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짧은 기독교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활발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라로, 해외에 흩어져 사는 한인들은 고국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교회는 이민사회서 가장 중요한 한인커뮤니티다. 미국으로 건너 온 첫 한인들은 인천의 교인들이 중심이 되었으며, 1965년 이후 새로운 이민법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도 교회를 사회활동의 중요한 터전으로 생각했다.
교회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듣고, 교회에서 교제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공항에 내린 첫 순간부터 교회의 안내를 받아 집을 구하고, 직장을 구하고, 자동차를 등록하고, 자녀들을 취학 시키는 등 생활 전반적인 것까지 교회는 친형제 이상으로 도움을 줬다.
교회와 사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교회의 사회정치 참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지금까지 교회가 부패했을 때 사회도 부패했었다. 교회가 건강할 때 사회도 건강했다.
본지는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감당하고 있는 뉴욕·뉴저지 지역 40개 교회의 담임 목회자를 만나 청소년 사역, 교회의 사회적 책임, 뉴욕교계의 부흥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목회자들의 의견을 듣는다. 40개 교회는 각 교단별로 안배했으며 그 16번째로 뉴욕예일교회(해외한인장로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종훈 목사를 만났다.
뉴욕예일교회는 1993년 '예수님 제일' 비전을 갖고 ▷영감있는 예배 ▷십자가 사랑의 교제 ▷땅끝까지 복음 전파 ▷천국일군 훈련 양성 ▷이민 가정의 치료 ▷능력있는 기도 생활을 실천 목표로 두고 성장해오고 있다. 에스겔서 47장, 성전서 흘러나온 물이 강을 이뤘듯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은혜의 물결이 차고 넘쳐 가정과 이웃, 세상을 덮기를 기도하고 있다. 시작할 때부터 세계 선교에 비전을 두고 선교지를 후원해왔으며 2005년 롱아일랜드에 성전을 마련해 이사간 후로는 지역 사회 한인들을 위해 더 크게 봉사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한인 이민교회가 커뮤니티에 갖는 의미는 타민족의 그것에 비해서 특별하다.
전세계 한인 디아스포라가 7백만명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곳에 퍼져있다고 하는데 중국인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있는 곳에만 모여산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없는 곳이 없다. 오지라도 한인 선교사가 있고, 선교사가 있는 곳에는 한국인과 한인 교회들이 있다.
어딜가나 한인교회들이 서있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신앙적인 의미다.
과거, 하나님께서는 유대인을 전세계로 흩으시고 회당 중심으로 살게 하셨다. 바울이 이방을 선교할 때 회당을 가장 먼저 찾아 복음을 전하고 회당을 중심으로 복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았는가.
오늘날은 한인들이 흩어져 교회를 세우고, 교회가 선교를 감당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나라다. 한인들은 고난을 겪어보았다. 가난과 전쟁을 겪었다. 고난을 경험한 사람이 고난을 이길 줄 알고, 사람을 이해할 줄 안다. 이 시대 복음을 전하도록 한인들을 세우시는 것이 아닌가 한다.
두 번째로, 사회 봉사 측면에서 갖는 의미다.
교회는 한인 사회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교회의 경우 자체성전을 얻으며 지역을 섬기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실버클럽을 진행한다. 롱아일랜드는 운전을 못하면 움직이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 체조, 노래, 그룹별 모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마련돼있다. 봄, 가을에는 소풍도 떠난다.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수고하고 있는데 다들 기쁜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노인들을 섬긴다. 네일가게, 미장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노인들의 손톱을 정리하고, 머리를 손질해주기도 한다.
우리가 준다고 생각하지만 받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교회를 위해 얼마나 기도해주시는지 모른다.
금요일에는 취학 전 아동들을 위한 '마미앤미'를 진행한다. 읽기 등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준다.
토요일에는 한국학교를 진행한다. 수업료는 무료고, 봄에는 성경학교를 열기도 한다.
-교회가 커뮤니티에 봉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회는 세상의 빛이다. 교회가 세상을 섬겨야 한다. 교회 밖 주변을 섬기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동안 셋방살이를 하면서도 선교에 힘써왔다. 자체 성전을 마련해 롱아일랜드로 이사온 후에는 해외 선교 하는만큼 지역 사회도 섬겨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후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타민족을 섬기고자 시도도 해보았으나 한인교회가 하는 일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다. 주변에 알려도 한인들만 참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인회 활동 등을 볼 때 한인사회에서 한인교회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지는 않나.
