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아일랜드 지역 45%의 한인학생들이 집단 따돌림은 '왕따'를 경험했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이는 전국연구조사에서 학생들 30%가 따돌림을 경험했다는 통계에 비해 굉장히 높은 치수로, 한인사회에 우려가 되고 있다.

한미정신건강협회(회장 손해인)는 23일(월) 대동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인 대상으로 한 우울증 연구와 한미 청소년을 위한 왕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왕따 연구를 진행 중인 신진용 교수(Hofstra 대학 아동심리학)는 "왕따는 학교 폭력 중 가장 심한 형태의 폭력이다. 이에 학생들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껴 자살충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며 "한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혀 이야기가 되고 있지 않아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특히 청소년시기에 문화와 가족적 배경이 달라 '내가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형성되는 정체성 발달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인종차별적 경험은 정서 발달에 큰 영향력이 미친다"며 "왕따 연구에 있어 인종 차별과 문화적 차이 등 한인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이 100여명의 롱아일랜드지역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45%가 왕따를 경험했다고 언급했다. 이중 학생들은 왕따의 이유로 '내가 달라서 그렇다'에 40%가 응답했으며 2)내가 이민 온 나라 때문에(30%) 3)내 얼굴 색깔 때문에(26%) 4)성적을 잘 받아서(21%, 실제 응답자 대다수가 A,B 학점을 받고 있었다) 4)내가 키가 작아서(21%)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왕따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비율은 85%가 훨씬 높았다. 신 교수는 "집단이 개인을 왕따하는 경우가 많기에, 목격 비율이 높은 것 같다. 또한 왕따를 경험한 학생들 중 스스로 부인하는 경우도 있기에 수치 차이가 큰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목격 장소로 식당(61%), 복도(60%), 방과 후(57%), 체육관(44), 교실(42%), 버스(39%)를 꼽았다.

또한 학생 중 43%가 왕따를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는 뚱뚱해서(39%), 겁쟁이이기에(33%), 친구들을 잘 사귀지 못해서(28%), 달라서(26%), 키가 작아서(26%), 얼굴이 우습게 생겨서(23%) 등의 순으로 드러났다.

신진용 교수는 "왕따를 백인들이 하는 경우가 많으며, 롱아일랜드 지역은 백인들이 많은 지역이다"며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한인들이 롱아일랜드로 이주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왕따를 하는 치수가 높은 것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교수는 "설문지를 작성한 학생들 중에서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학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청소년 심리를 가르치며 살펴보니, 청소년기를 보내며 스스로가 '서바이벌'했다는 표현을 한다. 모든 청소년들에게 이 시기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시기인 것 같다. 조사가 완결되면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미 청소년 왕따 연구팀은 학내 한인 비율이 비교적 높은 베이사이드·플러싱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연구를 진행, 8월 말에 연구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우울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송근숙 교수(헌터 컬리지)는 "우울증 연구는 한인 이민자를 대상으로 이민생활 적응과 인종차별 경험이 한인의 불안 및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함이다"며 "한인들은 정신적 문제가 있어도 전문의를 잘 찾아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가더라도 치료를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송 교수는 "재작년에 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우울증을 연구를 한 바 있다"며 "많은 여성들이 우울증을 병으로 생각하기보다, '인생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며 참고 있어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철저히 비밀보장이 되니, 한인 중 연구에 참여하고 싶으면 연락을 주셨으면 한다"며 연구 참여를 당부했다. 두 연구 모두 각각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를 위해 뉴욕 아름다운 재단, 청소년사목연구회, Weill Corenell Medical College Clinical and Translational Science Center가 총 12,500불을 재정 후원했다.

한미정신겅강협회 손해인 회장은 "이 연구들은 헌터 칼리지와 Hofstra 대학 기관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연구를 허가 받았으며, 특별히 청소년사목연구소와는 왕따 연구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는 보고소로 발표되며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이며 추후 연구들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돼 이후 한인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를 미국 사회에 알리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문의:917-554-5347

▲한미정신건강협회는 지난 23일 대동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인성인을 위한 우울증 연구와 한인청소년을 위한 왕따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이번 연구를 후원한 뉴욕아름다운재단 강영주 상임이사, Weill Corenell Medical College의 Geraldine Amera와 Sheila Gutter, 우울증 연구를 맡은 송근숙 교수, 한미정신건강협회 손해인 회장, 우을증 연구 연구 조교 박예리, 우을증 연구팀의 연구원 조선희 박사, 한인청소년을 위한 왕따 연구 신진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