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어제 새벽, 월드컵 결승전을 본다고 두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서너 시간 자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 나도 두 시간은 견디기 어려웠다. 결국 아주 오랜만에 밤 12시도 되기 전에 곯아떨어졌다. 한참을 자다가 눈을 떠보니 새벽 3시 반이었다.
시간만 나면 노트북 앞에 앉는 것이 어느새 버릇이 되어 있다. 페이스북을 둘러보다가 아주 짧은 글 하나를 발견했다. 짧지만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2] 이런 글이 좋다. 평범하거나 상식적인 말이 아니라, 익숙한 생각을 뒤집어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는 글 말이다. 내용은 이랬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다. ‘그들이 널 미워하는 부분이 바로 그들의 결핍이다. 계속 빛나라.’” 이 문장을 처음 보는 순간, 마치 보화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은 대개 이런 내용이다.
[3] “그들이 널 미워하는 부분이 바로 나의 결핍이다. 계속 보완하고 채우라.”
물론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고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도 “너희 자신을 살피라”(고후 13:5)라고 말씀한다. 모든 비판을 무시하는 사람은 결코 성장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에는 분명히 다른 종류의 미움도 존재한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가진 선함과 성실함, 정직함과 남다른 재능 때문에 받는 미움이 있다.
[4] 성경은 그 대표적인 인물로 요셉을 보여준다. 요셉은 형들의 양을 함께 치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는 형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꿈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다. 성경은 형들이 요셉을 미워한 이유를 분명하게 기록한다.
“그의 형들은 아버지가 그를 형들보다 더 사랑함을 보고 그를 미워하여...”(창 37:4)
그리고 꿈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그들이 그를 더욱 미워하였더라”(창 37:8)
[5] 요셉이 형들에게 악을 행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편애 때문이기도 하지만, 형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요셉에 대한 시기와 열등감이라는 결핍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결핍은 결국 살의와 함께 동생을 노예로 팔아버리는 죄로 이어졌다.
다니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바벨론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나라를 섬겼다.
[6] 그래서 왕은 그를 전국의 총리로 세우려고 했다. 그러자 다른 관리들은 그의 허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 틈도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으니”(단 6:4)
결국 그들은 다니엘의 신앙을 이용해 사자굴에 던져 넣었다.
다니엘의 잘못이나 범죄 때문이 아니었다.
[7]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욕심이라는 결핍이 그를 공격한 것이다.
예수님도 그러하셨다.
예수님은 병든 자를 고치셨고, 굶주린 자를 먹이셨으며, 죄인을 사랑하셨다. 그런데도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다.
마가는 그 이유를 아주 짧게 기록한다.
[8] “이는 그들이 시기로 예수를 넘겨준 줄 앎이러라”(막 15:10)
‘시기.’ 바로 그들의 결핍이었다.
예수님은 빛이셨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환영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요 3:19)
[9] 빛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어둠을 드러낸다. 그래서 어둠은 빛을 불편해한다.
오늘날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할 때의 일이었다.
입학 첫날,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신대원에서 공부했던 동기 목사를 만났다. 신대원 시절에는 몰랐던 사람인데, 동기이다 보니 급속도로 친해졌다.
[10] 자주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갈 때마다 사모는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친구는 늘 부엌에서 손님 대접할 준비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이후론 그 집 방문이 꺼려졌다. 그 친구의 집을 다녀오는 날이면 늘 친구 목사를 보고 좀 배우라는 아내의 잔소리를 듣기 때문이었다. 그때 난 알았다. 아내를 생각하는 그 친구의 따뜻함과 배려심이 내게는 결핍이었단 사실을. 이후로 경상도 남자인 나도 가끔은 설거지하는 나로 바뀌게 되었다.
[11] “그들이 널 미워하는 부분이 바로 그들의 결핍이다.”
내게 적용해 보면 이런 문장으로 바꿀 수 있다.
“내가 그를 미워하는 부분이 바로 나의 결핍이다. 계속 배우고 채우자.”
상대방의 장점과 빛남이 내게는 시기와 질투로 남는 건 아닌지 늘 자신을 살펴보자.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나의 결핍으로 알고 채우고 보완하고 자랑하는 기회로 삼자.
[12] 아울러 누군가의 시기나 질투 때문에 자신의 의와 정직과 선함을 포기하지 말고, 누군가의 미움 때문에 자신의 장점과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중한 사명에 움츠리거나 주눅 들지 말자.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16)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오늘도 하나님께서 주신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빛내는 삶을 살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