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SBC) 산하 '윤리와 종교 자유위원회(ERLC)'가 교회 지도자들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할 때 넘지 말아야 할 경계에 대해 조언하는 지침서를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ERLC는 지난 25일 '우리 손의 일: 인공지능 시대의 기독교 사역(The Work of Our Hands: Christian Ministry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제목의 39쪽 분량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는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AI를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일반 원칙과, AI 기술 보급 확산 속에서 실제 교회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다루고 있다. 

지침서는 특히 AI가 작성한 설교문 사용을 강하게 경계하면서 "AI는 목회자의 설교 준비를 돕는 보조적 수단은 될 수 있으나,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도록 부름받은 목회자의 독특한 소명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문서는 "설교 준비 과정은 하나님께서 목회자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고 다듬으시는 과정"이라며, 이를 생략하면 본문과의 깊은 만남과 영적 성찰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ERLC 선임연구원 제이슨 새커(Jason Thacker)는 성명에서 "AI 사용에 관한 윤리 문제를 더 이상 멀리 두고 볼 수 없다"며, "기술이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를 바르게 섬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지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RLC 연구국장 라샨 프로스트(RaShan Frost) 역시 "기술 발전 속도가 우리의 이해와 윤리적 숙고를 앞지르고 있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모든 삶과 신앙을 인도할 수 있는 원리와 명령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지침은 AI 사용 원칙으로 ▲목회자의 사역 본질을 대체하지 말 것, ▲인간 존엄을 훼손하지 말 것, ▲공동체적 교제를 대체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또한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하나님 형상(Imago Dei)을 지닌 존재로서의 사명을 보완하는 수준에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서는 "AI를 포함한 모든 기술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다스리신다는 신앙 위에서만 개발되고 활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