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중엽 유럽에 퍼져나간 흑사병(Black Death)은 유럽인구 30-50%를 죽게하여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구조를 붕괴시킬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다. 1340년대 처음 창궐한 이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여 공포의 원흉이 되었던 흑사병은 중앙아시아나 인도에서 발원하여 전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 발생하여 전 유럽을 휩쓸었다. 흑사병이란, 피부의 혈소 침전에 의해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증상이 더욱 진행되면 검게 변색된 부위에 괴저가 발생하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흑사병은 서혜 임파선종 중 가장 위험한 종류로 다루어진다. 흑사병은 박테리아의 일종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가 원인균으로 이에 감염된 쥐의 혈액을 먹은 벼룩이 사람의 피를 빨면서 병을 옮기게 된다. 가장 흔히 발병하는 흑사병은 림프절 흑사병으로 전체 발병율의 75%에 달한다.

림프절 흑사병은 원인균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있는 림프절을 공격하여 부종을 일으키며 초기 증상은 38-41도의 고열과 함께 구토, 두통을 보여 말라리아로 오인된다.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흑사병 특유의 검은 반점, 부종이 나타난다. 폐 흑사병은 폐를 공격하여 폐부종을 일으키며 사망률이 95%에 달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희생자는 총 7500만명에서 2억명에 달한다.

당시 사람들은 거지, 유대인, 한센병 환자, 외국인 등이 흑사병을 몰고 온다고 생각하여 이들에게 집단 폭력을 행사하거나 학살하기도 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절망감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쾌락주의적 발상을 가져왔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19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형의 변형인 H1N1 바이러스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다. 감염자의 약 5%가 죽었으며, 일부는 걸린지 2-3일 안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독감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수보다 3배나 많은 숫자인 2500만-5천만명이 독감으로 희생되었다. 페스트 못지않은 재앙을 전세계에 퍼졌다. 당시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740만명이 감염되었고, 14만명 이상이 희생되었다. 아프리카 서해안의 시에라리온의 프리타운 부근에서 첫 발병한 독감은, 이후 북아프리카로, 유럽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몽골,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으로 급속히 북상했고, 겨울 철새 이동철을 맞아 전세계로 퍼질 것으로 걱정했던 플루였다. 미국엔 1918년 3월 시카고 부근에서 발병했고, 고병원성으로 발전한 것은 같은 해 8월이다. 이후 미국에서만 50만명, 영국에서 15만명이 생을 달리해야했다.

2003년 12월 베트남에서부터 시작한 조류독감(H5N1)은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로 치사율 51%를 넘는 가공할만한 독감이었다. 살인 독감으로 대륙간 전염(pandemic)이 순식간에 일어날만한 가공할 위력을 가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이가 되었다면 미국에서만 2백만명이 사망하고 천만명이 입원하는 사태로 발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5월 13일 현재 세계 33개국에서 5728명의 멕시코 돼지 독감환자가 발생했다. 미국 확진 환자가 4298명, 사망이 3명째다. 멕시코는 2282명 감염에 58명이 사망했다. 캐나다 358명, 스페인 100명. 영국 68명, 프랑스 13명, 독일12명, 이탈리아 9명, 네덜란드 3명 등이다. 중미 과테말라가 3명, 엘살바돌 4명, 코스타리카 8명, 파나마 29명, 아르헨티나 2, 쿠바 1명, 콜롬비아 6명, 브라질 8명 이다.

방제 능력이 부족한 가난한 중남미, 더군다나 겨울철을 맞이하게 되는 남반부에 그리뻬 뽀르씨나가 맹위를 떨쳐 소중한 생명을 위협할까봐 큰 걱정이다.

(도시빈민선교, 재활용품, 중고차량 기증: 703-622-2559 / 256-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