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스파탁 시 인근 한 5Km 떨어진 홀라스호목 마을은 주민이라야 고작 300여 명, 그중에 헝가리 인과 집시들 반반씩 살아가고 있는데 참으로 조용하기가 이를 데 없는 그러한 마을이다. 주민들은 대개 농사일에 종사하고 있는데 반하여 대다수의 집시들은 샤로스파탁 시에서 공공 근로나 청소부로 일을 하는 일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집시들의 삶은 구차하지만 다른 마을과 달리 술을 마셔도 싸움을 하거나 소란을 일으키는 일은 거의 보지를 못했다.

이곳에 있는 집시아이들과 선교사역을 위해 늘 교제를 해오던 터라 다른 어느 마을보다 더욱 친근함이 가는데 이 마을은 샤로스파탁 시 인근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집시 아이들이 학교에는 열심히 등교를 하고 있다. 그들의 학업은 별로인 것처럼 보이나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아침 새벽에 학교에까지 등교하는 일을 돕는 모습을 쉽게 본다. 겨울 이른 새벽에 채 해가 뜨기도 전인데 등교하는 아이들의 손에 빵을 들려져 있고 그 빵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면서 등교하는 일은 귀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 홀라스호목 마을에서 2008년 1월 첫 주부터 집시선교 사역자로 동역을 하고 있는 라슬로 형제의 누나인 에리카 자매의 가정에서 첫 예배를 드린 이후로 지금까지 매 주일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에리카 자매의 집 역시 그리 크지가 않아 침대, 의자 그리고 작은 아이들은 방바닥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데 30-40여 명씩 예배에 동참하고 있다. 겨울에는 메케한 난로 연기 속에서 예배를 드리고 날씨가 무더울 때에는 사방 문을 열어 놓아도 집시 아이들에게서 나는 참기 힘든 냄새를 이겨가면서 예배를 드려오고 있었다.

제안 받은 빈 건물, 선교센터가 아닌 예배당으로
2009년 3월 초, 샤로스파탁 시청에서 도시개발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마할렉 이스트반(Mallalek Istvan)씨에게서 한 번 만났으면 한다고 전화가 왔다. 마할렉 씨와는 2-3년 전부터 샤토러야우이헤이에 종합병원 외과 의사로 있는 알리(언젠가 선교현장에서 소개한 바 있음)로부터 소개를 받아 근래에는 친구처럼, 그의 가족들과는 가족처럼 지내오고 있었는데 그를 만날 때부터 선교회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힘껏 돕겠다는 이야기를 해오던 차였다. 지난해에도 집시선교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다.

마할렉의 전화를 받고 난 후에 약속 시간을 정해서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가 이야기하기를 “지금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홀라스호목 마을에 그리 크지 않는 시청 소유의 건물이 있는데 사용할 용의가 있느냐”하고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는 우선 건물을 한 번 보자고 하면서 그의 안내로 홀라스호목 마을로 가서 시청 소유의 건물을 보게 되었다. 오래되어 보이고 오랫동안 비어 있어서인지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또한 생각한 것 보다 그리 커 보이지도 않았지만 당장 홀라스호목 마을에 예배당을 위한 특별한 대안이 없기에 좀 생각을 해 보자고 하고서는 헤어지게 되었다.

그 뒤에 많은 생각들을 해 보았지만 예배당이 되든지 선교센타가 되든지 선교사의 예배당이나 선교센타가 아닌 집시선교 현장에서 집시교인들을 위한 예배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사실 선교사가 후원교회에서 선교비를 가져다가 건물을 짓고 선교사가 주인이 된 선교사 중심의 선교사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멋진 건물을 짓고 싶은 욕심도 내심 없잖아 있기도 한 것 같았다.

마할렉 씨가 제안한 홀라스호목의 비어 있는 건물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다시금 그와 함께 홀라스호목 마을에 가서 건물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니 내부 공간을 조금 변형시키고 수리를 하면 괜찮은 예배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할렉 씨에게 홀라스호목 마을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와 교섭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서는 시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를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밝기 시작했다.

