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야, 이거 한번 읽어 봐라." 몇 년 전 친정 어머니께서 나에게 신문 한 장을 주시며 교육 칼럼에 나온 글을 읽어 보라고 하셨다.

그 칼럼은 어느 교육가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해 소견을 써 놓은 글이었다. 그 글의 요지는 미국에 사는 아이들은 부모의 강요로 공부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주길 원하니까 너무 강요하지는 말고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주라는 말씀이셨다.

어머니는 그 글을 읽으시곤 나에게 물어보신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 박사님의 말에 동의를 하느냐고. "넌 내가 너에게 피아노를 치라고 강요를 하지 않았으면 피아노를 지금까지 쳤을까?" 하시며 부모의 강요 없이 아이들 말을 존중해 가면서 공부를 시킬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셨다. 나도 그 글을 읽고 웃음이 났다.

어머니의 말씀에 아니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고 사실 어머니가 피아노를 치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스스로 하지 않았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난 성격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였기에 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하는 편이었는데도 어머니는 나 하나로도 힘이 드셔서 동생들에게까진 음악 공부를 시키지 못했다고 하신다.(내가 그렇게 힘들게 했나? )

지난 토요일 내가 가르치고 있는 피아노 학생들과 함께 봄 연주회를 했다. 각 학생의 부모님들이 가족들과 함께 봄 소풍을 오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연주회장에 오셨다. 날씨도 화창해서 모두들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다. 5살짜리부터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부모님들과 가족들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시종 열심히 박수를 치며 끝까지 연주회를 관람해 주셨다.

이 연주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 1달 반 정도부터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연습을 했다. 학생들은 연주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너무나 열심히 연주회를 준비했다. 그동안 연습을 소홀이 했던 아이들도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 보는 내가 너무나 즐거울 정도였다. 크레센도 러닝센터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들은 피아노나 바이올린 중 한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피아노를 치는 학생들은 매일 연습을 시킨다.

그런데 매일 연습을 시키려고 하면 하기 싫다고 "어~~~" 하는데 연주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부터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피아노실부터 들어갔다.

한 손 한 손 연습하다가 두 손을 치게 되고 악보를 보며 치다가 외워서 치게 되고.. 보는 나도 즐거웠지만 연습을 하는 아이들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재미있어 했다.

"선생님, 얘들아, 나 치는 거 봐" 외워서 치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러닝센터에 있는 사람들 모두 불러 열심히 쳤다. 하루에 20번씩 치는 것도 쉽게 했다.

악보 읽는 것도 싫어하고 박자를 세는 것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연습을 하니 된다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 한다. 어느 학생의 어머니는 "선생님, 우리 애가 두 손으로 치는 것을 보니 너무 신기해요" 하신다. 아이들이 치기 싫다고 할 때 "그럼, 치지마" 하고 의견 존중을 해 주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전혀 강요하지 않으면서 교육이 가능한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박사의 의미는 부모 마음대로 아이들을 키우지 말라는 말씀이시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아이들의 의견만 존중해 주다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뭔가를 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부모는 곧 알게 된다.

미국에 사는 한국 부모들은 교육을 미국식으로 해야 할지 한국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그러나 조금 지혜롭게 교육을 한다면 이왕에 미국과 한국을 둘 다 아는 우리들은 두 나라의 교육 방식을 좋은 점만 따서 시키면 더 좋을 듯싶다. 예를 들어 미국의 자유스러움에 한국의 스파르타식을 적당히 섞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의 의견도 물어 봐야 하지만 기본적인 것도 하기 싫어한다면 왜 그것을 꼭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동기 부여를 해주는 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본다.

1.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준다.
2.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한다.
3. 언성을 높이지 않고 대화를 한다.
4. 아이들의 의견이 부모와 다를 경우 왜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을 해 준다.
5. 아이들을 칭찬하는 말을 많이 한다.
6.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도와 준다.
7.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있고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준다.

이런 아이들은 밝게 클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자존감)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모든 상황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녀는 남을 사랑할 수 있고 사회 생활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비율이 높다.

행복한 사람에겐 실패란 단어가 없다. 도전과 미래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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