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한인동산장로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위임받은 이홍길 목사가 담임목회 6개월 차를 맞았다. 이에 본지는 이홍길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뉴욕 웨체스터 지역의 대표적인 한인교회이자 50년 역사를 이어온 한인동산장로교회를 이끌어 갈 목회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 목사는 지금까지의 시간을 성도들을 만나고 교회의 강점과 필요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지만 목회에 대한 철학과 방향은 분명했다. 새로운 방법론을 앞세우기보다 목회의 본질에 충실하고, 교회가 이어온 전통과 저력을 존중하면서 필요한 변화는 하나씩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부임 직후 쓴 ‘사랑의 목회서신’에서 ‘예수님 이야기로 가득 찬 교회’와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를 목회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실제 목회 현장에서는 예배와 양육, 소통을 우선 과제로 삼아 교회와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음은 이홍길 목사와의 일문일답.
-한인동산장로교회에 부임한 이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아직도 계속 알아가고 배우는 과정입니다. 지난해 12월 15일 이사를 왔고 한 달 반 정도 적응한 뒤 2월에 위임식을 했습니다. 이곳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했고 교회 안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교회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성도분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원래 계획을 많이 세우는 스타일입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충분히 리서치하고, 확인된 것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편입니다.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는 편이고요. 그런데 이번에 청빙을 받고 기도하면서 그 부분을 자꾸 내려놓게 됐습니다. 청빙 과정에서도 하나님께서 제가 앞서가지 않도록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고 싶어서 오는 교회라기보다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교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청빙이 최종 결정된 뒤에도 두 달 동안 여러 계획을 세우려고 했지만 아내와 기도하면서 이번에는 내려놓자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목적과 방향이 있을 테니 하나님보다 앞서가지 말고 보여주시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50여 년 된 교회에는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과 저력이 있고, 앞으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회와 함께 계속 고민하면서 하나씩 맞춰가고 있습니다.
-부임 직후 쓴 ‘사랑의 목회서신’에서는 ‘예수님 이야기로 가득 찬 교회’를 강조하셨습니다. 목사님의 목회철학은 무엇입니까.
목회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방법론보다 철학적인 부분에서 먼저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목회를 잘할 수 있느냐는 방법적인 문제보다 어떤 마음과 철학을 가지고 목회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새로운 것보다 기본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기본이 잘돼 있으면 그것을 어떻게 응용하느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도 크게 빗나가지 않고 사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 목회의 본질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무엇이 교회를 건강하게 세울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그 고민 속에서 우리 교회에 맞는 방향과 계획을 하나씩 세워가려고 합니다.
교회는 복음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예수님의 이야기, 우리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이야기로 가득 찬 교회’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또 하나는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입니다. 교회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 보면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기쁨도 함께 나누고 슬픔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오랜 역사가 있는 교회 담임을 맡으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어떻게 판단하셨습니까.
2월 위임식 이후 3월에 제가 처음 당회를 인도하면서 당회원분들에게 숙제를 내드렸습니다. 저보다 동산교회를 훨씬 잘 아시기 때문에 교회의 장점 세 가지와 변화가 필요한 부분 두 가지를 적어 달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문제다”, “이것은 바꿔야 한다”고만 하지 마시고 대안도 같이 제안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저도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계속 성도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교회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당회원분들이 말씀하신 내용과 제가 느꼈던 부분이 상당히 일치했습니다.
할 일이 정말 많지만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당장 시급하면서도 교회가 먼저 바로 서야 할 부분 세 가지를 정했습니다. 첫 번째가 예배 회복이고, 두 번째가 양육이며, 세 번째가 소통입니다. 올해는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시작해도 굉장히 큰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예배에 상당한 변화를 주셨습니다. 부임 직후라 부담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제가 2월에 위임식을 하고 예배를 바꾼 것이 4월 둘째 주니까 한 달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너무 급하고 빠른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당회원분들과 많이 나눴습니다.
사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천천히 가도 됩니다. 지금 그대로 가도 당장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상황과 변화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그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3년, 좀 더 길게 보면 5년 정도가 지나서 변화를 주려고 하면 그때는 상당히 늦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순서 하나 정도를 바꾼 것이 아니라 예배 전체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찬양부터 순서까지 전체적인 변화를 줬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어르신들이 받아주셨다는 것입니다. 익숙했던 찬송과 예배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분명 불편함도 있으셨을 텐데 공감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4월 둘째 주부터 예배가 새롭게 바뀌면서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주셨습니다. 성도분들이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고 말씀에 도전을 받고 기도하면서 반응하는 모습들이 나타났습니다.
