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는 세어보지 못할 만큼 많지만, 정작 감사가 쉽게 흐려지는 이유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여러가지 삶의 필요와 그것을 향한 요구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정에서는 "오늘만큼은 나를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에서는 "회사가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하나님께는 "이 정도는 응답해 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하는 기대가 쌓일 때 감사는 어느새 조용히 힘을 잃습니다. 이러한 기대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그것이 '반드시 받아야 할 권리'로 굳어져, 하나님 보다 더 위에 있고,

더 크게 보이면 마음에는 서운함과 억울함이 차오르게 되고, 은혜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는 이것을 '정욕(욕망)'이라 부르며 갈등의 근원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욕망이 커지면 받은 은혜는 점점 작아 보이고, 은혜가 작아 보이면 감사는 자연스럽게 메말라 갑니다.

마음의 렌즈가 욕망의 색으로 물들어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 외에 모두 허용된 그 많은 나무의 과실들보다, 하필이면 먹지말라고 하신 선악과 하나에 감사의 마음을 빼앗긴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성경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주님은 우리의 욕망을 억지로 꺾으라고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더 크고 깊고 넉넉한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다시 적셔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보다 인정이나 편안함, 나의 뜻이 더 중요해졌던 자리 위에 십자가의 은혜가 다시 중심을 차지할 때, 욕망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잃고 감사가 새롭게 살아납니다.

감사란 결국 "받을 자격이 없는데도 받았다"는 복음의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이며, 상황보다 은혜를 보는 눈이 열릴 때 조용히 피어오르는 열매입니다.

이번 추수감사주일이 상황이 좋아져서 감사하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다시 크게 다가와 감사하게 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도님들의 가정에 이 약속된 더 큰 은혜가 스며들어 마음의 절망이 잠잠해지고, 감사와 평안으로 가득차는 한 주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Happy Thanksgiving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