한인회는 교회 교인들로부터 태동됐다. 이민 사회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회협의회와 한인회로 나뉘어진 것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지금도 서로 협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이유로 한인회 행사가 주일에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참여가 힘들다는 점이 있다.
크게 볼 때 이민사회 안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역량은 아직도 크다.
교회는 남을 돕고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친다. 교인들이 무엇을 하든 기독교 윤리를 실천할 때 사회를 밝게 만들어준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신학교 다닐 때였다. 그 때만 해도 한인들이 흑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비지니스를 많이 했다. 그런데 흑인들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도둑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같은 학생 중 흑인 학생들에게 내가 "목회자가 되면 도둑질 하지 말라고 가르치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이 이에 "한국인들은 흑인들을 상대로 돈을 벌고, 사는 것은 좋은 동네에서 사는 것 아니냐. 경제적인 이득은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취해가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높은 관점에서 볼 때 한인들이 흑인 커뮤니티를 게토화시키기 때문에, 한인 업체에서 도둑질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었다. 신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그 후로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사업하는 한인들에게 '사업하는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기부하라'고 가르쳤다. 지역 목회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학생들을 모집하고, 그들에게 장학금을 주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흑인은 물론, 타민족과의 관계도 개선돼갔다.
이민 교회는 한인 생활의 중심지다. 일상 생활과 신앙을 연관짓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구원, 내가 받은 축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역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를 이민자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이민 목회자의 사명이다.
-선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크게 하던 작게 하던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이다. 나는 교회를 시작하면서 '1백군데 선교지를 지원하겠다.'고 서원했다. 현재까지 56군데 선교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최초로 교회에서 필리핀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지금도 두 가정이 선교사로 나가고자 준비하고 있다.
매년 떠나는 단기선교는 청소년 반, 어른 반으로 팀을 구성한다. 부모와 교회를 다니더라도 대학에 들어가면 90%가 교회를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단기선교를 위해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훈련하고 현지에서 이들이 같이 지내다보면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신앙을 보고 배운다. 또한 교회에 소속감을 갖는다. 신앙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 전달된다.
-성도들에게 강조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
예일교회 이름은 '예수님 제일'에서 따온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꿈을 꾸는 곳,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하는 곳임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에 예수님이 없다면 교회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 집단에 불과할 것이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죄성을 갖고 있다. 교회는 성격도, 사는 지역도, 향유하는 문화도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예수님이 없다면 시끄럽고 추한 곳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수님 중심으로 꿈을 꾸면 다양성을 갖고 힘을 모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 안에서 우주가 통일되는 것이 역사 아닌가. 이 역사를 위해 오늘날 교회들이 세워지고 쓰임 받는 것이다.
-이민 교회 목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성도를 섬기는 것이다.
이민자들은 상처가 많다. 공학 박사가 델리를 운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거절받고 거부받는 데에서 오는 상처, 좌절감, 문화와 언어 장벽, 자녀 양육 등 일상 생활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며 상처를 받는다.
상처는 덧나기 쉽다. 아무리 치료해줘도 치료받기만 하면 수동적이 된다. 계속 상처를 받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나아서 긍정적으로 남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인간이 연약하기에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상처가 아물다가도 다른 상처를 받으면 낫는 것 같이 보이던 것들이 더 크게 덧난다.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다시 넘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그러나 우뚝 일어사는 모습을 볼 때 힘을 얻는다. 그간 겪었던 모든 시름을 다 잊는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아기를 볼 때면 낳을 때 겪었던 고통을 다 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바울은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일을 '해산의 수고'에 비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요 8:29)'고 말씀하셨다. 오신 곳, 하는 일을 뚜렷하게 알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부터 와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한다고 하셨다. 또한 하나님께서 함께 한다고 하셨다.
목회자 역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다가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혼자 두지 않으신다. 늘 함께하고 계신다. 그래서 힘들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목회자가 되었는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커서 불러주신 큰 사랑 앞에서 '(목회)하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쓰시는 대로 쓰임받겠다고 나서게 됐다.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목회의 길이었다.
