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사합창단은 5일 할렘을 찾아 브니엘선교회와 점심을 대접했다.

▲뉴욕권사합창단은 5일 할렘을 찾아 브니엘선교회와 점심을 대접했다.

▲봉사자들과 함께 한 김명희 선교사

▲모인 이들이 다함께 식사 전 메세지를 듣고 식기도를 하고 있다.

▲브니엘선교회의 사랑을 찾아 온 이들에게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준 뉴욕권사합창단

▲브니엘선교회의 사랑을 찾아 온 이들에게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준 뉴욕권사합창단

▲뉴욕권사합창단의 합창을 듣고 있다.

▲뉴욕권사합창단의 합창을 듣고 좋아하는 참가자

▲뉴욕권사합창단의 합창을 듣고 좋아하는 참가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봄비라고는 하지만 하늘은 흐리고 움직이기는 영 불편한 날이다. 그래도 할렘 한복판에 위치한 'Soul Saving Station' 교회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오늘은 브니엘 선교회(대표 김명희 선교사)가 찾아 오는 날이라 그렇다.

매주 화요일 점심 때면 브니엘 선교회와 한인 교회 봉사자들은 소울세이빙스테이션에서 무숙자들과 저소득층 사람들을 위해 예배와 식사를 준비한다. 한인들이 해외 선교는 가도 커뮤니티에서 타민족에게는 사랑을 베푸는 일이 인색하다고 하지만 브니엘 선교회는 1997년부터 할렘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토요일마다 찾아가 복음을 전했다. 이듬해부터는 할렘의 무숙자들에게 생명의 빵과 육신의 빵을 함께 전해주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많이 깨끗해졌지만 당시 '할렘'하면 누구나 무섭고 지저분한 모습을 상상하던 시절이었다. 기도하던 중에 할렘의 영혼들을 살리라는 비전을 받은 김명희 선교사와 박신화 간사에게는 그래도 그곳이 사역지였다.

처음에는 50명 남짓 손님들이 모였다. 김 선교사와 박 간사는 손수 닭튀김,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준비해 대접했다. 지금은 많을 땐 3백명까지 몰려와 일일이 다 만들긴 힘들어 생선 튀김, 햄버거, 치킨 등 메뉴를 바꾸어 주문한다. 특히 불고기는 참여하는 한인교회들이 손수 만들어오는 데 인기가 좋다. 대부분의 한인 교회들이 1년에 1번 브니엘선교회와 함께 할렘 지역을 섬기고 있다. 매주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할렘을 찾고 있지만 3년 여 전부터 매년 7월에는 사역을 쉰다.

시작한 지 12년이 지난 만큼 찾아오는 손님들도, 함께 하는 교회들도 늘어났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예배'다. 식사 전 꼭 예배를 드린다. 메세지는 김 선교사가 직접 전하기도 하고, 한인교회 EM목회자나 외국 교회 사역자들이 전하기도 한다. 손님들은 노숙자도 많지만 지금은 저소득층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마약과 가난에 찌들어 몸도, 마음도 황폐해진 그들이지만 시나브로 심령 가운데 심겨진 하나님 말씀은 찾아오는 이들을 변화시켰다. 그들은 이제 김 선교사를 '마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복음의 능력이 대단하죠. 그 사람들을 변화시키니까요. 그들은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아니까 마음을 열고 매주 우리를 찾아오는거에요. 사랑과 복음의 능력 두 가지가 아니면 가능한 일이겠어요?"

5월 5일에는 뉴욕권사합창단이 할렘을 찾았다. 50여명의 권사들은 10곡이 넘는 찬양을 찾아온 이들에게 선사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고 했던가. 대부분 한국어 찬양이었지만 매 곡이 끝날 때마다 받은 감동을 박수로 표현했다. 찬양 후 바로 이어진 식사 시간, 권사들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햄버거와 초코바를 나눠주며 또 한 번 실력을 드러냈다. 월말 정부에서 주는 웰페어를 받으면 월초에는 덜 붐빈다고 하지만 오늘은 월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점심을 받아가는 사람들 중 일부는 다시 줄 뒤에 서서 또 한 차례 받기도 한다. 하지만 김 선교사에게 걸리면 국물도 없다. '정직'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1시 15분 경 기도와 함께 시작되는 점심 식사는 2시 경 끝난다. 뒷 마무리를 하고 교회를 떠나지만 사역이 끝나는 것은 돌아가는 차 안에서다. 사역을 하나님께 드리고, 참여한 이들의 영혼을 변화시켜 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는 기도를 마치면 그제서야 끝나는 것이다. 김 선교사와 박 간사는 함께 봉사한 한인 교회 참석자들에게도 '돌아가는 길에 꼭 기도해달라'고 당부한다. 기도 없는 선교 사역이란 단팥이 빠져버린 단팥빵과도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