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아니 행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두들 저에게 '행복song'을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Happy Birthday to you..." 제가 이제 5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른들 앞에서 죄송한 말씀이 되겠습니다만 이제 저도 인생을 살만큼 산 거죠, 인생의 맛을 제법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목회자들 모임에 가도 윗분들보다는 젊은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지난주일 집에 돌아와 조용히 책상에 앉아 제 남은 목회 기간을 새삼 계산해보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목회를 한 연한보다 남은 연한이 훨씬 짧았습니다. 이렇게 계산이 되자 마음이 많이 바빠짐을 느낍니다. 인생을 산을 넘은 것으로 비유한다면 이제 저는 고개를 막 넘어 본격적인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산을 오를 때보다는 내려갈 때가 더 빨리 가는 법이니 아마 저도 이제 속도감을 절실히 느끼며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저는 기도했습니다. "주님, 남은 기회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남은 인생의 길을 가는 동안 머뭇거리다 시간 낭비하지 않게 하옵시고, 한 눈을 팔지도 않게 하옵소서. 주어진 기회마다 절대로 놓치지 않게 하옵소서! 남은 시간을 극대화해서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렇게 기도하고 여러분들을 생각하니 성도님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보석처럼 제 마음에 소중하게 간직됩니다. 그리고 생일잔치를 멋지게 차려 온 교우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해주셔서 저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 장로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면 지난주에 못다 한 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난 후 저는 예배실 문 밖에 서서 나오시는 한 분 한 분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저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시간입니다. 기쁜 얼굴로 예배실을 나오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큰 은혜를 받습니다. 저는 이 때 한 주간을 기쁨으로 살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시간이 지나면 한 가지 이상한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우리 교회에 왔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즈음 느끼지 시작한 것인데요. 주일예배 후에 인사를 마치고 나면 볼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여러분과 인사를 하며 계속 웃다보니 그만 얼굴이 굳어진 것입니다.

사실 처음 왔을 때는 인사가 금방 끝나서 괜찮았는데 요즈음은 인사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 웃는 시간이 길어진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볼을 쓰다듬으며 '주님, 감사합니다!'를 연발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내년에는 인사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져서 혹시 볼에 지나면 어떻게 하지? 그래도 좋으니 매 주일 인사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으면 좋겠다..." 인사가 끝나면 저는 즉시 옷을 갈아입고 친교실로 가서 새가족 안내 위원들이 잘 준비하여 놓으신 새가족 테이블에 앉습니다. 그 날 새로오신 분들과 함께 식사하며 간단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때 제 마음은 마치 선을 보러 나간 사람처럼 두근두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좋습니다. 매 주일 모두 마음에 꼭 드는 분들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주셨으니 여북 잘 알아서 보내셨으리라구요.

혹시 때론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철저하게 아시는 분이시니까 우리에게 딱 맞는 분들을 보내셨음에 틀림이 없다고요. 이렇게 믿고 보니 모든 분들이 너무 반갑습니다. 그래서 새가족이 없는 날은 제가 시무룩해지는가 봅니다. 저의 주일 이야기를 다음주에 계속 드리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있는 여러분이 계셔서 저는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