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금융 위기(Financial Crisis)에 직면하여 있다고 합니다. 경제에 별반 지식이 없는 저도 요즘 참 살기가 힘들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사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이나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더욱 그러하리라고 봅니다. 왜 이렇게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자고 하면 자기 전문 분야에 따라 다른 진단을 내릴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주식(柱式)시장과 환율(換率)의 불안정, 그리고 실물(實物)시장의 위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식(또는 증권)이란 본시 사업을 경영하는 이들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사업을 통한 이윤을 함께 공유하기 위하여 시작된 것으로 보다 많은 이들과 사업의 동반자로서의 그 책임을 공유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유익한 제도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주식 중에 건강한 우량 주식들을 선별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에서 뉴욕이나 다른 세계 여러 나라의 증권/주식 시장이 개설되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검증을 거친 주식들에 대해 어떤 특정한 사업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이들도 시장의 공공성을 신뢰하고 투자(投資)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증권이나 주식 시장의 기능은 대단히 건전한 투자를 위하여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주식/증권시장은 그와 같은 건전한 투자를 위한 장(場)이라는 본질에서 많이 벗어나서 사람들의 요행심을 자극하는 투기(投機)의 장으로 변질되어 버린 듯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사업에 대해 책임을 공유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형성된 주식시장의 본질은 잃어버리고 투자자들을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는 투기꾼으로 변질시켜 버린 셈입니다. 투기란 본래 한번에 뭉칫돈을 따기도 하지만, 한번에 온 재산을 날려 버리게 되는 아주 위험한 놀음인데,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바로 그런 투기꾼들의 시장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환율이라는 것도 본시 각 나라마다 다른 경제적 여건과 재정적 상황을 고려하여 국가 간의 공정한 화폐 교환을 위한 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세계 모든 나라간의 공평한 무역이나 경제 발전을 위해 매우 요긴한 잣대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환율은 그러한 나라간의 재정적 상황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조정하고 조율하기 위하여 시기적절하게 변동할 수 있는 나라간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환율이 불안정하게 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는 최근 나라간의 무역 등 경제적 교류가 불안정한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러한 화폐 교환으로 발생하는 차익을 얻으려는 욕심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달러 대비 원화의 비율이 높아지자 지역내 한인은행들에 의하면 한국으로 달러를 보내는 송금액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고국에 모자라는 달러를 보태주려는 갸륵한 나라사랑의 마음도 없지 않겠지만 그보다는 갑작스런 환율 인상으로 인한 차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화폐 교환의 기준이 되어온 환율이 건강한 나라간의 교역의 표준이라는 본질을 잃어버리고 환율의 등락(登落)에 따라 외화를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것은 또 다른 투기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실물(實物) 시장의 불안정도 위의 증권이나 환율이 불안정한 이유와 그리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실물 시장이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생산하는 생산자들과 그러한 물품들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만나서 쌍방간의 적절하게 합의된 가격을 주고받으므로 거래가 형성되는 즉, 수요와 공급이 만나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장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생산자가 평년보다 물품을 많이 생산을 하면 팔 수 있는 물품이 많은 대신 물품 가격을 그만큼 내려서 받고, 반대로 생산량이 적으면 그걸 감안한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하게 하므로 생산자나 소비자모두를 만족시켜주는 곳이 실물 시장입니다.

그러나 요즘 실물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적절한 거래가 이루어지기 보다는 중간 유통업자들에 의해 조정되고 있습니다. 실례로 세계에서 생산되는 기름(oil)의 판매 가격이 설정되는 것은 생산량과 소비량의 차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유통업자들에 의해 조정되기에 가격의 불안정이 초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적정한 협의 하에 만나게 하는 대신 독점매수나 매입, 사재기와 같은 투기들이 실물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도 역시 유통의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경제의 문제는 본질의 문제입니다. 본질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워싱톤감리교회라는 이름으로 신앙공동체를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교회도 교회로서의 본질을 잃게 되면 모두를 살리는 건강한 투자대신 모두를 죽이는 투기로 변하고 있는 요즘 시장의 모습처럼 변질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함께 신앙공동체를 이룬 여러분과 함께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주여, 교회로 교회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