한때는 기도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의자마다 휴지를 놓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더니 구역별로 손수건을 준비해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예배를 마치고 나오시는 성도분들의 얼굴이 굉장히 밝습니다. 친교실에서도 예전보다 웃음이 많아지고 성도들끼리 교제하는 분위기도 많이 밝아졌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교회가 새롭게 회복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과제인 양육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저희 교회는 오랜 시간 예배 중심으로 교회가 이어져 온 것이 특징입니다. 좋은 점도 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양육에 대한 갈급함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부는 다른 교회에 가서 성경공부에 참여하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 맞는 양육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해서 우리 교회에도 무조건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교회에 맞는 시스템을 찾아야 합니다. 양육시스템을 제대로 세우는 데는 3년에서 5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3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려 달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선 커피브레이크 성경공부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우리 교회는 커피브레이크를 합니다”라고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당회원분들에게 먼저 직접 경험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필그림선교교회가 가까이 있으니까 직접 경험해 보시고 우리 교회와 맞는지 판단해 달라고 했습니다. 당회원분들이 괜찮다고 하면 추진하고 맞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것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양춘길 목사님과 담당하시는 강인규 목사님을 통해 연락이 왔습니다. 필그림선교교회에서 저희 교회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양춘길 목사님이 커피브레이크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고 리더분들이 저희 교회로 직접 오셔서 소그룹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당회원분들만 생각했는데 구역 리더분들과 권사회까지 참여하도록 했고 약 60명이 참석했습니다. 필그림선교교회에서도 10명 정도의 리더분들이 오셨습니다. 성도분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말씀을 함께 나누는 것에 대한 갈급함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리더분들을 세워 훈련하고 있고 이번에는 커피브레이크 리더 워크숍과 컨퍼런스에도 참석합니다. 9월 셋째 주부터 저희 교회에서도 가을학기 커피브레이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커피브레이크가 전체 양육시스템의 완성은 아닙니다. 우선 양육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시작점으로 생각하고 있고, 다른 양육 과정들도 시간을 두고 하나씩 준비해 세워가려고 합니다.
-‘소통’도 올해 중요한 과제로 꼽으셨습니다.
오래된 교회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다소 수직적인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결정이 성도분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룹과 그룹 사이에서도 소통이 잘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교역자들 사이에서도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요. 설명을 잘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인데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통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제가 위임예배 이후 처음 공식적으로 한 행사도 학부모 간담회였습니다. 영아부부터 유스까지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교회가 자녀들과 젊은 세대를 위해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준비한 내용을 말씀드리고 30분 정도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그 시간이 끝난 뒤 감사하게도 젊은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우리도 교회를 위해 무엇인가 해보자”는 움직임이 자발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약 10가정이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교회를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분들이 미디어선교팀을 만들었습니다. 교회에서 시킨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은 새벽기도 설교와 주일예배 설교 등을 쇼츠 영상으로 만들어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쇼츠를 많이 보기 때문에 그것도 교회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가 교회에 많이 유입되면서 기존 어르신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한 세대만을 위한 목회는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저희 교회에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1년 동안 한인동산장로교회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성도분들, 특별히 어르신들이 교회를 위해 삶을 드리고 헌신하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이민교회에 왜 어려움이 없었겠습니까. 여러 문제가 있었겠지만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갈라지기보다 참고 기다리면서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제가 3대 담임목사입니다. 두 분의 목사님께서 각각 오랫동안 목회하시고 은퇴하신 뒤 제가 3대 목사로 올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성도분들에게 교회를 지키고 문제를 풀어가는 힘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예배가 바뀌었을 때도 어르신들의 모습에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전과 같이 찬송가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복음성가도 부르기 때문에 분명히 어려움이 있으십니다. 그래서 찬양곡이 정해지면 미리 보내드립니다. 그러면 아마 집에서 듣고 오시는 것 같습니다. 예배 때 잘 모르시는 찬양인데도 따라 부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이 우리 교회를 흔들리지 않게 지켜가는 힘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젊은 세대가 많아지는 것도 힘이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 것도 저는 굉장히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한인동산장로교회가 웨체스터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 원하십니까.
저희 교회가 위치한 웨체스터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위치적으로도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코네티컷이나 뉴욕 북쪽에서도 오시고 뉴저지나 퀸즈에서도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위치가 오히려 복음의 영향력이 주변으로 흩어져 나갈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사도행전을 설교하면서 사도행전 1장 8절에 대해 말씀을 나눴습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진다고 했는데, 저희 교회도 이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동산교회 때문에 이 웨체스터 지역이 복음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인들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지역을 기반으로 건강하게 세워지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그래서 선교회에도 지역의 필요를 찾아보자는 숙제를 드렸습니다. 다른 지역에 노숙자 문제가 있다면 이 지역에도 분명히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고 생활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한 선교회가 모든 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여러 선교회가 나눠서 할 수도 있습니다. 첫째 주는 한 선교회가 하고 둘째 주에는 다른 선교회가 하는 식으로 협력하면 교회가 지속적으로 지역을 섬길 수 있습니다.
