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16대 대통령 후보였다가 이번에 이명박지지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 정권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이경숙 숙대 총장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들이 모두 소망교회 교인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에 갑자가 소망교회 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 장로가 대통령이 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을 집결하는데 큰 공헌을 한 뉴라이트 그룹을 이끌어 왔던 김진홍 목사까지 역할을 더해서 한국 권력의 중심에서 회장, 총장, 대표라는 호칭과 함께 장로, 권사, 목사의 직분이 세상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상 정치 세력의 시선을 끄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은 이미 충현교회 김영삼 장로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도 아주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정계와 군에 많은 종교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대형교회와 서울 부촌에 있는 "부자 교회"를 향해서 정치화되고 권력화 된다고 쉽게 비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보수적인 색깔을 가진 기독교인들보다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정치권력과 연결되는 사례도 무시하지 못하게 많습니다. 역대 정권 중에서 가장 기독교에 비판적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에서 통일부 장관이나 대통령의 권력이 실린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 중에 기독교 성직자들이 여럿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어떤 사회든지 부촌에 위치해서 사회 지도층 인사가 많이 다니는 교회가 정치권력에 끼치는 영향보다 빈민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가 훨씬 더 정치 참여의 폭이 깊고 영향력도 깊어집니다.

우파, 좌파, 보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기독교와 교회가 정치권력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교회가 정치권력과 애써서 분리되려 한다면 의롭지 못하고 불의한 일이 되기 쉽습니다.

한국의 민주제도가 그렇듯이 한국 교회도 이제 한번 세대교체를 했을 만큼 역사가 짧습니다. 한국 교회도 의롭고 거룩하게 정치권력을 상대하고 다루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야 합니다.

국가 정책에는 가장 강력한 목소리가 되며 정파 정치에서는 벼랑 끝으로 피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할 일과 세상 권세가 할 일을 잘 분별해야 합니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권력에 맡기거나 권력이 할 일을 교회가 맡아서는 안 됩니다. 성도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과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버무려도 안 됩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충성이 최우선이지만 정치 권력자의 상전인 국민 전체를 향한 충성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비 기독교인이 훨씬 더 많은 국민들의 선택으로 하나님의 사람에게 권력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습니다. 경계가 항상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탐욕이 추진력이 되는 사업의 현장에서 성공과 존경을 함께 얻은 당선자가 모호한 경계를 분별하는 많은 훈련이 되었을 것입니다. 신문 지상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새로 당선된 장로님이 기업의 머리로, 서울시의 수장으로 일을 할 때 신앙과 세속의 모호한 경계에서 많은 고민과 함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많이 얻었기를 바랍니다.

대통령의 임기를 마치고 한 사람의 성도로서 들려주는 간증이 기대됩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