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주간 방영된 서울 MBC TV의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의 첫 번째 편인 ‘엄마의 약속’의 주인공인 안소봉 님이 사랑하는 딸과 남편에게 쓴 편지를 소개합니다. 안소봉 님은 결혼 후 첫딸을 출산하고 하루 만에 위암 말기라고하면서 불과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병력과 같은 의사의 판정을 받게 됩니다. ‘엄마의 약속’은 그 후 그녀가 사랑하는 딸의 첫 돌 잔치만은 자기가 차려 주고 싶다고 하면서 투병 중에 보여준 딸에 대한 모성애와 남편에 대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딸의 돌을 며칠 앞두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오늘 소개하는 편지는 그녀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사랑하는 딸과 남편에게 쓴 편지입니다. 이 편지를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상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삶의 보배로운 가치요 빛나는 아름다움인지를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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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소윤아...
너를 낳고도 품에 한번 안아 보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여기 까지 왔구나. 널 안아도 보고 모유 수유도 하고 밤낮이 바뀌어 힘들더라도 네 곁에 있고 싶었는데....

어느 날, 우리 딸 소윤이랑 처음으로 같이 밤을 보낸 날
뱃속에 있을 때 불러 주었던 노래를 불러주었더니
스르륵 잠든 네 곁에서 엄만 얼마나 울었던지..
"하나님 저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우리 딸 곁에서 이렇게 얼마나 함께하고 싶었는데..
하나님, 어찌 저와 우리 딸에게 평범한 행복마저 빼앗아 버리는지..."하며 엄만 너무나 가슴이 아파 터질 것 만 같았어.
그래도 지금은 엄마 아빠 없이도 튼튼하게 씩씩하게 잘 자라 준 우리 딸 소윤이가 있어 엄만 너무나 행복하단다. 제법커서 "엄마~아빠~"하며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오히려 엄마보다 더 씩씩한 딸이구나.

처음엔 네가 커서 아픈 엄마를 보며 슬퍼할까봐
우리 딸이 모를 때 엄만 하늘나라로 가고 싶었단다.
그런데 이젠 아니야. 우리 소윤이가 처음으로 엄마 품에서 폭 안기며 잠이든 그날, 그 느낌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엄만 이젠 욕심이 나서 널 두고 가기 싫어졌어. 이젠 꿋꿋하게 나아서 우리 딸 곁에서 늘 지켜 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

우리 딸 소윤아~~
지금은 함께이진 못해도 조금만 더 노력해서 우리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자. 그때 까지 우리 딸 소윤이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야 해.
늘 사랑하고 늘 그리운 우리 딸 소윤아, 이 세상 누구보다 제일 행복해야 한다. 사랑한다. 우리 딸 소윤아~~

내 남편, 재문 씨에게
우리가 만나고 사랑하던 그 시간...
그땐 정말 당신을 만나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얼마나 행복하던지...
돈이 없어 늘상 걸어 다녀도
항상 라면에 김밥을 먹으며 여행을 다녀도
내 곁에 당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전부를 다 가진 듯 행복했어요.
자기도 나도 둘 다 이제껏 누리지 못한 행복을 한꺼번에 하나님이 주신 듯 행복했는데....

처음 진단받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당신이 두 눈에 가득한 눈물을 참아가며 "당신 암 이래 6개월 정도 시간이 남았데.."라고 말한 그 날 무서워하며 울부짖는 나를 껴안고 당신이 했던 그 말, "난 당신 없인 못살아 어찌하든 난 당신을 살리고 말꺼야 꼭 !"하며 소리쳐 울던 당신을 잊지 못하겠어요.

우리에게 온 시련이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일인지....
당신도 나도 서로 얼마나 무서웠는지...
당신과 우리 딸을 두고 나 혼자 어디론가 가야하다니
난 죽음이 뭔지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나 혼자 가야 하는 것이 얼마나 두렵던지.....

지금 이렇게 당신 곁에 있어요.
점점 당신이 아까워서라도 당신 두고 가기 싫어요.
나 없이 행복할 수 없는 당신이기에 난 꼭 당신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당신과 나 많이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당신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당신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을 텐데
늘 웃으며 내 곁에서 행복과 힘을 주는 당신...
너무너무 고마워요

우리 여기서 그만두기엔 당신이나 나나 행복을 더 누려야 하는 착한 사람이에요.
꼭 이겨내서 우리가 잠시 잃었던 행복, 우리 딸과 함께 꼭 찾아요.
고맙고 애처롭고 아까운 내 사랑 당신...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요.
건강하게 씩씩하게 늘 웃음 잃지 말고
내 곁에 있어줘요

착하고 착한 내 사랑 ..
정말 정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