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포츠계에서 여성 종목 참가 자격을 자기 성별 인식(self-identification)이 아닌 생물학적 성(biological sex)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규정을 정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가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웨일스축구협회(Football Association of Wales·FAW)와 왕립요트협회(Royal Yachting Association·RYA)는 선수들의 경기 참가 자격을 생물학적 성에 따라 구분하도록 정책을 수정했다.

이번 정책 변경은 지난해 영국 대법원이 2010년 평등법(Equality Act 2010)상 ‘남성’과 ‘여성’의 의미를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결한 이후 스포츠계에서도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법률 옹호 단체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Alliance Defending Freedom·ADF)은 10개 스포츠 단체에 서한을 보내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종목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이 현행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일스축구협회와 왕립요트협회는 이후 정책 개정을 확인했으며, 나머지 단체들도 관련 규정을 검토하거나 개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ADF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두 단체의 조치는 개별 종목 차원의 변화라기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여성 스포츠의 참가 기준을 생물학적 성에 맞춰 정비하려는 영국 스포츠계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ADF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지난해 영국 대법원이 여성 권리단체 ‘포 위민 스코틀랜드(For Women Scotland)’가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내린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2010년 평등법에서 사용되는 ‘남성’과 ‘여성’, ‘성(sex)’의 의미를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DF 인터내셔널 런던사무소의 법률·정책 담당인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e)는 “법적으로 성(sex)의 정의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영국과 다른 지역에서 남성이 여성 부문에 진입하도록 허용할 경우 여성과 소녀들의 기회가 침해되고 이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봐왔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영국 최고 법원이 모두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개정된 평등인권위원회(Equalities and Human Rights Commission·EHRC) 지침도 단일 성별 공간과 서비스, 스포츠 부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스포츠 단체들은 정책이 이념이 아닌 생물학을 반영하도록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크는 아직 관련 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스포츠 단체들이 “상당한 법적 책임”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정책 변경에 대해 전 올림픽 수영 선수이자 현 보수당 상원의원인 섀런 데이비스(Sharron Davies)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데이비스는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을 환영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여성과 소녀들이 유해한 상황에 노출되고 불공정한 경기 환경에 놓이는 한 계속 손해를 보거나 아예 참가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과 대법원 판결, EHRC 실무 규범(Code of Practice)은 매우 명확하다”며 “행동하지 않는 데 대한 변명이나 여성을 보호하고 법을 준수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모호한 정책에 대한 변명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