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빌리 그래함 센터 전시장에서 성화 미술전을 열고 있는 기독교 미술 작가 김동진 목사를 만났다. 기자는 인터뷰를 통해 김 목사 안에 있는 미술선교에 대한 비전과 열정을 엿볼수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김 목사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관객들이 한차례 지나간 뒤였던지 얼굴빛에 피곤함이 약간 묻어나 있었다. 식은땀을 닦아내리며 입을 연 김 목사는 방금전까지도 관객들에게 작품 설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지친 기색도 잠시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김 목사는 금새 활기를 되찾았다. 그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주제로 그린 ‘sacrifice’라는 작품을 가리키며 작업을 시작할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았다.

“처음 저 작품을 시작하려고 붓을 들었는데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머리속이 마치 백지장처럼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지요.”

김 목사는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밤낮으로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그림을 그릴때는 모든것이 잘됐었는데 하나님의 뜻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별의별 어려움을 다 겪게됐다는 그녀는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이 미술선교를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소명으로 생각하는 김 목사는 작품자체에 대한 예술적 평가보다는 작품이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만을 갖고 매순간 작업에 임한다고 밝혔다.

“18세기 모라비안(Moravian) 경건주의의 선구자 진젠 도르프 백작은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린 도메니코 페티(Domenico Feti)의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라는 작품을 통해 필생의 사역에 있어 상당히 주요한 자극을 받게 됐어요. 이후 그가 세운 모라비안교회는 당시 성공회 사제였던 존 웨슬리 신부의 감리교 창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김 목사는 작가들은 기껏해야 한 세기를 살다 사라졌지만 작품들은 오랫동안 남아 하나님의 전도와 회심의 도구로 사용되어져 왔다면서 오늘날에도 이와 같은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도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한 장의 그림을 그리더라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그린 예수님의 초상 ‘Jesus of rightousness’ 작품을 바라보며 일반에게는 아직까지 생소한 미술선교를 시작하면서 받았던 천대와 상처, 그 속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됐던 차별없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사랑때문에 오늘도 또 다시 일어나 붓을 잡는다고 열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