1년에 몇 차례 정기적으로 시 발전 위원회가 열리는데 마침 마할렉 씨와 만난 다음 날 위원회가 열린다고 하였다. 마할렉 씨는 내일 열리는 시 위원회에 서류를 접수하기 위해서 선교회에서 준비해야 할 모든 서류들을 자신이 준비를 하고 다음 날 서류를 아침 일찍 접수시켜 당일 시 위원회에서 본 선교회에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하는 일에 신속하게 결의를 해 주었다. 물론 시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아로스 야노스(Aros Janos) 부시장에게도 마할렉 씨는 부탁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는 그 뒤에 시청을 방문해서 시와 계약서를 만들고 사인을 한 뒤에 시로부터 건물과 전기 등의 안전 검사를 마치고 시의 건물 책임자로부터 키를 인수 받게 되었다.

형제들과 함께한 보수 공사
홀라스호목 예배당을 위해서 집시 지도자 형제들을 소집하였다. 그리고는 집시선교 사역을 위해서 특별한 건물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난 후에 건물을 수리하여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일에 대해서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지붕을 고치는 일, 공간을 변형시키기 위해서 담을 헐고 다른 쪽에 벽을 쌓는 일, 건물 페인트 칠 하는 일들, 전기를 수리하는 일, 정원을 새로이 정리하는 일 등 모두가 집시 지도자 형제들의 아이디어와 직접 저들의 손으로 일을 하게 큼 하였다. 지도자 형제들이 직접 일을 하게 되면 수리비 등에서 절약이 되기도 하였지만 경제적인 이유를 떠나 저들의 수고를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것이고 저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교회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자 하는 의미였다.

아닌 게 아니라 옛날 형편없어 보이는 건물이 점차 예배당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집시 지도자 형제들이 참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첨탑이 높게 솟아 있고 오랜 기독교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주위의 교회와 비교할 때에 그처럼 아름다운 예배당은 아닐지라도 자신들의 수고와 헌신에 의해서 세워져 가는 예배당을 보면서 너무나 흐뭇해하고 행복해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이 예배당은 선교사를 위한 예배당이 아닌 하나님께서 당신들에게 허락하신 예배당이기에 늘 “기도하는 집”으로 세워가라고 당부를 하였다.

▲예배당을 가득 채운 집시 형제들
6월 21일(주일), 모든 수리를 마치고 홀라스호목 예배당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헝가리 개혁교회의 지도자로 계시면서 늘 집시선교를 위해 애를 쓰시는 사보 다니엘 목사님께서 설교를 해 주셨고 집시선교에 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미스콜치에서 마띠 자매, 본 선교회의 자원봉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신학생 나타샤 자매, 티사카라드의 집시 지도자 형제자매들, 그리고 샤로스파탁 가정교회에서 등 60여 명이 동참하여 첫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전에는 비좁은 공간에서 참으로 불편하게 예배를 드렸는데 예배에 참여한 집시 형제자매들 모두 새 예배당이 너무 좋다고들 한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는 준비한 케익과 음료 등 작은 것이지만 함께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다. 모든 예배와 다과를 마쳤음에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헤어짐을 아쉽게 생각하여 한 쪽에서는 기타를 치면서 찬양을 하고 있는 모습이고 교회 밖의 정원에서는 예배를 마친 아이들이 소리를 질러가며 함께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홀라스호목 예배당은 헝가리에서 진행 중인 선교 사역을 위한 예배당을 세우는 모델이 될 것이다. 선교사가 선교비를 모아 건물을 짓고 그 중심에 선교사 자신이 주인이 되어 감당하는 선교사역이 아닌 현지 지도자를 중심으로 자신들 스스로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자신들의 교회를 세워가는 선교사역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한다. 또한 헝가리 정부나 지역 사회에서도 집시선교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현지 지도자와 선교사들을 도와 집시민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워가는 일에 함께 협력하는 좋은 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작은 공간이고 그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예배당은 아닐지라도 집시 형제자매들이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예배당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Rev. Choi, Young & Anna (최 영 & 양 안나)
주소: 3950, Sarospatak, Cominius Ut 24, Hungary
전화: 36-47-311-193, 36-70-544-7141(핸드폰)
이메일: usmcy@hanmail.net/ usmcy@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