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의료복지 재단 시애틀지부(박상원 목사)는 사무실 이전 기념으로 지난 24일(화) 前 청와대 정책비서관 배기찬 교수를 초청 "통일의 새로운 나라, 새로운 사람"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에서 배 교수는 일제시대 부터 분단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난의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고 이제는 한민족의 통일이 이뤄져야 할 때임을 이야기했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먼저 북한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체제변화를 위해 한국이 먼저 복음적인 입장에서 우호적인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북한이 화합으로 하나의 나라가 된다면 한민족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분단된 한국과 북한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젼을 제시했다.

강의에 앞서 배 교수는 자신의 성장과 신앙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전통적 보수 집안에서 성장한 그가 대학에 진학해 처음으로 가진 고민은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가장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심하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이 세상은 무한히 넓은데 반해 사람의 인생은 너무나도 짧은 유한한 것이었다. 자신의 인생이 제로 라고 생각할 때 인생의 해답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한한 인생이 무한한 인생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사랑이라고 결론지었다. 물론 그가 신앙이 없었을 때라 전도서를 보고 내린 결론이 아니었다. 그는 인류역사에서 사랑을 주장한 사람으로 묵자와 예수님을 찾아냈고 개인적 차원에서의 사랑에서 민족적 차원의 사랑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통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996년 하버드대학에서 '북한의 체제변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연구하며 그는 인생의 전화을 맞게 된다. "이전에는 나의 인생을 내가 컨트롤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버드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우리 민족의 통일은 내가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인생도 내가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자살을 떠올리기도 했다. 결국 내 인생의 매니져가 필요했고 이전에 지식적으로 알던 인간 예수가 아니라 나를 아시고 나를 인도하실 예수님가 필요했다."

배 교수가 본격적으로 북한 사람들의 인권과 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은 그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부터다. 미국 유학 이후 오전에는 미국교회, 오후에는 한인교회를 출석하며 신앙을 갖고자 열심을 냈지만 하나님은 그의 열심보다 그의 내려놓음을 원하셨다고 고백했다.

"미국교회에서 성만찬을 할 때 였다. 세례도 받지 않은 내가 주님의 보혈과 살을 받아 십자가를 바라볼 때 예수님이 나를 위해 돌아가셨다는 확신이 들었다. 한인교회 수련회에 가서 모두들 통성기도를 하는데 나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님을 만날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국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서 나의 죄가 가장 걸림돌이 되었고 나의 죄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사람을 미워하면 살인한 것이라는 성경구절이 떠올라 아이처럼 울며 회개 기도를 드렸다. 결국 나를 하나님 앞에 내보이고 그 분께 돌아가려고 몸부림 칠 때 하나님은 강한 성령의 임재로 나를 찾아오셨고 내 사역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게 되었다."

배 교수는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가 한국이 처한 현실과 북한이 처한 현실을 비교하며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며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민족통일을 주장하며 통일에 따른 유용함을 역설했다.

▲배교수는 한국과 북한이 화합으로 하나의 나라가 된다면 한민족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분단된 한국과 북한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젼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민족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남북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자살율과 최저의 출산율을 나타내며 살기 힘든 나라로 인식되어 가고 북한은 300만명이 기아로 죽음을 당할 정도로 황폐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통일의 새로운 나라를 꿈꿔야 한다. 우리 민족이 통일할 때 국력이 강해지고 경제와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북한의 개발을 위해 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노동력을 얻게 된다. 우리 민족의 단합은 문화적 성장을 가져올 것이며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현재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한국과 북한은 지금까지 4대 열강인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미국에 의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하나가 된다면 4대 강국의 중심에 서서 당당히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며, 통일의 한국에서 북한은 민족을 집어삼키는 존재가 아닌 국가 발전의 영양소가 될 것이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 먼저 해야할 일로는 남과 북은 어떤 관계이며 주변국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할 것을 꼽았다. 배 교수는 "이전 사고방식은 북한은 사나운 이리이며 양인 한국을 미국이 지켜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한국은 누가복음의 돌아온 탕자에 나오는 아버지와 함께 있으며 구원받은 형이고, 북한은 돌아오지 않은 탕자이고 미국은 함께 구원 받은 형제"라고 말하며 우리가 먼저 과감히 손을 내밀고 우리 스스로 마음을 열어 그들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 중 고슴도치 비유는 청중에게 북한이 처한 상황을 쉽게 이해시켜 주었다. "북한은 갑자기 다가가면 가시가 돋는 고슴도치와 같다. 고슴도치는 뒤집으려고 하면 더 가시를 세운고 굶어 죽을지언정 나오지 않는다. 고슴도치 같은 북한에게 양식이 없는 마른 땅에서 물에 뛰어들면 먹을수 있는 고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자유세계로 나와야 한다는 확신과 함께 세계 경제에 뛰어들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배 교수는 또 날카로운 창으로 한번에 고슴도치를 잡으려다 실패할 경우 고슴도치는 놀라서 더욱 강하게 가시를 세울 것 이라며 성경적 방법으로 다가서야 함을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통일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노력과 지방정부 차원의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재 북한의 최고 가치는 주체사상이다. 북한의 성군체제를 김일성이 만들었다. 북한은 성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쟁위기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평화체제를 확립하고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켜야 한다. 또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국과 북한의 지역 교류로 북한의 발전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아가야한다. 또 한국과 북한이 하나되어 민족의 아픔이 해소되고 세계 열강에 우뚝선 United Korea라는 새로운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기찬 교수는 1962년 대구에서 출생했고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사를 동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했다. 1980년대 말 한국사회연구소에서 국제관계 및 남북관계를 연구했고 1995년 일본 동경대에서 '동아시아 패권체제와 코리아'를 연구했다. 국회 외무통일위원회에서 정책을 다루었고 2000년 이후 해양수산부장관 자문관, 청와대 국정과제 담당팀장으로 일했다. 국회의장 정책비서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으로 동북아시대위원회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