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없는 반도체 회사, 6개월마다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 회사, 직원의 70%가 연구 개발직인 회사, 지난해(2007년) 포브스지가 엔비디아(Nvidia)를 [올해의 기업]으로 꼽은 이유입니다. 엔비디아는 컴퓨터나 게임기의 동영상을 구현해 주는 그래픽 칩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미국의 조사 분석기관 머큐리 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그래픽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무려62%에 이릅니다. 치열하기 이를데 없는 IT분야의 특성을 생각할 때 믿어지지 않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입니다. 지난 93년 이 회사가 창업될 당시에는 수십 개의 그래픽회사가 있었습니다. IBM, 도시바, NEC 같은 대기업도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정리 됐습니다. 엔비디아의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 때문입니다.

모든 분야는 경쟁을 기준으로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과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보다 경쟁 없는 블루오션분야를 찾을 수 있다면 보다 손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경쟁 없는 블루오션 개척이 아무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레드오션에서의 치열한 경쟁과정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블루오션 개척은 레드오션에서의 경쟁력 이상의 실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지난 4년간 4억 달러(4000억원)를 투입해 개발한 '지포스'(Ge force)' 그래픽 칩은 최첨단 제품으로 MS의 Xbox360, Sony의 Play Station3, 닌텐도 Wii등의 게임기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1993년 창업 당시부터 3차원 그래픽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는 인텔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평균 6개월마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스피드 경영으로 시장을 제패했습니다. 18개월마다 반도체 성능이 2배로 증가 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증명해온 인텔이나, 매년 메모리 반도체 저장 용량을 2배 높여온 삼성전자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은 "급격히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누구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며, 직접 제조라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좋은 파트너를 골라 아웃소싱 하는 것이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이 회사는 실제로 칩 설계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R&D만 하고, 실제 생산은 대만 TSMC 같은 회사에 과감하게 아웃소싱 합니다.

엔비디아는 1년에 10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 작년 매출이 41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4분의1을 신기술 개발에 쏟아 붓는 셈입니다. "예전에 한 달 걸리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1주일, 하루, 한 시간, 몇 초로 줄여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합니다. 대만 출신인 젠슨 황은 대만에서도 가장 유명한 기업인으로 통합니다. 10세 때 미국에 조기 유학 와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학교 수영 팀에서 활동했던 그는 스피드 경쟁이 생명인 수영의 체질이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스피드를 생명처럼 여기는 IT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매출대비 이익률이 20%에 달하는 고 수익률 유지의 비결에 대하여 "우리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상위50%의 중, 고가 시장을 겨냥합니다. 높은 수익률은 얼마나 빨리 기술 혁신을 이루어 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 올 수 있다면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기 힘듭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스피드가 둔화되면 어느새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게 됩니다.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스피드보다 더 빠른 스피드를 창출해 낼 수 있을 때 선두를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와의 경쟁에서 끊임없이 이기는 사람만 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