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이 아깝게 준우승을 했습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번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서 모든 한국인들에게 통쾌한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몇 차례에 걸쳐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한국 야구는 이번에 미국에서 치러지는 최종 토너멘트에서 이전과 비할 수 없는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베네주엘라팀을 완전히 무력화 시켰습니다. 일본과 5번을 만났지만 그나마 아시아에서 일본 밖에는 야구하는 나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전 세계 야구인들에게 한국이 아시아 야구의 강국임을 보여 주었고 세계 무대 정상에 이른 실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연봉 총액과 베네주엘라 팀의 연봉 총액을 비교하는 대목이 인상깊었습니다. 한국 팀의 70억원에 비해서 거의 17배가 되는 1200억원을 받는 팀과 상대해서 마치 어른과 아이들의 시합처럼 마무리를 한 것입니다. 미국 야구인들의 입에서도 왜 메이저 리그에 한국인들이 없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야구 선수들의 실력이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어떤 기자는 한국의 WBC 모습이 마치 저평가된 한국의 브랜드와 한국 기업의 모습과 닮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실력이나 내용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그렇습니다. 한국 주식 시장이 그렇습니다. 한국 민족이 가진 잠재력과 역량도 세계에서 저평가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한 세기에 불과한 선교 역사를 가진 교회이지만 지난 2000년 교회 역사를 통해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성장과 부흥을 경험한 교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기독교계에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할 정도입니다. 기독교계를 벗어나 한국교회가 지구촌 공동체에 끼치는 영향력도 너무 적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배출했지만 한국 선교는 아직도 선교와 교회 더 나아가 국가와 민족의 틈바구니에서 지도적인 역량을 발휘할 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의사소통과 협력의 영역에서 한국인들이 더욱 더 국제화 되어야 합니다. 물론 언어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이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언어를 포함해서 사람들과 관계하고 거래하고 협력을 통해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각자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협상의 방식 등 커뮤니케이션과 인터액션에서 더욱 더 국제화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결과 위주에서 과정 위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번 결과를 “승부에 강한 한국인”으로 설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국인은 승부에 강합니다. 특히 스포츠 게임 전에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인들이 스포츠를 게임 플레잉으로 보지 않고 전투로 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스포츠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결과에 목을 걸고 악을 쓰고 용을 쓰기는 해도 그 결과를 얻기 위한 수 십년의 과정을 무시합니다. 그렇게 되면 반복된 성공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세계적인 스포츠가 성장한 태권도의 종주국에 와서 본관의 운영과 실태를 보고 실망하는 인사들이 많습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야구를 보려고 방문한 전문가들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와 구장, 운영 방식 등을 보면서 준우승 국가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저평가된 대한민국이 새롭게 평가받을 때 한국교회도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