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지 5년이 되는 가운데, 현지 기독교인들이 종교적 박해와 감시, 법적 처벌의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생존 자체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린디스판 기독교 박해 연구센터(Lindisfarne Centre for the Study of Christian Persecution)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기독교 공동체 완전 말살 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탈레반의 법체계와 기독교인에 대한 처우를 분석하고, 반인도적 범죄와 잠재적 집단학살의 위험을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는 약 1만~1만 2천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대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토착 기독교 공동체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특히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배교자로 간주될 수 있어 극심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린디스판 센터는 탈레반의 법률이 기독교인에 대한 처벌과 차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이유로 체포·구금되고 심문을 받았으며, 구타와 전기 충격, 독방 감금, 성폭력, 모의 처형 등의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보고서에 담겼다.

특히 보고서는 탈레반이 기독교인들의 신원과 네트워크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셜미디어와 휴대전화에 대한 감시가 기독교인들의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상당수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의 생사가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자다와 고위 지도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며 "탈레반이 기독교인을 보호하기보다 배교를 이유로 한 박해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린디스판 센터의 마틴 파슨스 박사는 과거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탈레반이 성경을 소유하고 이슬람 개종을 거부한 남성을 살해했던 사례를 회고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반인도적 범죄와 집단학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와 잠재적 집단학살 여부를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서방 국가들이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을 난민 심사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이들이 기독교 신앙 때문에 직면하는 극심한 위협을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현재도 기독교인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오픈도어는 2026년 기독교 박해국 순위 보고서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배교가 사형에 해당되며, 기독교 개종자들이 종교 당국과 지역사회, 가족으로부터 극심한 폭력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