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마시는 일회용 커피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네슬레(Nestle)입니다. 지난 3년간 EU지역 식품, 음료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2%에 불과 했지만, 같은 기간 네슬레는 매년 8%이상씩 성장했고 지난해(2007년)는 850억 달러(85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IT산업의 지난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를 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성장률은 연평균 약 2%에 불과 했고, 지난해 매출은 630억 달러(63조원)였습니다.

네슬레는 대표적인 성숙산업이면서 필수산업이며 동시에 가장 많은 경쟁자가 포진해 있는 식품, 음료 산업에 속해있습니다. 그럼에도 상식을 초월하는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최첨단 성장산업의 가장 상징적인 기업인 삼성전자를 규모와 성장속도에서 모두 앞선 것입니다. 또 다른 면에서 비교해 본다면 삼성전자의 모국인 한국은 4900만 명의 인구에 176개의 4년제 대학교를 가지고 있는 반면, 네슬레의 모국 스위스는 700만 인구에 4년제 대학교는 겨우 12개만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수준이지만, 스위스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를 넘습니다.

네슬레는 이미 140년 전(1868년)부터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실행하여 1930년대에 벌써 전 세계 오대양 육대주에 걸친 글로벌 네트웍을 구축했습니다. 1938년부터는 세계 각국에서 가장 유명한 식품 및 음료회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인수 전략은 2008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네슬레는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다른 어떤 다국적 기업에 비해서도 가장 다국적 화된 경영 인력을 확보해 왔습니다. 30만 명이 넘는 직원들 중에서 스위스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인력은 불과 3%에 불과합니다. 또 스위스 본사에 근무하는 1600명에 달하는 경영진의 국적을 모두 합하면 70개가 넘습니다. 네슬레의 마케팅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가 7500개라는 엄청난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 동기가 바로 Localization전략 때문입니다. 90%이상의 브랜드가 1개 혹은 2개의 국가에서만 사용되고 있고, 전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는 겨우 10여개에 불과합니다.

네슬레는 해외진출 전략을 크게 3단계로 추진합니다. 1단계로 해외시장에서 로컬 브랜드를 구축하고 이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가장 현지 화된 기업을 만듭니다. 2단계로 세계 각지의 해외 자회사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웍을 구축합니다. 3단계로 글로벌 네트웍이 가지는 규모의 경제, 브랜드와 정보력을 글로벌 차원에서 통합하고 활용하여 세계 어느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창출합니다.

140년 전에 작은 나라의 한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꿈과 안목과 스케일을 지녔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며 더 놀라운 것은 그것이 현실화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은 일차적으로 기업 스스로의 몫이며 능력이지만, 전적으로 기업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스위스가 네슬레, UBS, 크레디 스위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국민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행정 및 교육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위스가 산속에 갇혀있는 작은 나라였기 때문에 일찍이 밖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환경적으로는 산속에 갇혀있었으나 마음과 생각으로 세계를 품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국가기관을 경영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이미 전 세계를 경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명령은 땅 끝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의 목적지는 세계 땅 끝까지입니다. 땅 끝 정복은 Local지역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의 정복은 마음의 정복에서 출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