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꽃이 핀 복음의 씨

일본 동북쪽에 있는 니이가다껭(新潟縣)에는 사도(砂島)라는 작은 섬마을이 있다. 그곳은 바다경치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그 섬에 들어서면 마을 입구에 있는 작고 아담한 교회당이 제일 먼저 관광객을 반겨준다. 일본에서는 교회당 건물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대부분 그 교회당 앞에서 사진도 찍고, 교회당 주변을 둘러보곤 한다.

그 교회당은 매우 아름다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60여 년 전 복음의 불모지였던 그곳에 스물여섯 살의 아리따운 프랑스 여성이 선교사로 파송되어 그곳으로 왔다. 그녀는 낮에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였고, 밤이 되면 동리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영어를 가르쳐주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렇게 9년의 세월이 흘렀다. 26세의 젊고 아름답던 그녀는 어느새 35세의 노처녀가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만 9년 동안 열심히 전도했건만, 주일이 되면 10여명의 개구쟁이들만 왔다갈 뿐, 어른 신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마저 초등학교만 졸업하면서 부모를 따라서 고기잡이하러 나가야했고, 생활이 좀 나은 집의 아이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도회지로 떠나버렸다. 결국은 주일학교 학생마저도 점점 줄어서 세 명 밖에는 남지 않았다. 결국 그리하여 그녀는 선교사역을 포기하고 프랑스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녀의 선교활동은 그녀의 모습과 함께 섬마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그때 네 사람의 청년이 돈을 모아서 사도에 교회당을 건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20여 년 전에 그 선교사에게 배웠던 주일학교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도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자주 만나서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다가 고향땅에 그 여선교사를 기념하는 교회당을 세우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도에 아름다운 교회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 교회에는 현재 일본인 목사가 담임하고 있으며 50여명의 성도들이 모이고 있다. 그 여선교사는 실패한 줄로 알고 울면서 돌아갔지만 그녀가 뿌린 복음의 씨앗은 그렇게 훌륭하게 성장했던 것이다.

일본교회의 현황

한국은 교파별로 교단이 형성되어 있지만, 일본은 여러 교파가 모여서 하나의 교단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일본 기독교의 대표적인 교단으로는 닛키(日基)라는 일본기독교단(日本基督敎團)과 도우메이(同盟)라는 동맹기독교단(同盟基督敎團)이 있다. 그리고 이 두 교단 안에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루터교, 형제단, 할 것 없이 모든 교파가 전부 함께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중에서 닛기(日本基督敎團)는 비교적 진보성인 강한 교단으로 자유주의와 신신학자들도 가입되어 있으며, 반면에 도우메이(同盟基督敎團)는 대체로 보수주의 교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군소교단들이 있다.

일본의 신학교는 도우메이(同盟) 교단에서 운영하는 동경 그리스도교 신학대학교와 대학원이 있으며, 닛키(日基)교단에서 운영하는 동경신학대학교와 대학원이 있다. 그 외에 군소교단에서 운영하는 작은 신학교가 몇 군데 있기는 하나 신학생 수는 많지 않다.

일본의 기독교인 인구는 개신교와 천주교인을 모두 합쳐서 6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의 인구가 1억 2천만이 넘기 때문에 기독교인의 비율은 2천명 가운데 한사람 밖에는 안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일본인 2천명 중에서 1,999명은 모두 불신자인 셈이다.

일본의 교회당은 대체로 낮은 건물에 있기 때문에 교회당 건물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전국에 수 천 개의 교회당이 있다. 그리고 교세는 5명에서 30여명이 모이는 교회가 대부분이며 교회당 건물은 가정집을 수리하여 사용하는데, 주로 일층은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이층은 교역자 사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교회는 재정적으로 매우 약하기 때문에 담임목사가 늙어서 사역이 어려워지면 자연히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서 목회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신학교 학생들은 목회자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들이 없거나 후계자가 없는 목사는 후임자를 구해야만 하는데 재정관계로 후임자를 정하지 못하는 교회들이 많이 있다.

현재 통계에 의하면 70세가 넘은 목사님들이 담임하고 있는 교회가 천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목회 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10년 후에 그들이 유고되거나 은퇴하고 나면 천여교회는 모두 목회자가 없는 교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거기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대부분의 일본인 목사님들은 그 교회들을 앞으로 한국의 목사님들이 맡아서 목회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뜻있는 목사님들은 한국에 있는 젊은 목사들이 일본어를 배워서 앞으로 그 일본교회들을 섬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교사 후보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일본어는 우리말과 문법이 같고 비슷한 말이 많기 때문에 누구나 1,2년만 열심히 공부하면 일본어로 설교할 수 있다. 실제로 시애틀에 살던 장성환 목사님은 나와 함께 2년 동안 일본어 공부를 하였는데, 2007년 10월에 일본선교사로 파송되어 지금은 치바(千葉)에 있는 작은 일본인 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