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경험할 새로운 세계를 기대하며 기도했다.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오키나와 월드’(Okinawa World)이다. 이곳은 오키나와 본섬 남부 난조시(南城市)에 있는 대형 문화·자연 체험 테마파크이다.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라 류큐 왕국의 전통문화, 동굴 지형, 오키나와 특유의 생태를 한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복합 관광지이다. 표를 끊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교쿠센도 종유동굴’이다.

[2] 오키나와는 원래 산호초가 융기해 만들어진 섬이다. 교쿠센도 종유동굴은 전체 길이가 약 5km인데, 현재 관광객에게 공개된 구간은 약 890m 정도이다. 무엇보다 종유석과 석순이 밀집해 있어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베트남과 미국과 울진에서 본 종유동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독특한 동굴이었다. 동굴 안은 연중 20~22°C 정도로 시원해서 여름 오키나와 여행 중 더위를 피하기에 아주 적격이었다.

[3] 내부에서 볼 수 있는 구경거리는 다양했다. 커튼처럼 늘어진 종유석들에다 기둥처럼 연결된 석주, 지하수 웅덩이에 비친 반사 풍경,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지금도 새로운 종유석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었고, 동굴 속에 흐르고 있는 물은 수정처럼 맑고 깨끗했다.
종유동굴을 나와서 ‘류큐왕국 성하마을’을 견학했다. 오키나와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류큐왕국(琉球王国, Ryukyu Kingdom)을 알아야 한다.

[4] 지금의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의 한 지방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독립된 해양 왕국으로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나라였다. 14세기에는 오키나와 본섬에 북산·중산·남산이라는 세 왕국이 경쟁하고 있었는데, 이를 ‘삼산 시대’(三山時代)라고 부른다. 1429년, 쇼 하시(尚巴志)가 세 왕국을 통일하면서 류큐왕국이 탄생했다. 이때부터 수도는 슈리성(首里城)이 되었고, 왕실 문화가 크게 발전했다.

[5] 무엇보다 당시 류큐는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했다. 중국 푸젠성, 일본 규슈, 조선, 동남아시아의 중간 지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명나라 중국은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나라와만 무역했는데, 류큐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 조공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붉은 기와 지붕과 시사(사자 수호상)과 산호석 담장과 아열대 식물 정원이 유명하다.

[6] 빈가타(紅型) 염색과 색유리 공예 체험과 도자기 만들기 등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지역이다.
특히 조개 안에서 작고 둥근 진주가 나오는 걸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체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진주 한 알이 만들어지기까지 조개 속살이 경험했을 쓰라림과 고통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이곳은 육지뱀과 바다뱀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7] 각종 뱀들과 뱀 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뱀 한 마리가 그렇게 크고 길 줄은 미처 몰랐다. 전시장에 가늘고 작고 긴 뱀 한 마리가 꿈틀대고 있었는데, 태어나서 흰 뱀을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다. 뱀들을 본 후에 메밀 소바 식당을 찾아서 점심을 먹는데, 역겨운 기분에 입맛이 좋지 않았다. 식사 후 오키나와 월드를 빠져나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8]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데포 아일랜드’(Depo Island)이다. 이곳은 오키나와 본섬 중부 자탄초(Chatan)에 있는 매우 인기 있는 해안 복합 상업지구이다. 미국 서해안 분위기와 오키나와의 바다 풍경이 결합된 독특한 장소로, 특히 석양·카페·쇼핑·야경으로 유명하다. 야자수 나무가 있는 해변가 도로는 마치 그림엽서처럼 사진이 잘 찍히는 멋진 곳이었다. 오키나와 소바, 타코라이스, 함박 스테이크, 해산물 레스토랑 등도 관광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9] 오키나와는 미군 문화의 영향으로 미국식 음식과 일본식 음식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점이 특징인데, 데포 아일랜드가 그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 가운데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만좌모’(Manzamo)이다. 이곳은 오키나와 본섬 서해안의 대표적인 절경 명소이다. 만좌모의 상징은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석회암 절벽인데,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코끼리 바위’라고 부르는 장소다.

[10] 관광객들이 사진 찍는 필수 코스이다. 특히 이곳은 서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일몰 명소로도 매우 유명하다. 옆에서 보면 바위가 코끼리의 긴 코처럼 내려온 절벽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오늘로서 3박 4일의 오키나와 관광은 끝이 났다. 하룻밤 호텔에서 묵은 후 새벽 일찍 공항 근처로 가서 차를 반납하고 비행기를 타고 다른 섬으로 또 이동할 예정이다. 그곳에는 또 어떤 체험 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