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에서 선교사, 목사가 아닌 평신도들에 의해 세워진 첫번째 교회로 올해로 1백주년을 맞은 서울 종로구 안동교회(원로 유경재 목사, 담임 황영태 목사)가 사랑과 섬김으로 새로운 2세기를 시작한다.

안동교회는 1일 오후 3시 창립 1백주년 기념예배를 갖고 지난 1백년의 은혜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한편, 1백주년 기념사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황영태 담임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이날 예배는 이종성 박사(예장 통합 전 총회장·한국기독교학술원장)가 설교를 전했으며 소의수 목사(전 서울노회장·금성교회)의 축시에 이어 박한용 목사(경신학원 이사장·묘동교회 원로목사), 김순권 목사(전 총회장·경천교회), 손인웅 목사(한국목회자협의회장·덕수교회)의 축사가 이어졌다.

안동교회는 대한제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던 1909년, 박승봉, 유성준 등 민족의 선각자들이 김창제의 집에 모여 첫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됐다.

처음부터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양반 중심의 ‘한국인 교회’였던 안동교회의 초대 목사는 한국교회 최초로 안수를 받은 한국인 목사 7인 중 한 명인인 한석진 목사다. 이후 안동교회는 100년의 역사 속에 민족의 독립과 자주적 한국 기독교 수립을 위해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미래의 일꾼을 키우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던 안동교회는 1920년 여성 계몽을 위한 ‘여자 야학원’을 개설하고 1923년 ‘안국 유치원을 설립하는 등 민족의 앞날을 가늠할 수 없었던 시대 민족계몽과 신앙교육이라는 큰 사명을 감당해왔다.

‘밭 가는 자의 소망’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이종성 박사는 “지난 시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넘어지지 않고 소망의 씨를 뿌려왔다. 이는 하나님께 둔 소망이었다”며 “1백 년 전 뿌려진 씨가 자라나 오늘날 새로운 약속을 더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원로 유경재 목사(앞줄 맨 우측)와 담임 황영태 목사(뒷줄 맨 좌측) 및 내빈들이 1백주년 기념 예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안수술, 미얀마 선교문화센터 등 섬김으로 2세기 출발

1백주년을 맞이한 안동교회는 그동안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정신을 이어받아 이웃을 섬기며 사랑을 실천하는 사역으로 승화시켜나가고 있다.

개안수술 헌금은 창립 1백주년을 맞아 가장 먼저 시행한 사업으로 의미가 크다. 안동교회는 우선 100명의 시각장애인에게 빛을 찾아주자는 취지로 뜻을 모아 개안수술 헌금을 시작하였으며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 총 169 구좌 5,070 만원을 모아 실로암 안과병원 원장 김선태 목사에게 기증했다.

지난 해 12월 24일에는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시 아웅산 동에 아웅산 선교문화센터를 완공해 개관식을 가졌다. 선교문화센터는 도서관, 컴퓨터 교육, 의약품 지원, 직업교육, 지방 교역자 숙소 등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 안동교회는 교회의 한옥 별채 소허당을 새롭게 단장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한국 전통 가옥문화의 문화를 체험하고 전통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개방했다. 주중에는 문화강좌로, 토요일에는 무료 차 대접으로 개방되는 소허당은 단순히 이웃을 향한 쉼터의 기능만이 아니라 열린 선교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오는 9월 27일에는 헤르베르크 폰 포크 대본, 양기승 작곡의 교회 오페라 <구레네 시몬>을 초연할 계획이며 이는 한국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새로운 교회 음악과 찬양예배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안동교회는 기독교계 인사와 타 종교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정기행사 <명사 특강>과 타임캡슐 매립행사, 한국의 장묘 문화 선도를 위한 추모의 벽 설치, 창립 100주년 기념 화보집 발간 등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