말씀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것처럼 저희에게는 용커스와 웨체스터가 먼저일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우리끼리 즐겁게 교제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역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교회 이름으로 지역을 돕는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연결돼 조용히 섬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한인동산장로교회는 해외선교를 많이 해온 교회이기도 합니다. 선교 방향에는 어떤 변화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저희 교회가 한때 약 130곳을 후원했고 지난해 선교부에서 여러 논의를 거쳐 올해는 약 90곳으로 조정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130곳이든 90곳이든 그렇게 많은 곳을 책임 있게 선교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교를 할 것이라면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책임 있게 선교하는 교회로 도약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전도선교부에 숙제를 드렸습니다. 현재 후원하고 있는 선교사님들과 선교기관에 모두 연락해 실제로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시는지 확인하고, 장기적인 선교 정책과 계획을 세워보자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후원하고 그것이 계속 이어지는 방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에 일정한 원칙이나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교회가 집중할 수 있는 선교 방향과 정책을 세우고 거기에 맞춰 책임 있게 협력했으면 합니다.
저희 교회는 파송선교사님은 없고 모두 협력선교사님 형태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복음이 더욱 필요한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처음부터 장기적으로 협력하고, 단기선교도 그런 지역을 우선순위에 놓으면서 몇 년 동안 교회가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지 고민했으면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이 지역을 해야 합니다”라고 정해서 추진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재정의 약 20%를 선교에 사용할 정도로 선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고 고민하면서 “한인동산장로교회는 이 부분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그렇게 공동체가 함께 발견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비전이고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말까지는 현재 선교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내년부터 좀 더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선교를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전 메릴랜드 목회에서도 젊은 세대를 많이 섬기셨는데, 그 경험이 지금의 목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메릴랜드에서의 목회는 저에게 이민교회를 좀 더 깊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교회가 존스홉킨스대학교와 가까워서 대학생과 청년 사역을 많이 했습니다. 캠퍼스에 가서 전도하고 학생들을 교회로 데려와 예배드리고, 말씀으로 훈련하고 양육했습니다.
청년들은 처음부터 매주 소그룹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주일 설교 내용을 가지고 제가 직접 질문과 교재를 만들어 리더분들에게 가이드를 드리고, 리더분들이 다시 소그룹을 인도했습니다. 질문 몇 가지를 가지고도 한 시간 정도 서로의 삶을 깊이 나눴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청년들을 섬기다 보니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조금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에 대한 마음도 계속 가지고 있었고요.
지금 한인동산장로교회에서도 청년들이 새가족으로 등록하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부부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년부에서 성경해석학 세미나의 포스터와 간식 등을 직접 준비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교회 안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생명사역 컨퍼런스에서는 양육뿐 아니라 전도에 대해서도 도전을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제가 목회하면서 프로그램 중심으로 교회가 움직이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사역할 때도 전도축제를 경험했는데 당시에는 그것도 많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생명사역 컨퍼런스에서 대구동신교회 원로 권성수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뜨끔했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복음을 전하라고 하는데 왜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전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드느냐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도축제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성도들에게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돌아와서 사도행전을 설교하면서 성도분들에게 제가 부끄러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는데 전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생각하게 했다면 목회자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도는 교회를 크게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복음을 전하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도 교회가 붙들어야 할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목회를 통해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결국 목회의 본질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한 사람을 어떻게 세우느냐 하는 부분으로 모아진다고 봅니다. 예배를 회복하고 양육을 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결국 한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받고, 실제 삶에서 그렇게 살아가게 하느냐에 초점이 있습니다. 그룹도 여러 역할을 하겠지만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제자로 설 수 있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또 하나는 생명사역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받은 도전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 지 아직 7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은퇴할 때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권성수 목사님께서 은퇴하시고 후임 목사님이 그 사역의 바통을 이어받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은퇴할 때 이 교회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가 은퇴할 때까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계획했던 것 가운데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부분까지도 다음 목회자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어떻게 체계를 세워 놓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언젠가 4대 담임목사님이 오시면 제가 했던 고민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이어가면서 교회를 더 건강하게 이끌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저는 은퇴하면 떠납니다. 결국 교회는 남습니다. 그 교회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됐으면 합니다.
제가 설교학을 공부하면서 하나님 앞에 했던 서원이 있습니다. 제가 목회자가 되면 말씀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고 말씀을 진실하게 전하고, 그 말씀을 통해 성도분들이 변화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게 하는 설교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사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역한 뒤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진다면 그 선한 영향력이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