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통령 인수팀에 들어간 한인 인사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대통령 보좌관 팀 중에서 경제정책자문팀장을 맡은 오드리 최씨입니다.

오드리 최씨는 하버드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일찍이 이십대 초반에 백악관 펠로우로 뽑혔습니다. 백악관 펠로우 제도는 20대 젊은 청년들에게 국가 기관에서 최고위층과 함께 국가 정책 수립 과정을 직접 참여하여 배우도록 제도입니다.

오드리 최씨는 백악관 펠로우 경험을 통해서 정책을 세운 후 재정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실행이 되지 않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다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한 후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하다가 이번에 인수팀에 들어간 것입니다.

미국이 건국될 당시 미합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문서”에 의해서 세워진 나라였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반짝이던 대부분의 국가는 한 영웅의 정복전쟁으로 통해서 이루어지거나 하나의 민족 공동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쌓은 전통 위에 세워진 나라들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미국은 수십 명의 정치 철학의 천재들이 그들의 구상을 집대성한 “문서”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독립선언문, 인권선언문, 헌법 등 아직 전통과 나라의 실체가 보지지 않을 때 이상과 비전을 구체화 시킨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로 “문서”에 의해서 전통이 쌓이고 시행착오 위에 역사를 남긴 나라입니다.

“문서”에 의해서 세워진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늘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국가의 헌법과 인권, 인류 보편의 가치 위에 세워진 미국 국가 건립 이념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한 젊은 세대가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의 전통을 간직한 사람들보다 미국의 본질을 훨씬 더 잘 이해합니다. 경험과 전통을 통해서 터득한 미국보다 “문서”에서 “학습”한 미국이 훨씬 더 진짜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가장 미국적일 때, 미국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질 때가 바로 “문서”를 통한 “학습”으로 미국을 배운 세대가 미국을 소유할 때입니다.

미국은 한 세대 정도의 기간을 지나면 근본적인 세대교체가 생깁니다. ‘그 동안 해오던 방식’을 고집하는 집단과 ‘그 동안 해오던 방식’을 전혀 모르면서 학교에서 책과 문서로 미국의 이상을 배워 온 집단 사이에서 세력 균형이 무너지고 문서로 학습한 집단으로 미국의 주도권이 넘어갑니다. 민권운동을 낳은 60년대 미국의 정치 격변이나 이번에 오바마를 당선시킨 정치 변화도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십대의 젊은 청년들이 국가 정책 수립의 책임을 지고 국가 운영에 쓰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전통과 경험보다 “문서”의 “학습”이 더욱 미국을 미국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문서의 종교입니다. 유대교와 이슬람, 심지어 가톨릭도 문서의 종교라고 불리지만 개신교와 실천 철학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유대교, 이슬람, 가톨릭에서는 성서라는 근본 문서보다도 더 중요한 전통이 지배합니다. 근본 문서보다 권위 있는 종교지도자의 해석이 더 많은 무게를 가집니다. 항의자라는 의미의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개신교는 수시로 전통을 의심하고 전통에 도전하면서 성경이라는 원전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성경이라는 원전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노력이 피어납니다. 한빛지구촌 교우들이 “문서의 학습”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힘과 능력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