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톤 한인목회 연구원(원장 정영만 목사) 6월 임시총회가 9일(화) 온마을장로교회(담임 채홍석 목사)에서 열렸다.

총회에 앞서 특강을 전한 이행준 목사(뉴호라이즌 커뮤니티 교회, 워싱턴 침례대학교 교수)는 ‘찬송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교회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것”을 당부했다.

이 목사는 “교회음악에 대한 철학은 시대마다, 목회자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항상 논쟁거리가 되곤 한다. 그러나 음악은 본질이 아니다. 음악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런 고정관념으로 인해 한국의 찬송가는 발전이 더딘 것 같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남침례교단이 사용하는 찬송가에도 CCM이 1/3을 차지하고 있다. 시대마다 새로운 곡들이 나오고 기존의 곡들과 갈등이 생기지만 그 시대 문화에 맞게 찬송가도 변하고 있는 것이다."며 "비본질적인 것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것에 충실하자."고 말했다.

한편, 임시총회에서는 박진욱 목사(한사랑장로교회 담임)와 손갑성 목사(형제교회 담임)가 신입회원으로 가입됐다. 회칙에 의하면 총회 및 임시총회 때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무기명 투표로 하되 재적 인원의 2/3 출석과 출석 회원의 3/4 이상일 때 회원으로 가입된다.

<이행준 목사 특강 요약>

찬송곡 복사 주의해야

▲이행준 목사
한국교회에서는 찬송가나 복음성가, CCM 등을 복사해서 사용하는 곳이 많다. 한국어로 된 것은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영어로 된 것은 즉각 문제가 될 수 있다. 많은 교회에서 파워포인트를 사용해서 찬양을 하는데 CCLI(Christian Copyright Licensing International)에서 제공하는 번호 없이 사용하며 당장 법적으로 고소를 당할 수 있다.

CCLI 싸이트(www.ccli.com)에 들어가면 교회 성도수별로 연회비가 책정돼 있다. 10년 전 미국교회(출석 250명, 성가대 40명 규모)가 성가대 악보를 복사해서 사용한 적이 있는데 2,500 달러의 벌금을 받은 적이 있다. 설교에 사용하는 동영상 같은 것은 액수가 더 크다.

외국 찬송가에 비해 21세기 찬송가는?

21세기 찬송가에 대해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정적이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통일찬송가를 사용했다. 당시 가장 빠른 시일내에 인쇄를 해서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걸 생각하고 21세기 찬송가가 출판됐는데 그렇게 많이 팔리지는 못하고 있다. 요즘은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찬양을 하는 교회가 많아졌고 찬송가만 사용하는 교회가 50%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나라를 봐도 찬송가를 통일해서 쓰는 나라는 없다. 교단별로 다 다르다. 미국 장로교 찬송가에는 아리랑곡에 가사를 붙인 곡(346장 Christ, You Are the Fullness)도 수록돼 있다. 감리교와 남침례교 찬송가를 보면 가사나 음악적인 면에서 많이 진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21세기 찬송가에는 기존에 20여 곡이었던 한국곡이 109곡이나 들어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사 사용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퇴보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음악은 본질이 아니다

시대마다, 목회자에 따라 교회 음악에 대한 철학이 다 달랐다. “음악은 본질이 아니다. 음악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라고 말한 이가 있다. ‘교회 음악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목회자가 많다. 릭워렌 목사는 “이 세상에 교회음악이란 없다. 가사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그는 목회를 시작할 때 설문조사를 통해 오렌지 카운티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이 가벼운 팝 음악인 것을 알고 그 분야에 전문가인 음악목사를 데려와 그런 곡조에 맞춰 많은 찬양곡들을 만들어 교회에서 사용했다.

남침례교 찬송가 1/3이 CCM

CCLI에서 ‘미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불려지는 찬양 25곡’을 발표한 적이 있다. 대부분이 How Great is Our God, Blessed Be Your Name, Here I Am To Worship 등등 친숙한 CCM 곡들이다. 놀라운 것은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남침례교단 찬송가에 이 25곡 중 23곡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외국 찬송가에는 CCM이 1/3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외국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찬송가를 개정해 교회에서 많이 불려지는 찬양곡들을 수록하고 있다는 말인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세가 지긋한 성도들에게 ‘CCM’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사에 깊이가 없다, 경박스럽다, 세속적이다, 사탄음악이다, 따라부르기가 힘들다, 반복이 많다’ 등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19세기 복음성가가 등장했을 때도 똑같았다. 복음성가가 나왔을 때만해도 공식적인 예배에서는 부를 수 없었고 전도집회에서나 불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복음성가들이 찬송가에 수록되기도 하고 공예배에서 자연스럽게 불려지고 있다. CCM이 지금 그런 상황이다. 시대마다 젊은 세대들은 새노래를 들고 나오고 기존의 세대들은 그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CCM의 원조는 히피음악이었다. 1960년대 히피족들이 주님 앞으로 돌아온 감격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거룩한 음악들만 교회음악으로 취급했던 당시에 왈츠곡이나 스윙곡들을 불렀으니 반대가 지금보다 훨씬 심했을 것이다.

음악에 대해 고정관념이 생기게 하는 것은 ‘연상작용’

교회음악에 대해 고정관념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로 ‘연상작용’을 든다. 그 사람이 그 음악을 어떤 환경에서 듣느냐에 따라 그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이 은연 중에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시온성과 같은 교회(찬송가 245장)’를 들으면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교회음악에 걸맞는 곡이라고 말하겠지만 유대인들이 들으면 아직도 몸서리를 친다. 이 곡은 하이든이 작곡한 곡으로 현재까지 독일의 국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 중 귀신이 나온다거나 뭔가 급박한 상황에 자주 나오는 곡도 원래는 바하의 곡으로 교회에서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독일의 루터란 교회에서 울려퍼지면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이다.

이렇듯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사람들은 그 음악을 들을 때의 분위기나 감정을 연상하게 된다.

요즘도 예배당에 드럼을 들여놨다고 해서 교회가 깨지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이 어렸을 때 교회에 다닐 때는 아무것도 없거나 풍금뿐이었다. 기타나 드럼, 조명을 보면 어른들은 술집이나 캬바레를 연상하게 되니 당연히 교회에 들어오면 안 될 물건들로 생각하게 된다.

반면에 요즘 아이들은 색스폰이나 기타, 이런 것들을 교회에서 먼저 본다. 문화가 너무 다른 것이다. FM WGTS 91.9에서 미국 CCM을 24시간 들을 수 있다.

비본질적인 것보다는 본질적인 것에 충실하자

로마서 14장이나 고린도전서 8장에 보면 음식이 이방인과 유대인들이 교제할 때 문제가 됐던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모든 것에 동의를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다. ‘그 음악을 좋아하면 즐기십시오. 그렇게 못하겠다면 인내하십시오.’라는 말이 있다.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무조건 정죄하거나 비판하기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것에 충실하고 비본질적인 것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