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던 17대 대통령 선가가 끝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요지부동의 지지도에 대해 평가도 다양했습니다. 국민이 노망들었다고 말한 사람도 있고, 그것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의 표시라고 해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흠도 많고 티도 많은 후보가 절대 다수의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를 상대하여 싸웠던 후보들도 일단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 자에게 덕담을 던졌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걱정이 참 많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장로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없습니다. 한국 기독교 인들은 역사상 세 번째 장로 대통령(이승만과 김영삼 대통령도 장로였습니다)을 맞았습니다. 많은 교계 지도자들이 이 사실에 대해 기뻐하고 축하하는 분위기입니다만, 저는 오히려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얼마나 가슴을 졸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일 거수 일 투족이 “장로라는 사람이 뭐 저래? 그렇게 믿음이 좋다면서 뭐 저래?”라는 식으로 평가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선거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회는 그로 인해 욕을 넘치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저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정을 해 주기를 기도하렵니다. 5년 동안의 그의 치적이 선거 기간 동안 국민에게 준 실망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러기 위해 전심을 다해 국민을 섬겨 주기 바랍니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종교 행위는 철저히 사적인 공간 안에서만 행하기를 청합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종교적인 발언을 일체 삼가기를 바랍니다. 아무 말씀 하지 않아도 전 국민은 그를 기독교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발, 기독교인으로서의 차별성이 그의 말이나 종교 행위가 아니라 그의 치적을 통해 증명되기를 기도합니다.

성공 신화를 이룬 기독교인들의 의식 속에는 하나님이 ‘성공을 가능 하게 하는 능력’으로만 인식되어 있는 듯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성공하게도 하시지만, 또한 바르고 의롭게 살게도 하십니다. 아니, 바르고 의롭 게 살아 성공하기를 기대하십니다. 아니, 바르고 의롭게 사는 일에 성공 하기를 기대하십니다. 대통령 당선자께서 이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되, 이번에는 바르고 의로운 모습도 함께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바르고 의롭게 처신하는 일에 일관 되게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5년 후에는 ‘명박스럽다’는 신조 어가 생겨 ‘놈현스럽다’는 말의 반대말로 사용되기를 기대합니다. ‘놈현스럽다’는 말은 ‘많은 기대를 했는데 실망스럽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말은, ‘실망을 하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너는 어떤데? 너는 그렇게 살고 있는데?”라는 질문이 제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그렇지요. 제가 지금 다른 사람 걱정할 때가 아니지요. 바르고 의롭게 사는 일에 저도 성공하도록, 머리 숙여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