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결혼과 성에 관한 견해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핀란드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파이비 라이사넨(Päivi Räsänen) 국회의원이 논란 끝에 영국 입국 비자를 승인받았다. 그러나 승인이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표현·종교의 자유 관련 행사 연설을 불과 45분 앞두고 내려지면서 현장 참석은 결국 무산됐다.
앞서 라이사넨은 영국 전자여행허가(ETA)를 발급받았다가 돌연 취소되면서 영국 입국이 제한됐다. 당시 그는 성경적 결혼관과 성 윤리를 평화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받은 핀란드의 유죄 판결이 영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며 이를 표현과 종교의 자유 문제로 제기한 바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가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라이사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북아일랜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기로 한 시각을 불과 45분 앞둔 금요일 오후 6시45분께 영국 비자 신청이 승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영국으로 이동해 행사장에 참석하기에는 늦은 시간이어서, 라이사넨은 예정대로 오후 7시30분 온라인을 통해 연설해야 했다.
이번 비자 승인은 라이사넨이 샤바나 마흐무드(Shabana Mahmood) 영국 내무장관에게 직접 개입을 요청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라이사넨은 지난 6월 영국 ETA를 승인받았지만 7월 들어 허가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영국 내무부는 당시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라이사넨은 정식 방문 비자를 새로 신청하고, 북아일랜드에서 예정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신청을 신속하게 검토해 달라는 서한을 마흐무드 장관에게 직접 보냈다.
그는 당시 “유럽의 동맹국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치인인 나의 영국 입국을 막았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영국 정부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라이사넨은 영국의 입국 제한이 자신이 핀란드에서 전통적인 기독교의 결혼관과 성 윤리를 담은 소책자를 발행한 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부당한 유죄 판결이 현재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 중임에도 영국은 아마도 이를 근거로 나의 여행 허가를 거부했을 것”이라며 “이 검열을 되돌릴 시간은 아직 있다”고 내무장관의 개입을 촉구했다.
라이사넨을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ADF 인터내셔널(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라이사넨은 비자 신청 당시 처리에 약 3주가 걸릴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승인은 신청 후 4주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특히 그의 비자 신청서에는 참석해야 할 행사의 날짜와 예정 항공편 정보까지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 승인 이후 라이사넨은 “마침내 비자가 도착한 것에 대해 영국 당국과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물론 이번 주 콘퍼런스에는 너무 늦었지만, 이제 영국에서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 핀란드 내무장관인 라이사넨은 결혼과 성에 관한 기독교적 견해를 담은 소책자와 관련한 형사 재판에서 두 차례 하급심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 3월 핀란드 대법원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소책자 발행에 함께 관여한 루터교 주교 유하나 포횰라(Juhana Pohjola)와 핀란드 루터재단(Luther Foundation Finland)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라이사넨을 포함한 세 당사자는 현재 해당 사건을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한 상태다.
이번 비자 승인은 라이사넨의 영국 입국 자체는 결국 허용됐다는 점에서 앞선 결정이 사실상 뒤집힌 셈이지만, 당초 예정된 행사에 참석할 수 없을 정도로 늦게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경적 결혼관과 성 윤리에 관한 표현을 둘러싸고 핀란드에서 시작된 법적 논쟁이 영국의 출입국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유럽에서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