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만'을 뜻하는 헬라어는 플레로마(Pleroma)다. 이는 '자기를 비운다'는 의미의 케노시스(Kenosis)와 대조를 이루면서도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비우셨기에 우리는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고후 8:9). 십자가가 있었기에 부활도 있는 것이다.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기억이 없는 소망은 환상으로, 소망이 없는 기억은 체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을 풀어보면, 십자가의 기억이 없는 부활은 공허한 환상이 되고, 부활의 소망이 없는 십자가는 절망으로 끝날 뿐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삶에도 고난의 시기는 찾아오지만, 우리는 부활이라는 살아있는 소망으로 그것을 이겨낸다.
자신을 비울 때 채워진다는 신비는 심오하지만 분명한 진리다. 초대 교회는 영적인 풍요가 소유가 아닌 흘려보내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도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관점을 바꾸고 있다. 이제 교회의 영향력은 출석하는 성도의 수가 아닌, 세상으로 파송하는 선교사의 수로 가늠되고 있다. 이는 세계 선교의 시작이었고, 기독교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력이 되었다.
지난주, 올리벳대학교는 고통과 눈물, 인내의 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도착한 기쁜 소식을 나눴다. 결국 하나님께서 승리를 안겨주셨다. 전쟁은 주님께 속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 승리를 발판 삼아, 올리벳대학교는 이제 풍요와 새로운 사명이 기다리는 계절로 들어선다.
승리의 기쁨에만 취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대학에 주신 분명한 사명을 이어가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을 세우려는 비전이 여전히 선명하다. 지금 세상은 전문적인 탁월함과 영적인 확신을 가지고 섬길 신실한 인재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원하고 있다.
자신을 비움으로써 충만해지는 이 역설의 길을 우리 모두 계속해서 걸어가길 바란다. 이웃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며, 오직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풍요를 우리 삶으로 살아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