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의 진통 끝에 나온 <한국 기독교의 역사 Ⅲ> 출간을 감사하는 예배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김흥수 교수)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에서 열렸다.

네스토리우스파의 동양 선교가 시작된 7세기부터 3·1운동 직전까지(7세기-1918년)를 다룬 1권(1989년 발간)과 3·1운동 이후부터 해방까지(1919-1945년)를 다룬 2권(1990년 발간)에 이어 제3권은 해방 이후부터 20세기 말까지(1945-1999년)를 다루고 있다.

제3권 발간이 20여년이나 걸린 이유는 생존 인물도 많고 각 교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었다. 이번 3권 발간에는 김흥수 소장을 비롯한 14명이 집필에 참여했고, 학자 11명과 연세대·한동대 학생들의 감수를 거쳤다.

감사예배에서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장)는 ‘하나님의 史官(삼하 8:15-18)’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사관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집필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사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밝혔다.

권오성 목사(NCCK 총무)는 축사에서 “이 책은 사실 그대로를 기술했고, 모든 영역을 주제별로 종합 정리했으며, 한국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기독교 역사를 포괄 기술했고,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다”며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일인만큼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교회사 서술 자체에 의미… 그러나 지나치게 편향적


▲유관지 목사, 권오성 목사, 차종순 총장(호남신대), 이만열 교수(전 역사편찬위원장) 등이 김홍기 총장의 축사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쓴 소리도 있었다. 김홍기 총장(감신대)은 축사에서 “이 책에서는 해방 이후 사회 속에서 기독교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지적했다.

김 총장은 “이 책은 교회성장에 대해 너무 비판적이고, 일부 대형교회가 성장한 힘이 됐던 긍정적인 신앙관에 대해 평가하고 있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또 “한국교회를 지나치게 친미적이라고 몰아붙이면서도, 북한교회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이 책은 북한교회사를 다룬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를 없애고 기독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 때문에 성도가 줄어든 명확한 사실을 ‘미국의 종교로 인식되던 기독교에 대한 적개심이 만연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종교허무주의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신앙을 버리는 사람들이 속출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또 북한 당국의 핍박과 감시를 피해 일부 가정에서 드려지는 예배를 ‘사회주의적 교회의 생성’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사실상 ‘대북지원 창구’로 운영되고 있는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아무 비판없이 공식 기독교 기관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이 기독교를 이용하여 서구와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독교를 둘러싼 상황이 개선되어 갔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독교에 적대적인 사회주의적 환경, 그리고 주민들의 삶과 생각이 주체사상에 의해 압도적으로 지배되는 상황은 많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조기련 같은 공식적인 조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서술함으로써 명백히 존재하는 북한의 기독교 핍박을 전혀 엉뚱하게 순화시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