이 길이 좁은 길이지만 가장 보람된 길이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이 변하는 경우,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삶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목회자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교회는 이민사회서 가장 중요한 한인커뮤니티다. 미국으로 건너 온 첫 한인들은 인천의 교인들이 중심이 되었으며, 1965년 이후 새로운 이민법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도 교회를 사회활동의 중요한 터전으로 생각했다.
교회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듣고, 교회에서 교제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공항에 내린 첫 순간부터 교회의 안내를 받아 집을 구하고, 직장을 구하고, 자동차를 등록하고, 자녀들을 취학 시키는 등 생활 전반적인 것까지 교회는 친형제 이상으로 도움을 줬다.
교회와 사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교회의 사회정치 참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지금까지 교회가 부패했을 때 사회도 부패했었다. 교회가 건강할 때 사회도 건강했다.
본지는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감당하고 있는 뉴욕·뉴저지 지역 40개 교회의 담임 목회자를 만나 청소년 사역, 교회의 사회적 책임, 뉴욕교계의 부흥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목회자들의 의견을 듣는다. 40개 교회는 각 교단별로 안배했으며 그 16번째로 뉴욕예일교회(해외한인장로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종훈 목사를 만났다.
뉴욕예일교회는 1993년 '예수님 제일' 비전을 갖고 ▷영감있는 예배 ▷십자가 사랑의 교제 ▷땅끝까지 복음 전파 ▷천국일군 훈련 양성 ▷이민 가정의 치료 ▷능력있는 기도 생활을 실천 목표로 두고 성장해오고 있다. 에스겔서 47장, 성전서 흘러나온 물이 강을 이뤘듯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은혜의 물결이 차고 넘쳐 가정과 이웃, 세상을 덮기를 기도하고 있다. 시작할 때부터 세계 선교에 비전을 두고 선교지를 후원해왔으며 2005년 롱아일랜드에 성전을 마련해 이사간 후로는 지역 사회 한인들을 위해 더 크게 봉사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한인 이민교회가 커뮤니티에 갖는 의미는 타민족의 그것에 비해서 특별하다.
전세계 한인 디아스포라가 7백만명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곳에 퍼져있다고 하는데 중국인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있는 곳에만 모여산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없는 곳이 없다. 오지라도 한인 선교사가 있고, 선교사가 있는 곳에는 한국인과 한인 교회들이 있다.
어딜가나 한인교회들이 서있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신앙적인 의미다.
과거, 하나님께서는 유대인을 전세계로 흩으시고 회당 중심으로 살게 하셨다. 바울이 이방을 선교할 때 회당을 가장 먼저 찾아 복음을 전하고 회당을 중심으로 복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았는가.
오늘날은 한인들이 흩어져 교회를 세우고, 교회가 선교를 감당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나라다. 한인들은 고난을 겪어보았다. 가난과 전쟁을 겪었다. 고난을 경험한 사람이 고난을 이길 줄 알고, 사람을 이해할 줄 안다. 이 시대 복음을 전하도록 한인들을 세우시는 것이 아닌가 한다.
두 번째로, 사회 봉사 측면에서 갖는 의미다.
교회는 한인 사회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교회의 경우 자체성전을 얻으며 지역을 섬기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실버클럽을 진행한다. 롱아일랜드는 운전을 못하면 움직이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 체조, 노래, 그룹별 모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마련돼있다. 봄, 가을에는 소풍도 떠난다.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수고하고 있는데 다들 기쁜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노인들을 섬긴다. 네일가게, 미장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노인들의 손톱을 정리하고, 머리를 손질해주기도 한다.
우리가 준다고 생각하지만 받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교회를 위해 얼마나 기도해주시는지 모른다.
금요일에는 취학 전 아동들을 위한 '마미앤미'를 진행한다. 읽기 등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준다.
토요일에는 한국학교를 진행한다. 수업료는 무료고, 봄에는 성경학교를 열기도 한다.
-교회가 커뮤니티에 봉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회는 세상의 빛이다. 교회가 세상을 섬겨야 한다. 교회 밖 주변을 섬기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동안 셋방살이를 하면서도 선교에 힘써왔다. 자체 성전을 마련해 롱아일랜드로 이사온 후에는 해외 선교 하는만큼 지역 사회도 섬겨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후로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타민족을 섬기고자 시도도 해보았으나 한인교회가 하는 일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다. 주변에 알려도 한인들만 참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인회 활동 등을 볼 때 한인사회에서 한인교회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지는 않나.
