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들어 기독교 내에 자조 섞인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그래도 한국과 미국에서 모델이 된다고 하는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들의 자책적인 고백들일 것입니다.

이분들은 하나 같이 평생을 공들여 오며 일궈온 사역들이 과연 잘 한 것이었는가?라는 물음에 ‘Yes’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분들의 고백은 수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교육과정을 통해 많은 성도들을 가르쳤고 그들에게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대형화 되어졌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교회로 알려졌으며, 세계의 모든 교회의 모델이 되는 교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외형적인 효과들 때문에 내면의 문제에 대해 더 심각하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이 이분들로 하여금 자신이 그 동안 감당해온 사역을 안타깝게 만들었을까?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평생을 목회하며 주님을 따라가겠노라 고백한 저 같은 작은 목자에게 새로운 목자로서의 철학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게 했습니다.

무엇이 이 목사님들의 그간 목회 철학을 흔들어 놓았을까요? 요즘 한국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대표기독교 기업인 이랜드 박성수 장로의 노사와의 갈등, 대통령 당선인이 된 모 교회 이명박 장로님의 인정받지 못한 도덕적인 사건들, 이외에도 어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기독교 명사들의 탈선들, 한국에 굵직한 문제 속에는 언제나 기독교인이 끼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는 곧 드러나는 문제 만큼이나 그의 신앙과 그들을 양육한 교회가 욕을 받는 것이 ‘인지상정’인지 모르겠습니다. 거기까지면 다행이겠습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일들로 기독교인들이 모두 매도되고 심지어는 우리 주님의 이름까지 부끄러움을 당하는 상황이 되어 버리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기독교의 가장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분들의 자조 섞인 고백이 안 나온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그 동안 제가 생각한 잘못된 교회의 모습,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우리의 모습을 짚어보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 교회에 교육이 없고, 복음이 초대 교회 때 만큼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동안 우리는 철저하게 하나님 일과 교회 일을 이분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거룩한 것인데 세상 일은 다 거룩치 못한 일로 치부해왔습니다. 이런 마음을 속히 바꾸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종’은 교회 안의 호칭이나 위치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나타나야 할 영향력임을 간과한 것입니다.

뿐 아니라 본을 보이는 기독교인을 찾아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제자 훈련이다, 청지기 훈련이다 수 많은 훈련을 통해 전도꾼, 기도꾼, 봉사꾼, 찬양꾼 등은 키워냈지만 진정한 예수꾼, 즉 주님처럼 어디든, 누굴 위해서든 ‘밀알’ 되어 희생하려는 ‘예수꾼’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꾼은 가르침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본을 보여 줌으로 완성 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제자들을 직접 데리고 다니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 존경 받는 목사님들의 ‘자기 고백’은 아주 잘 하신 행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또 한가지는 목사로서 갖는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요즘 교회 안에는 선생만 있고 아비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니 ‘가르치는 사람(leader)’만 만들어 내고, ‘배우는 사람, 따르는 사람(follower)’은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사이기에 더욱 이 부분에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분이 대화 중에 제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목사님도 가르치는 병에 걸리셨군요’ 이 말은 곧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이나 교육 잘 받았다는 성도들이 대부분 따르는 것 보다 가르치려고 하는 모습에 온 말일 것입니다.

진정 세상이 복음으로 변화되려면 가르침이 아니라 옆에 있기만 해도 가슴 따듯한, 아니 따라가고 싶은 ‘어미’나 ‘아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아마도 이런 모습들이 먼저 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잘 가르치면, 사람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모든 교회가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갖어야 성장하고, 훈련 잘 된 성도를 키워낸다고 생각하게 했는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 교회 모습은 어떤지 살펴봐야 겠습니다. 잘 가르치고, 세상도 인정할 시스템을 갖으려고 하는 것인지 ? 아니면 정말 한 영혼, 영혼이 바른 신앙 안에 살아가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나타내게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이런 일들이 교회 속 모든 곳에서 실제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다듬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훈련만 잘된 성도, 훈련만 잘 시킨 교회 때문에 우리 예수님이 부끄러우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