하기까지 사명을 감당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 목사는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으니 제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간에게 부여된 자유의지라는 특권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다."고 말했다.

'베르테르 효과 경계해야'

이어 황미광 박사(중앙장의사)는 '통계를 통해 본 교포 사회의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자살'과 관련한 한국의 시대별.성별.연령병.계층별 .계절별 자살률과 미주 교포 사회의 자살 관련 통계를 소개했다.

먼저 황 박사는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은 것은 300년 전,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읽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주인공을 따라 자살자들이 생긴 때부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황미광 박사는 한 사람의 자살이 최소 6명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통계 자료를 소개했다.

황미광 박사는 한국은 1992년 자살률 10위, 1997년에 7위, 2005년 4위, 2007년 2위, 2009년 잠정적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한 남성의 자살이 여성보다 2배가 높으며, 그 원인으로는 남성의 자살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이며 30대는 1위가 암, 2위가 자살이다. 또한 10대의 사망원인 중 1위는 교통사고 2위는 자살이며 50-60대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은 4위다.

자살의 주원인으로는 청소년은 교우 관계, 청년의 경우 불황이나 장기 실업, 40-50대는 비지니스 실패, 60대의 경우 사회적 소외감이다.

계층별로는 사회적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며 계절적으로는 봄, 가을에 자살률이 높다고 전했다. 날씨도 자살률에 영향을 미쳐 더운 지방보다 추운 지방의 자살률이 높으며 어두컴컴하고 찬바람 부는 날 자살률이 높다고 전했다.

황미광 박사는 뉴욕. 뉴저지의 중앙장의사 4군데 올 6월 한인 사망 원인 중 자살의 비율이 30%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금요일 저녁 자살률이 높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 1위를 기록하는 이 때 한국에서는 2013년까지 자살률을 20% 목표로 줄일 계획으로 148개의 지하철역에 스크린 도어 공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며 자살 방지를 위한 감시 카메라를 달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자살예방협회 네트웍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생명사랑 10대 선언문을 발표해 자살 예방을 위한 공연.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장의사 하봉호 사장은 "작년 뉴욕의 한인(국적 상관없이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 2세 제외) 자살률은 7%"라고 전하며 "유명 연예인 최진실 씨나 전직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등 자신이 존경하거나 동경하던 유명인들의 자살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데 충동을 주거나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더더욱 언론에서 자살을 미화하는 모습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 날 발제자로 나선 곽승용 박사(정신과 전문의)는 '자살 전에 나타나는 행동 유형'이라는 발표에서 "신문이나 TV에 유명인의 자살이 보도된 지 7-10일이 지나면 자살률이 높아진다. 비엔나의 경우 유명인의 자살이 지하철에 광고가 난 후 TV방송에 나갔을 때보다 훨씬 자살자들이 많아졌다."며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민 사회, 소통할 상담자 필요'

세 번째로 주제 강연한 뉴욕가정상담소 원혜연 카운슬러는 '가정의 중요성과 상담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원혜연 카운슬러는 이민 사회 가정 갈등과 자녀 문제 등 관련한 실례를 들며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 카운슬러는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상담해오지만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 진심으로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힘들 때 판단하지 않고 마음으로만 들어주어도 자살이 줄어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하며 '상담'을 적극 권장했다. (문의: 718-460-3804)

'조직 내에서 신뢰 회복 도와야'

이어 '우울증 및 알코올 중독과 자살의 상관관계'라는 제목으로 주제 강연한 장미나 소장(아시아 정신건강센터)은 "자살하는 사람의 세 박자로 ▲몸담고 있는 조직이 문제 부정▲자기 파괴 ▲관계성의 부재. 상실"을 꼽았다.

그 사람이 속한 조직이나 집단에서 문제를 회피하고 싶은 심리에서 그 사람의 문제를 부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문제를 더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속한 조직이나 집단에서 분명히 한 사람이 자꾸 소외되고 괴로워했을 텐데 그것이 자살로 이어졌다는 것은 '문제 부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장 소장은 "자살하는 사람은 보통 신뢰가 없기 때문에 표현을 안한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할 말이 너무 많아 뭘 어떻게 말할지 모르는 사람이다."며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마지막에는 자살이라는 가장 파워풀한 스피치의 방법을 선택한다."며 "신뢰와 따뜻한 관계성을 갖고 끊임없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외된 자 돌보는 한인 커뮤니티 됐으면'

마지막 발제자 곽승용 박사(정신과 전문의)는 '자살 전에 나타나는 행동 유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곽승용 박사는 '자살 전 행동 유형'으로 'Hopeless. Helpless의 감정을 말로 표현', '불안. 초조. 두려움 등의 불안정한 정신상태', '이명, 체중 감소, 소화불량 등 육체적 증상 호소', '매사에 무관심' 등을 들었다.

또한 장미나 소장과 마찬가지로 곽 박사 또한 자살하는 사람의 특징으로 '관계성'을 들었다. 곽승용 박사는 "시카고에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자살한 사람의 50%는 주위에 친구가 없다. 65세 넘어 은퇴하며 사회적 네트웍이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우울증이 있는 경우 배우자부터 시작해서 친구가 떠나고 결국 혼자 남는다."며 "한인들이 더욱 많은 사회적인 네트워킹을 형성해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커뮤니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곽승용 박사는 "죽고 싶다는 당사자의 말보다 자살을 선택할만한 주위 정황 가운데 더욱 자살의 가능성이 높으니 예방해야 할 것이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