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 중독은 전통적인 음주 습관이나 지역 사회 전체의 사회적 음주 습관의 영역을 넘어 음주하는 경우를 말한다. 알콜 중독은 한인들이 '정신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질병이기 때문에 초기, 중기, 말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알콜 중독자'가 보이는 행동 양태들은 말기 증세이므로 치료하는데 오래 걸린다. 초기, 중기 증상들을 알면 알콜 중독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필름이 끊기는 것'이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필름이 끊기는 경험이 잦아지게 되면 그것은 알콜 중독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필름 끊김이 잦아지게 되면 알콜성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나타나는 현상은 어느 순간 내성이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초, 중기에는 만족감에 이르기 위해서 마셔야 하는 술의 양이 늘어간다. 하지만 말기에는 그 양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난 괜찮아졌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만약 만족감에 이르는 술의 양이 계속 늘어야 한다면, 중독 말기 환자들에게는 수십 병의 술이 필요할 것이다.

알콜 중독은 질병이기 때문에 유전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사람마다 알콜이라는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생체 요소가 다르다. 각 개인마다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술을 막무가내로 권하는 것은 알콜 중독을 조장할 뿐이다.

알콜 중독의 또 다른 특징은 술을 마시면서 중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알콜 중독을 당뇨병과 같다고 말한다. 따라서 알콜 중독 치료에는 조절이 있을 뿐 완치는 없다. 질병의 치료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알콜중독 완치란 '술을 다시 마셔도 알콜중독의 염려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그런 의미의 알콜중독의 치료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이 가장 위험하다. 오히려 오랜 단주 후의 재발은 알콜중독자를 더욱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다. 술을 끊었다가도 다시 마시면 끊었던 시점에서 병은 진행된다. 중기에서 끊은 사람은 중기에서, 말기에서 끊은 사람은 말기에서 다시 중독에 따른 현상이 진행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