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3월 13일), 장기계획위원회가 처음 모임을 가지고는 5차 장기 계획(2009-2013)을 마련하기 위한 첫 삽을 떴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0년 간 네 번이나 5개년의 장기 계획을 마련하여 안정적인 목회를 도모해 왔습니다. 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하면서 서서히 형성된 우리 교회의 전통이 있습니다. 몇 가지만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우리의 꿈이 아니라 하나님의 꿈을 찾는다.
2. 교우들의 음성을 청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3. 정기적으로 교회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점검한다.
4. 목회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역자가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5. 우리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배우기를 힘쓴다.
6. 성령의 지속적인 인도하심에 예민하게 대응한다.
7.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중시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가 ‘자정능력의 부재’라고 지적되어 왔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여 잘못된 것을 고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하는 점을 더 발전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목회는 목회자의 신성불가침의 영역처럼 되어 있고, 모든 목회 계획은 목사에게서 나오며 아무도 그것에 대해 참견하지 못하도록 방어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교회 바깥에서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장기 계획은 자체적인 정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년에 한 번씩 교회의 모든 분야에 대해 자체적인 평가를 합니다. 이를 위해 설문 조사도 할 것이고, 인터뷰도 할 것입니다. 목회 활동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것입니다.

제가 2005년 7월에 부임했을 때, 이미 진행되고 있던 4차 장기 계획이 큰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만일 교우들이 새로 부임해 오는 목사에게 뭔가 새로운 일을 추진해 주기를 기대했다면, 저는 그로 인해 무척 힘들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할 일은 이미 진행되고 있던 목회 계획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임원들과 함께 지난 한 해의 목회를 평가하고, 아직 이루지 못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담임목사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큰 이유가 장기 계획에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긴 여정이 35명의 위원들에게 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장기계획위원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교우들 모두가 이 일에 동참해 주셔야 합니다. 먼저 기도로 동참해 주시고, 앞으로 진행되는 설문 조사와 인터뷰에도 적극 응해 주시며, 또한 건의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와싱톤한인교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이 알알이 열매 맺게 되기를 손 모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