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의 정권 이행 과정에서 폭력과 이슬람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지 기독교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가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법과정의센터(European Centre for Law and Justice·ECLJ)는 최근 유엔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시리아 기독교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기독교인들이 고향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정권이 여러 무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 HTS는 알카에다에서 파생된 조직이지만, 정권 장악 이후에는 시리아의 오랜 소수집단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포용적인’ 국가를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오랜 내전과 종파 간 폭력을 거치면서 각지에 무장 세력이 남아 있고, 새 정부 역시 지속되는 폭력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에는 한 무장 세력에 의해 수백 명의 알라위파 주민이 학살됐으며, 7월에는 수와이다에서 드루즈파와 베두인 간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10월에는 정권 장악 이후 처음 실시된 총선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쿠르드족 간 교전이 발생했다.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도 이어졌다. 지난해 한 교회를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25명이 숨지는 등 종교적 소수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ECLJ는 무장 세력이 여전히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포용적 국가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정권 시절 범죄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처벌하려는 움직임에는 동의하면서도 정의가 선택적으로 적용돼서는 안 되며, 지난해 알라위파 학살에 책임이 있는 이들 역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정치적 포용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ECLJ는 의회 의석 가운데 3분의 1이 선거가 아닌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 대통령의 직접 임명으로 채워진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쿠르드족과 정부군 사이에 발생한 충돌 역시 선거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됐다고 전했다.
특히 내전 이후 시리아 기독교 공동체가 급격히 축소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내전 이전 약 200만 명에 달했던 시리아 기독교인은 현재 30만~5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ECLJ는 “기독교인들은 특권적 지위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그러나 기독교인 거주 지역에서의 이슬람 설교, 일부 공공 정책과 학교 교육과정의 점진적 이슬람화, 주류 제한, 기독교인을 옛 정권 지지자인 ‘풀룰(fouloul)’로 몰아붙이는 언사 등 갈수록 커지는 사회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을 넘어 이제 시리아 기독교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기독교 학교들이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고, 망명한 가정들은 계속 재산을 잃고 있으며, 테러 공격과 폭력, 납치, 광범위한 불처벌이 깊은 버림받음의 감정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CLJ는 이슬람화와 치안 불안이 기독교인들의 이주를 부추기고, 공동체의 축소가 다시 기독교인의 사회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 공동체가 더욱 작아질수록 사회 전반의 이슬람화가 가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예배를 드릴 자유만 보장하는 것으로는 기독교 공동체를 지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CLJ는 “예배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며 “기독교인들이 고향에 영구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정치적·법적·안보적·경제적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