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철 목사님은 다른 신에게는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갖은 고초와 어려움을 당하셨습니다. 경찰서 총무과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지만 작은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시며, 일사각오의 굳은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기셨습니다. 주 목사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시며 그 분의 고통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9일 서울산정현교회(송석산 목사)에서 드려진 소양 주기철 목사 순교 65주기 추모예배에서 연금봉 전도사(평양산정현교회 순교자 김철훈 목사 사모)가 떨리는 목소리로 추모사를 읽어내려갔다.

한국교회의 회복을 순교적 영성에서 찾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이 때, 주 목사의 순교적 영성을 따르고자 산정현교회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를 추모하는 예배를 드렸다. 멀리 일본 목회자와 선교사들도 한국까지 발걸음해 일제시대 신사참배의 압력에 굴하지 않았던 주 목사의 순교를 추모했다.

추모예배의 설교를 전한 장영일 총장(장신대)은 “순교신앙 배후에는 복음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순교자들의 신앙의 핵심은 부활과 영생의 확신”이라며 “순교자들에게는 예수께서 생명을 바치셨듯 자기 생명을 기꺼이 포기해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주기철 목사도 부활과 영생의 소망이 없었다면 이런 고문과 순교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주기철 목사의 순교신앙은 우리를 겸손케 하고 회개케 한다. 우리도 이전투구와 탐욕의 세상 가운데에서 부활의 영광 바라보며 살아가자”고 강조했다.

추모사를 전한 연금봉 전도사는 101세의 고령임에도 정정했다. 연 전도사는 “주기철 목사님은 육신의 안일과 평안을 일부러 포기하고 몸과 마음을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다 바치셨다”면서 당시 산정현교회 교인들과 주기철 목사의 신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자 좌중은 주 목사의 순교를 회상하며 엄숙한 분위기였다.

예배 이후에는 제14회 기념강좌가 열렸다. ‘유계준 장로의 순교와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주제로 유계준 장로의 손자인 유정칠 교수(경희대학교)가 강연을 전했다. 유계준 장로는 평양산정현교회를 지키다 1950년 10월 순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