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NKPC 총회 기간 중 박형은 목사(빛내리교회 담임)가 '이세목회의 미래와 방향'에 대해서 강의했다.

박 목사는 "이민교회뿐만 아니라 전세계 한인디아스포라를 살펴봐도 다음세대인 2세 교회의 영적 상태는 심각하다."며 "이민 1세들이 물질적인 것만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들의 영적인 것들을 챙겨주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목사는 "1세와 2세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2세 목회가 바로 선교지'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기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목사는 "다들 유수한 인재들이 졸업하기만을 기다린다. 열매만 따먹으려고 하지 정작 씨를 심고, 물주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2세 목회자들을 기르는 데 전 한인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강의 전문이다.

2세들의 영적 상태 아주 심각

이민교회뿐만 아니라 전세계 한인디아스포라를 살펴봐도 현재 2세들의 영적상태는 아주 심각하다. 소망이 보이지 않는다. 교회의 건강함은 지도자에 달린 것인데 2세 교회는 지도자가 없다. 신학교에도 2세는 거의 없다. 아주 시급한 상황이다.

1세들이 2세들을 위해 이민을 왔다고 하는데 단지 잘살게 하기 위해서, 돈 잘 버는 것만 추구했기에 영적으로는 혼수상태다.

이런 상태를 볼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1세들은 2세와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그 마음속에 신앙의 불씨를 당겨야 한다.

화성에서 온 2세, 금성에서 온 1세

먼저 1세와 2세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차원이 다르다. 사고방식이 다르니 목회방식도 다르다.

1세들은 1세의 신앙을 영어로만 해주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복음은 그 복음을 받는 자에게 맞춰져야 한다. 옷에도 맞춤복이 있고 그냥 사입는 옷이 있듯이 복음도 맞춰서 맵시가 나야 한다.

가정이 불화하는 것은 남녀의 사고방식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 1세들은 자신들의 사고방식대로 밀어 붙이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대화가 잘 안된다. 이는 대부분의 1세들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유교문화에 젖어 있다 보니 먼저 아랫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유교사상을 버리고 예수님처럼 섬기는 자세로 나갈 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2세 멘토링이 가능한가

1세는 ‘멘토링’하면 스승과 제자 사이를 생각한다. 2세는 ‘멘토링’하면 서로의 삶을 열고 나누는 것을 생각한다. 서로의 어려움과 아픔을 보고 서로 배우는 나눔이 있어야 한다.

1세는 자신의 사적인 것은 감추고 ‘~~해라’라고만 하기 때문에 관계 형성이 안 된다. 나중에는 상처를 주기까지 한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가 되버리기 쉽상이다.

1세들이 기대하는 2세목회

1세들이 생각하는 2세 목회와 2세들이 생각하는 2세 목회에는 큰 차이가 있다. 1세들은 2세들이 같은 예배당에서 어른들 옆에 조용히 앉아 함께 예배드리기를 원한다. 이중언어로 예배를 드리기도 하지만 거의 1세 중심으로 진행된다. 예배 스타일도 너무 다르다.

2세 목회는 선교지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뭔가. 그곳의 스타일에 맞게 말씀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원주민 선교를 하신 분이 계신데 그 분이 그 곳에 갔더니 원주민들은 다들 옷을 벗고 살더란다. 그들처럼 옷을 다 벗기는 힘들어서 삼각팬티 하나 걸치고 복음을 전했다고 한다.

‘2세 목회는 선교지다’라고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2세 목회자가 스타일이 좀 달라도 용납이 될테고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세 목회자들 기르는데 투자해야

‘일꾼이 모자라다’고 말만하지 2세 목회자들을 기르는 데 투자하는 것은 인색하다. 해외선교에는 수백만달러를 쓰면서 2세들 위한 장학금에는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다들 유수한 인재들이 졸업하기만을 기다린다. 열매만을 따먹으려고 하지 정작 씨를 심고, 물주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장학금을 모아도 적게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기보다는 한 사람을 키워도 제대로 키우는 게 낫다. 미국교회들은 신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모교회에서 전액 지원하고 교회 탐방을 많이 시킨다. 한인교회들 상황을 보면 평일엔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교회에서 많은 시간 봉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졸업을 하면 일단 좀 쉬고 싶어 한다.

한 1년은 교회에서 봉사를 하게 하더라도 나머지 기간은 다른 미국교회도 많이 탐방하게 하고 한국의 교회들도 배우게 하고 성지 순례도 가게 하고 해서 정말 사역자다운 사역자로 키워줬으면 좋겠다.

소형교회에서도 2세 목회가 가능한가

호주에 다섯 번 정도 다녀왔는데 ‘소형교회에서도 2세 목회가 가능한가?’에 대해 물어오신 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4-5개 교회가 연합해서 2세 교회를 하나 세워볼 것을 제안한 적 있다. 4명의 목회자가 마음을 합해 이 일을 시도했고 현재 그 2세 교회에 100여명이 참석한다고 한다.

2세 교회를 세울 때 교단을 내세우면 절대 할 수 없다. 2세에게 ‘교단’은 무의미하다.

PCUSA교단이 KPCA 교단과 커버넌트 관계라고 해서 몇 명 되지 않는 각 교단의 2세 목회자들이 함께 모였으면 좋겠다고 건의도 했다.

2세 목회자들의 모임에 가봤는데 각자의 목회지에서 상처받은 것들을 나누는 모임이 돼버렸지 뭔가 건설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2세들이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빛내리교회에 부임한지 2년 반 정도 지났다. 내가 영어회중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 앞에 있는 장애물들을 다 치워주는 것이다.

1세들은 2세들이 실수할까봐 대신 모든 것들을 다 해주는 경향이 있다. 2세들도 실수하면서 배우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교회에서 배우는 것이 헌신이다. 헌신은 내가 힘들어도 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희생하겠다는 정신이다. 이런 헌신이 필요하다.

교회가 이런 변화에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변하지 않으면 죽게 되어 있다.

우리 성도들에게 다 읽히게 하는 책이 있다. ‘Who stolen my church?’ 변화에 익숙치 않는 교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나는 항상 과도기라고 이야기한다.

삶을 나누는 멘토링이 필요하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신학생들을 1달이나 2달 내 집에 데려오려고 한다. 한 집에 같이 살면서 나의 삶을 보여주는 일에 투자해 보려고 한다. 한 달은 내 집에서 한 달은 또 다른 1.5세 목회자 집에서 살게 하면서 인간으로서, 목회자로서의 삶을 보여주면 더 큰 감동을 받을 것 같다.

1.5세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Unity인 것 같다. 1.5세는 1세의 장단점과 2세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1세 모임에 가면 잘 순종하고 2세 모임에 가도 잘 적응한다. 그래서 박쥐세대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장단점을 서로 잘 품고 하나되는 것이 필요하다.

2세목회자들을 키워주는 풍토가 되어야

한인교계에서 대형집회를 할 때 보면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외국인 강사나 뮤지션들을 데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것도 좀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사람은 키워지는 것이다. 많은 무명의 2세목회자들을 키워주는 한인교계가 되길 바란다.

지난 2월 1.5세 목회자들이 모임을 가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전역에 1.5세가 담임 목회자가 된 경우가 많다. 특히 대형교회 리더쉽들이 많이 바뀌었다. 하나님께서 1.5세에 많은 대형교회를 맡기신 이유가 분명 있다고 믿는다.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준비하라고 맡겨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5세 네트웤이 잘 세워지길 바라고 이를 통해 다음세대를 잘 세워줄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