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가 공적 영역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얻고 있다고 보는 미국 성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2025년 초와 중반에 걸쳐 실시된 두 차례의 전국 조사에 기반하며, 약 1만8,5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2월 기준으로 미국 성인의 31%가 "종교가 다시 사회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4년의 18%에서 급등한 수치로, 당시 수치는 지난 20년 중 최저치였다. 이번 수치는 지난 1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의 '종교 영향력 체감'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다수인 68%는 "종교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 비율은 2024년의 80%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퓨리서치는 이를 "종교의 공적 역할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점진적으로 긍정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9년 이후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성인 59%는 종교의 영향력을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커지든 줄어들든 상관없이 사회에 긍정적인 요소로 본다고 답했다. 반면 20%는 부정적으로, 21%는 중립적 혹은 불확실하다고 응답했다. 

종교적 배경에 따라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White Evangelical Protestants)의 92%는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흑인 개신교인(75%), 가톨릭 신자(71%), 비복음주의 백인 개신교인(67%)도 대체로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종교와 거리를 둔 비신앙층에서는 긍정 응답이 급감했다. 불가지론자(agnostic)의 11%, 무신론자(atheist)의 6%만이 종교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대인과 '특정 종교가 없음'을 밝힌 이들은 대체로 중립적이거나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공화당 지지층 및 성향 독립층의 78%가 종교의 공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본 반면, 민주당 지지층 및 성향 독립층은 40%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일수록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65세 이상 성인의 7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18~29세 젊은 층에서는 46%로 낮았다. 

한편,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개인의 신앙과 주류 문화 간의 갈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조사에서는 58%가 "신앙과 사회적 가치 사이에 일정 수준의 갈등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2024년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80%가 "문화적 충돌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퓨리서치는 "종교가 여전히 미국 사회의 도덕적 방향과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