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끼는 자동차에 문제가 있어 닦고 고치고 있습니다. 어린 아들이 그 옆에서 놀다가 쥐고 있던 장난감으로 차에다가 뭐라고 씁니다. 아버지는 화가 나서 들고 있던 연장을 휘둘러 아이의 손을 향해 던집니다.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집니다. 놀란 아버지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 갑니다. 병원에서는 아이 손가락 네 개가 부러졌으며, 신경조직까지 파손되어 더 이상 자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아버지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이 병실로 돌아와 보니 아이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아버지에게 묻습니다. ‘아빠, 내 손 언제 나아?’ 아버지는 마음이 너무 아파 집으로 달려옵니다. 그리고 후회하며 차를 발로 찹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차에 낙서한 부분을 봅니다. 그곳에는 ‘I Love Dad’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빠 사랑해’. 이 글을 본 아버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 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어떤 생각, 느낌이 드십니까 ? 아마 많은 감정들이 교감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전 이 글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감정을 주체치 못한 작은 실수가 한 아이의 미래를, 아니 한 가정의 미래를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무엇이 그 아버지를 그렇게 화나게 했습니까 ? 언뜻 생각해 보면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 가정의 인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다니요. 상황은 다르지만 이런 일들이 참 주변에 많이 일어 나고 있습니다.

자기가 낳은 자녀를 내다 버리는 사람이 없나, 살기 힘들다고 두 자녀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는 사람이 없나, 다른 사람과 바람 난 아내를 찾아가 죽이고 돌아와 자식도 죽이는 사람이 없나, 참 이 시대가 어찌되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요즘 한참 세간의 화두는 탤런트였던 안재환씨의 자살 사건 입니다. 자살 사건이라는 것이 어디 없던 일은 아닙니다. 하루에도 알게 모르게 수십 건씩 우리 주변에 일어 나고 있습니다. 기독교 목사로서 왜 요즘 기독교인들이 자살을 하나 생각해 봅니다. 가슴 아픈 사연이야 어딘들 없겠습니까 ? 먼저는 그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성경 말씀에 보면 바울 선생님은 우리에게 세상에서 너희가 그리스도인임을 알게 하라고 말씀합니다(고전4).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비밀을 맡은 자로 세우셨으니 충성하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을 너무 한편으로만 해석해서 크리스찬들은 복음을 맡은 자들이니 무조건 복음을 전하는 일에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전부는 아닌듯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면서 세상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을 알게 하는 것이 입으로 전도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일들, 환경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행하는 것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는 말씀의 다른 역본들에는 ‘Faithful’이라고 ‘성실’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자신이 맡은 일이나 환경에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세상에 그리스도인으로 인정 받고, 복음의 비밀을 맡은 자로 살아가는 길은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데도 있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배우자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해야 합니다. 직장에서 하기 싫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맡은 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도 책임 있는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과 행동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일에 대하여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만일 내가 좀더 인생을 성실하게 산다고 하면 쉽게 자신의 생명을 끊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어려운 때를 살고, 겪고 계십니까 ? 그것이 신앙을 지키는 일에 너무 힘이 드십니까 ? 꼭 죄를 짖는 일이냐, 아니냐 ? 내게 유익이 있느냐, 없느냐?를 생각하시기 전에 자신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며 더 없이 내게 허락하신 모든 것에서 ‘성실함’을 통해 인정받고, 나에게 비밀을 맡겨 주실 정도로 사랑해 주신 그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사실 수 있게 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