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오늘 오후, M.Div. 소그룹 모임이 있어서 학교에 갔다. 부흥회 후 피곤하지만, 내가 맡은 소그룹이 있어서 빠질 수가 없다. 채플에 졸업생 목사가 와서 설교했다. 교회 이름이 ‘성령 충만한 교회’라고 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성령 체험한 간증을 했다. 너무도 은혜로운 내용이어서 재학생 후배들이 은혜를 많이 받았을 거 같았다. 예배를 마치고 소그룹 룸으로 올라가다가 보니 여학생 두 사람이 “오늘 설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2] “성령의 역사로 살아가는 간증을 한 은혜로운 설교를 뭐라 비평하겠느냐? 대신 너무 고함을 쳐서 소리를 좀 작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라고 했더니 자기들도 그리 생각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질문을 들어보면 정답을 이미 가진 상태에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음을 자주 본다. 소그룹 모임에서는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에 대해 서로 나누는 시간이었다. 돌아가면서 얘길 하는데, 한 학생이 재미있는 추억을 소개했다.
[3] 어릴 때 사고를 많이 쳤는데, 똥통에 빠지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초등학교 1학년 때 나 역시 똥통에 빠져서 우물에서 어머니에게 엉덩이를 얻어맞으면서 씻었던 일이 기억났다. 그 얘기를 나눴더니 똥통 얘기가 이어졌다. 다른 학생이 지인에게서 들은 얘기를 소개했다. 핸드폰이 처음 나왔을 때 지인이 공중화장실에서 변을 보다가 핸드폰을 빠뜨려서 건지려고 애를 쓴 적이 있었다고 한다.
[4] 핸드폰을 끌어 올리려 애를 쓰다가 보니 진동으로 놓은 핸드폰에 누가 전화를 하는 바람에 덜덜 소리가 나면서 똥통 밑으로 가라앉았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건지긴 했다고 하는데,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구역질도 나오는 얘기였다.
똥통 얘기라 하면 정말 잊을 수 없는 얘기가 있다. 지금은 어디서 선교하는지 알 수 없으나 독일에서 신신학을 공부하다 귀국한 김요석 선교사님 얘기가 떠오른다.
[5] 나환자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데, 신학교 동기생인 공부 잘했던 독일 친구한테서 편지가 왔단다. 그 친구가 목사가 되어서 오천 명 교회에 목회하러 갔는데, 일 년 반 정도 지났더니 삼백 명 밖에 교인이 남지 않았다고 한다. 편지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설교 중에 “나는 이 성경을 믿지 않지만, 여러분들은 알아서 들으시오”라고 설교했다고 한다. 그러자 교인들이 알아서 교회에 안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6] 그 친구가 소문에 자기 동창 김요석 목사가 한국에서 매일 하나님 손 잡고 목회한다니까
김 목사님에게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들으니까, 자네는 매일 하나님 손 잡고 목회한다던데, 나도 만약 가서 하나님 손 한 번만 잡을 수 있다든가, 하나님 얼굴만 한번 볼 수 있다면 내가 절대적으로 성경 말씀 믿고 믿는 설교를 할 테니까, 나를 자네 부목사로 청빙할 수 있겠는가?”
[7] 그래서 오라고 한 것이다. 몸무게가 110kg이 넘는 거구인데, 처음 부임했으니까 설교하라고 김 목사가 시켰더니 독일에서도 설교 못 했는데 여기서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우선 하나님과 악수를 좀 하게 하든가 하나님 얼굴과 대면하게 해 주기 전에는 설교 못 한다고 했다. 당시는 가난하기도 했고 살도 빼야 해서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몇 달이 지났는데, 어느 날 쌀이 많이 들어와서 김치를 넣어서 밥을 한 양푼이나 비벼 먹었다고 한다.
[8] 많이 굶던 사람이 갑자기 매운 김치 넣어서 밥을 많이 비벼 먹으니까, 배탈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변소를 가게 되었다. 옛날 변소가 다 그랬지만, 구덩이를 깊이 파고 나무 판때기를 두 개 걸쳐 놓은 쪼그려식이었다. 몸무게가 60kg 이내 같으면 별 요동이 없는데 그 이상 되면은 판때기가 흔들흔들 위험해진다. 그런데 갑자기 110kg의 거구가 올라가자 흔들흔들하다가 그만 주저앉아서 나무 판때기가 뚝 부러져 버렸다.
[9] 변소 깊이가 한 4m쯤 되는데, 이 친구가 다행히 쑥 들어가지는 않고 목까지 똥통에 꽉 차버렸다. 그 순간 변소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모여서 30분 만에 겨우 똥통에서 독일 거구의 목사를 건져내서 샘물을 퍼서 비누로 씻어내는데, 서양 사람들이 몸에 털이 많아서 노란 액체들이 붙어서 잘 안 떨어져서 냄새가 아주 고약하게 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밤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10] 자기 몸에 성령 불이 임했는지 너무 뜨겁다고 했다. 알고 보니 몸에 똥독이 올라서 두드러기가 났다고 한다. 그 친구가 김 목사에게 안수기도 해달라고 해서 안수기도를 해 주었다. 그렇게 똥통에 빠지고 나더니 그 친구가 사람이 달라졌다고 한다. 성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던 사람이 성령도 인정하게 되고 사람이 확 변했다. 설교를 하는데 근본이 달라졌다.
김 목사와 성경을 공부하는데, “야! 이 구절, 이런 구절이 언제 있었지?”
[11] “아, 이거 처음 보는 구절인데, 전엔 왜 몰랐지?”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완전히 사람이 달라졌다.
이후 그 친구가 독일로 돌아갔다. 놀라운 역사가 벌어졌다. 삼백 명밖에 안 남았던 교인이 만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것도 일 년 반 사이에 말이다. 그 교회 300주년 기념행사로 사경회를 하는데, 김 목사에게 인도해달라는 초청장이 왔다.
[12] 몇 달 뒤 김요석 목사가 독일에 갔다. 강단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독일 친구 목사가 서더니 김 목사의 손을 딱 쥐고 하는 말이 “다른 이야기는 다 해도 좋은데 자기가 똥통에 빠진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첫날 설교에 김 목사가 똥통에서 성령 체험했다는 얘기를 해버렸다고 한다. 그랬더니 교인 가운데 신문사 편집국장 하던 분이 다음날 신문에 <똥통에서 만난 성령 예수>라는 칼럼을 실었다고 한다.
[13] 우리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는 이처럼 놀랍다. 오늘 소그룹 모임 주제가 ‘똥통에 빠짐’이다 보니 김요석 목사의 독일 친구 목사의 얘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성경도 성령도 부정하던 목사가 똥통에 빠지고 나서 성경과 성령을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으로 변화되다니, 우리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는 정말 신비롭고 기가 막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