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4대 대통령에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었다. 미 건국 232년 만에 첫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 당선자에게 워싱턴 교계 지도자들이 바라는 바를 들어보았다.

▲이원상 목사
"인종, 문화를 뛰어 넘어 하나됨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대변하는 나라가 되길"

이원상 목사(SEED선교회 국제대표,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동성결혼, 낙태에 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오바마의 당선에 대해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에게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9명의 대 법관 중 나이 70이 넘은 보수성향을 가진 이들이 진보 성향을 가진 이들로 바뀐다면 미국 헌법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있어 우려되는 바이다.

하지만 미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오바마가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더불어 민심이 그쪽으로 향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그의 당선을 통해 볼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은 첫째, 45년 전 "흑인 소년소녀와 백인 소년소녀가 팔짱을 끼고 형제자매가 되는 그 날이 오리라."라고 연설했던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한다.

둘째, 미국에는 빈부 격차가 심하다. 부시 정권이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내버려 두었던 시장경제가 현재 심각한 경제 문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바마가 시도하고자 하는 경제 정책은 자칫하면 공산주의로 나갈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잘 실행된다면 오히려 빈부 격차를 줄이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약자 편에서 약자를 돕는 정권을 통해 사회의 약자들이 혜택을 받는 나라를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약자의 고난을 이용해서 부당하게 이익을 얻는 일은 없어야겠다.

결론적으로 바라는 것은 오바마를 통해서 미국 사회를 하나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다. 약자나 강자나 흑인이나 백인이나 노인이나 젊은이나 모든 사람들이 하나되어 미국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나아가는 나라로,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하나님의 공의를 대변하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또한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한미 FTA 문제부터 북한 문제까지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 그래서 한미 간에 아름다운 동맹관계가 맺어지길 소망한다.

▲김택용 목사
"소수 민족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동성연애나 낙태 지지 문제는 마음에 걸린다"

김택용 목사(국제성경연구원 원장, 워싱턴신학교 총장,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대표)


몇몇 정치 명문가 출신들만이 아닌 서민 중에서, 특히 소수 민족 중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은 같은 소수민족으로서 상당히 고무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계도 대통령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우리 한인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인데, 새로움과 변화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고 이라크 전쟁 문제도 선하게 마무리 되어지길 바란다.

목사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연애, 낙태를 지지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도해야 함을 느낀다.

▲정인량 목사
"복음주의자들의 염려가 기우에 그칠 수 있도록 지혜롭게 통치를 하길 바란다"

정인량 목사(워싱턴 청소년 재단 이사장)


아프리칸 아메리칸으로서 처음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아시아인인 우리 한인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정책을 잘 펴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원한다.

복음주의자들이 염려하는 동성연애, 낙태 등의 문제들을 신앙적으로, 슬기롭게 잘 해결해 이러한 염려들이 기우에 그치길 원한다.

또한, 정인량 목사는 칼럼을 통해 “흑인 아버지, 아시아인 양부, 백인 어머니, 거기에 이슬람교가 지배적인 인도네시아의 생활, 미국이면서도 미국이 아닌 하와이에서의 어린 시절, 다양한 인종과 종교로 얽혀 있는 이복 형제들 가운데서도 명문 콜럼비아 대학을 거쳐 하바드의 로 스쿨을 졸업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입지전적인 인물이어서만이 아니다. 그의 배경이나 족보나 외양이나 전력을 문제삼지 않고 한 개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성숙한 미국 민주주의가 그를 포태하고 세상에서 내 놓은 축복 때문이라 할 수 있다.”며 미국민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구조 때문에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재억 목사
"불체자들에게 관용의 정치를 펼쳤으면 한다"

김재억 목사(도시빈민선교 굿스푼 선교회 대표)


이 땅에 흑인들이 목화나 사탕수수 재배에 이용되기 위해 강제 인신매매 당해 미국 땅에 왔던 슬픈 역사가 있었으며 소수만이 기득권을 누렸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통해 소수 민족도, 유색 인종도, 서민도 능력에 따라 이 나라를 섬길 수 있는 찬스가 주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이 땅이 하나님께서 주신 다인종, 다문화 배경의 많은 이들이 하나되어 좋은 전통과 법 아래에서 더욱 부강한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그래서 더욱 선교에 힘쓰고 세계를 섬기는 모습이 되길 바란다. 또한 빈민 불체자들이 숨통을 틀 수 있는, 그들의 체류 신분을 합법적으로 바꾸어 주는 등의 관용의 정치를 펼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