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단어가 있었다면 ‘번제’ 일 것입니다. 번제를 드리자는 타이틀과 함께 시작된 사순절 새벽 예배가 중반기를 넘어서던 지난 주, 많은 성도님들이 감기로 고생하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 역시 감기 몸살이 강타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주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번제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번제를 드리는 사람은 번제물 위에 안수합니다. 유대학자들에 의하면 “ 그는 양 손을모두 있는 힘을 다해 그 짐승의 뿔 사이에 놓아야 한다.” 는 것이며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 대한 모든 권한과 유익을 짐승에게 이양하는 것이요, 그렇게 안수함으로써 실제로 자기의 모든 권한을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복종시킨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은 죽어 마땅한 자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가 용서 받아 하나님께 열납되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온전히 십자가 위에서 불사르는 향기로운 번제물이 되셨습니다. (엡 5:2) 때문에 우리가 번제를 드린다는 의미는 번제물이신 예수님께 우리의 모든 권한과 유익을 이양시킨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힘과 권리는 오직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복종시키겠다는 결단을 의미합니다. 또한 우리가 죽어 마땅한 자임을 인정하기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동물의 피를 제단에 뿌립니다. 비로소 속죄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즉 번제를 드리는 사람은 예수님의 대속의 피가 나의 양심에 뿌려짐을 믿기에 정결함을 입으며 하나님께 받아들여진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 확신가운데 우리는 평강을 회복합니다. 이어서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뜨며, 그 모든 각과 머리와 기름, 내장까지 몸 전체를 불사릅니다. 불태우기 전에 내장과 정강이를 물로 깨끗이 씻습니다. 가죽은 좌와 허물로 얼룩진 겉사람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각을 뜬다는 것은 뼈마디를 중심으로 하여 희생제물을 6조각으로 자르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물로 씻음은 제물이 더욱 정결케 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하여 정결케 된 희생제물이 남김없이 불에 타는 것이 번제입니다. 즉 번제는 정결케 된 그리스도인이 마음과 뜻과 정성과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며 헌신하는 완전하고 철저한 자기헌신의 삶을 상징합니다.

번제의 연기는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물을 드린 자와 화해하셨고, 은총을 내려주셨습니다. 정결케 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의 명령에 생명을 다하여 전적으로 복종하는 행위, 그 자체가 하나님을 매우 기쁘시게 합니다. 그래서 시편 20편 약속처럼, 번제를 받으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기도와 간구에 응답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순절입니다. 가장 완전한 번제물이 되셨던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우리도 번제를 드리자고 결단하며 40일간의 전 교인 새벽 예배를 작정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번제는 쉽지않음을 깨닫습니다. 중간에 일기도 불순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 크게 유행되는 감기는 많은 성도님들을 힘들게 합니다. 저 또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떤 날은 강대상에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통렬한 아픔 가운데 번제물이 되신 주님의 수난을 생각하며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새벽을 기다립니다.

혹자는 이렇게 질문할지 모르겠습니다. 왜 고기를 아깝게 불태워 버리는가? 가난한 사람들을 나누어줄 수도 있고 음식으로 먹으면 좋은데... 그렇지만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셨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헌신이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안 될지도 모릅니다. 꼭 그렇게 기를 쓰고 새벽 예배를 나가야 하는가? 그 몸으로 새벽마다 나아가 기어히 설교를 해야 하는가?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헌신을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이 그 헌신 위에 가득히 부어질 것입니다. 이 성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