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연세대 의료원 원목실,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등이 ‘자살에 대한 설교지침’을 발표했다.

7일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 출판기념 세미나에서 발표된 이 지침은 몇해 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지침과 같이 설교에서 자살을 언급하는 것으로 인한 모방자살을 막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열린 설교지침 선포식에서는 참석한 주요 목회자들이 이 지침을 담은 문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지침은 △자살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살의 방법이나 장소, 자살의 경위는 상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않는다 △자살을 고통해결의 방법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흥미 중심이나 흥미로운 예화로 사용하지 않는다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자살방지를 위해 언급해야 할 바람직한 내용들도 첨부했다.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의 사회적 심각성을 강조하고, 자살 현실과 징후를 소개하며, 우울증을 영적 문제가 아닌 정신보건 문제로 소개하고 치료를 권하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어려움이 있을 때 교회와 동역하는 상담소와 상담전화 등을 소개하고, 이를 주보에 기재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살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로 “자살은 사회적·심리적·환경적·개인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신앙 하나로 단정해 말하는 것은 자살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자살을 고통해결 방법으로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는 “자살자에 대한 동정심으로 자살을 어떤 문제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런 언급은 자살에 대한 현실성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교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거나 현 세태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자살을 자극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살 방법을 언급하는 것은 모방자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같은 의미에서 자살 장소나 경위 등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살자 유가족들에 대한 배려가 설교 중에 필요한데, ‘가족이 어떻게 했기에 죽기까지 했느냐’는 식의 말은 안 그래도 죄책감을 갖고 있는 남은 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또다른 우울증 환자와 자살 예비자를 양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회 내에서 자살자를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유가족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함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