한인회는 교회 교인들로부터 태동됐다. 이민 사회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회협의회와 한인회로 나뉘어진 것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지금도 서로 협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이유로 한인회 행사가 주일에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참여가 힘들다는 점이 있다.
크게 볼 때 이민사회 안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역량은 아직도 크다.
교회는 남을 돕고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친다. 교인들이 무엇을 하든 기독교 윤리를 실천할 때 사회를 밝게 만들어준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신학교 다닐 때였다. 그 때만 해도 한인들이 흑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비지니스를 많이 했다. 그런데 흑인들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도둑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같은 학생 중 흑인 학생들에게 내가 "목회자가 되면 도둑질 하지 말라고 가르치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들이 이에 "한국인들은 흑인들을 상대로 돈을 벌고, 사는 것은 좋은 동네에서 사는 것 아니냐. 경제적인 이득은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취해가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높은 관점에서 볼 때 한인들이 흑인 커뮤니티를 게토화시키기 때문에, 한인 업체에서 도둑질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었다. 신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그 후로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 사업하는 한인들에게 '사업하는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기부하라'고 가르쳤다. 지역 목회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학생들을 모집하고, 그들에게 장학금을 주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흑인은 물론, 타민족과의 관계도 개선돼갔다.
이민 교회는 한인 생활의 중심지다. 일상 생활과 신앙을 연관짓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구원, 내가 받은 축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역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를 이민자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이민 목회자의 사명이다.
-선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크게 하던 작게 하던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이다. 나는 교회를 시작하면서 '1백군데 선교지를 지원하겠다.'고 서원했다. 현재까지 56군데 선교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최초로 교회에서 필리핀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지금도 두 가정이 선교사로 나가고자 준비하고 있다.
매년 떠나는 단기선교는 청소년 반, 어른 반으로 팀을 구성한다. 부모와 교회를 다니더라도 대학에 들어가면 90%가 교회를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단기선교를 위해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훈련하고 현지에서 이들이 같이 지내다보면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신앙을 보고 배운다. 또한 교회에 소속감을 갖는다. 신앙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 전달된다.
-성도들에게 강조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
예일교회 이름은 '예수님 제일'에서 따온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꿈을 꾸는 곳,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하는 곳임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에 예수님이 없다면 교회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 집단에 불과할 것이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죄성을 갖고 있다. 교회는 성격도, 사는 지역도, 향유하는 문화도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예수님이 없다면 시끄럽고 추한 곳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수님 중심으로 꿈을 꾸면 다양성을 갖고 힘을 모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 안에서 우주가 통일되는 것이 역사 아닌가. 이 역사를 위해 오늘날 교회들이 세워지고 쓰임 받는 것이다.
-이민 교회 목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성도를 섬기는 것이다.
이민자들은 상처가 많다. 공학 박사가 델리를 운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거절받고 거부받는 데에서 오는 상처, 좌절감, 문화와 언어 장벽, 자녀 양육 등 일상 생활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며 상처를 받는다.
상처는 덧나기 쉽다. 아무리 치료해줘도 치료받기만 하면 수동적이 된다. 계속 상처를 받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나아서 긍정적으로 남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인간이 연약하기에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상처가 아물다가도 다른 상처를 받으면 낫는 것 같이 보이던 것들이 더 크게 덧난다.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다시 넘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그러나 우뚝 일어사는 모습을 볼 때 힘을 얻는다. 그간 겪었던 모든 시름을 다 잊는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아기를 볼 때면 낳을 때 겪었던 고통을 다 잊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바울은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일을 '해산의 수고'에 비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나는 항상 그가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요 8:29)'고 말씀하셨다. 오신 곳, 하는 일을 뚜렷하게 알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부터 와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한다고 하셨다. 또한 하나님께서 함께 한다고 하셨다.
목회자 역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다가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혼자 두지 않으신다. 늘 함께하고 계신다. 그래서 힘들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왜 목회자가 되었는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커서 불러주신 큰 사랑 앞에서 '(목회)하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쓰시는 대로 쓰임받겠다고 나서게 됐다.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목회의 길이었다.
이 길이 좁은 길이지만 가장 보람된 길이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이 변하는 경우,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삶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목회자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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