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선인이가 저녁때가 되면서 열이 펄펄나고 아프기 시작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자고 일어나서도 하품을 계속하고 밥을 거부(?)하는걸 보니 체한 모양이다. 이리저리 누울자리만 찿다가 결국 침대위에 올라가서는 끙끙 소리내는 모습을 보니 요새 입덧때문에 밥을 규칙적으로 못챙겨 준것이 미안했다. 선인이 곁에 앉아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쩐지 선인이의 아픈 모습과 우리의 신앙이 아프거나 병들었을때의 모습이 비슷한것 같았다.

첫째 일단 아프니까 먹기를 거부한다. 과일이나 바나나를 준다고 하면 거의 거절한적이 없던 선인이가 먹기를 거부했다. 마찬가지로 신앙에 문제가 있으면 하나님의 말씀 먹는것을 거부한다. 그래서 목사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 누구의 권면도 듣지 않게 된다. 둘째로 아프니까 활동을 안하게 된다. 침대에 누워있거나 움직이지 않을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신앙이 병들면 교회에서 봉사하던 모든 것을 멈추게 된다. 완전히 멈추지는 않더라도 주님앞에 봉사하는 기쁨이 없어지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셋째로 아프니까 짜증을 내거나 자주 울게 된다.

마찬가지로 신앙이 건강하지 못하면 자꾸만 입에서 불평과 불만이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뽀뽀로 재롱으로 기쁨을 주던 선인이가 자기가 아프다보니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도 웃음도 사라지게 된 것처럼 신앙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안에 용서와 너그러운 마음은 사라져 자꾸만 비난하게 되고 우리 교회는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어떻고 이 사람은 이렇고 하는 불평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몸이 아플때와 신앙이 아플때 틀린 것이 딱 하나 있는것 같다. 선인이가 아프면 그동안 자기를 가장 많이 봐주고 먹여주고 입혀주었던(누굴까요? 당연히 엄마지요.) 나에게 딱 붙어서 다른 아무에게도 가지 않을려고 한다. 오로지 나한테만 있을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엄마가 피곤한 법. 그런데 우리는 신앙에 문제가 생기면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 절대로 가까이 갈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배도 안나오고 자꾸만 하나님으로 부터 멀어져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하나님 곁에 붙어 있으면 해열제도 주고 병원도 데려가고 빨리 병이 낫을 수 있을텐데…열을 식히기 위해 이마에 얹어준 물수건을 한채로 잠든 선인이를 보며 내 신앙과 하나님 아버지를 묵상 해본다.

앵커리지 제일한인침례교회 이경선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