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의 해가 밝았다. 본지는 한 해를 시작하며 한인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중심으로 본지 편집고문 목회자들과 신년 인터뷰를 갖고 한인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번 순서는 이원상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씨드선교회 대표)이다.

평양 대부흥운동 1백주년에 대한 워싱턴지역 이민 교회가 걸어왔던 길에 대한 평가는?

1907년 평양 대 부흥운동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정말 오래 기억할 만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평양 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한다고 할 때,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심지어 비신자라도 그것의 중요성과 재부흥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대회나 연합집회와 같은 것들이 많이 열린 것에 비해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그 때와 현재는 100년이라는 차이가 있고, 실제로 경험했던 분의 간증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6.25와도 같은 민족적인 대 사건이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 평양 대부흥운동에 있었던 사실을 어떤 영상으로나 영화와 같은 작품으로 만들어 보여주고, 접하게 하고 느끼게 했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에세이라던가 사진을 포함한 매체를 통해 기독교계가 인정할 만한 작품이 만들어져 널리 전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민 교회들안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재정 문제,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 영주권 장사 등)에 대해 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자세는?

기독교의 신뢰 회복이라는 것은, 가장 근원적인 기독교 윤리의 출발점입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장 16절을 통해 말씀하신 것 처럼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빛과 같은 존재로서 살아가야 할 것이며 그 주님의 명령이 계속 우리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한인 교회 뿐 아니라 미 주류 교회에서도 그런 중심되는 대형 교회 목사님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사직하게 되고, 불륜관계를 일으켰던 것 처럼, 이런 일 들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울 수록 이 문제는 우리가 조심해야 할 내용입니다. 특히 우리 성직자들이 이런 일을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이 겸손히 깊이 반성하고 자기를 살피는 기회로 삼으면 그것이 앞으로 큰 축복의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프간 사태와 관련하여 앞으로 한인교회가 지향해야 할 선교패러다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났던 사건은 특수한 사건이고 환경이지만, 복음을 전할 때 핍박과 박해, 순교가 따른 다는 것은 이미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사도 요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다 순교의 길을 갔고, 바울 사도도 로마에서 순교를 당했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과학적, 사회학적 정보나 지식, 문화를 전적으로 무시하고 선교에 대한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서 무작정 나간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정보와 기술과 모든 것을 동원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선교를 위해서 세계의 여러 선교 기관과 단체들과 연합해서 정보를 함께 나누고,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가 나갈 때 뱀과 같이 지혜로우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상당히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이것이 이 시대에 주는 메세지가 있다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정보와 지식과 모든 것들을 동원해서 지혜롭고 효과적인 선교를 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 교회가 선교를 할 때 무조건 많은 사람들을 파송하려고 하는 의욕적인 목표 때문에 훈련이 없이, 그리고 연구 없이, 무작정 사람을 보내는 과오를 범치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대선에 있어 장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한국교회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창당이 거론되고 있는 기독교정당과 관련해 교회와 정치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가야 할 것인가?

교회가 지난 과거에 구교/신교로 분리되기 이전에 있었던 직접적인 관계로 인해 교권, 교회가 타락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중세시대에는 교회가 너무 정권에 밀착되어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죠. 제 생각은 교회가 정치에 직접적으로 가담해서 행동을 하기 보다는 교회에서 훌륭한 인격과 지식과 자격을 갖춘 정치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하면 그것이 결국은 교회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교회로서의 올바른 역할이지요.

동시에 교회는 교인들로 하여금 개인 개인이 정치에 참여하되 바른 이성과 윤리 판단에 의해서 바르게 정치에 동참하게끔 교회가 교인들을 훈련시키고 격려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실은 간접적인 것 같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영향력 있는 교회로서의 사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날 사회와 공교육을 바라보면 기독교적 가치관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교회내 자녀교육이 더욱 중요한데, 교회는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해야 할까.

지금 까지 한국 이민 교회의 정황을 살펴볼 때, 교회들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을 판단해 바른 기독교적 가치관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가시화 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이민 교회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 남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교인 한 사람이라도 늘어나 교회가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교회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까' 그것이 중심 과제였지요.

그런데 이제는 '건전한 교회', '영향력 있는 교회', '참 사회를 변화시키는 교회'라는 방향으로 목표를 바르게 설정한다면, 한인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1.5세 2세와 같은 우리의 자녀들에게 '기독교적 가치관 및 기독교적 세계관'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어느 개 교회 하나가 감당하는 것 보다는 교회들이 서로 힘을 합해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것들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