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래스카주가 낙태 시술 제공자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올해 6월 미 연방대법원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유사 조치를 합헌으로 판결한 이후 각 주로 확산되는 것이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짐 필렌(Jim Pillen) 네브래스카 주지사(공화당)는 7일 주정부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 등 공공재정이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과 같은 낙태 시술 제공 단체에 지급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필렌 주지사는 "네브래스카 주민들은 생명과 가족을 존중하는 주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며 "태아를 보호하고 납세자의 돈이 낙태 산업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마하에 12곳, 링컨에 4곳의 대체 시술소가 운영 중이며,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며 일부 시술소의 자격 박탈로 여성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필렌 주지사실에 따르면, 네브래스카주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최근 두 회계연도 동안 낙태 '비(非)서비스' 명목으로 가족계획연맹 등에 약 51만 달러(약 7억 4,800만 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러한 '우회적 지원'의 허점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조치는 미 대법원의 '메디나 대 가족계획연맹' 판결 이후 처음으로 시행된 주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당시 대법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메디케이드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판결하며 각 주 정부의 재정 자율권을 인정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은 네브래스카의 결정을 환영했다.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SBA Pro-Life America)의 마조리에 다넬펠서(Marjorie Dannenfelser)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은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생명문화 구축의 핵심 단계"라며 "필렌 주지사는 태아와 여성 모두의 건강을 위한 강력한 수호자"라고 평가했다.

반면 노스센트럴스테이트 가족계획연맹의 루스 리처드슨(Ruth Richardson) 대표는 성명을 통해 "주 지도부가 네브래스카 주민들의 의료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정치적 쇼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브래스카는 오클라호마에 이어 낙태 제공자에 대한 메디케이드 자금 지원을 차단한 두 번째 주가 됐다. 오클라호마의 케빈 스티트(Kevin Stitt) 주지사는 지난 7월 유사한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